정기선 HD현대 사장, 메탄올 추진선 명명식 참석해 친환경 선박 역량 뽐내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정기선 HD현대(옛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이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명명식 현장에 참석해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HD현대는 정 사장이 최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1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 운반선 ‘로라 머스크(Laura Maersk)호’ 명명식에 참석했다고 18일 밝혔다. 1 TEU는 20피트(6.096m) 길이 컨테이너 1개 크기를 말한다.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 한국조선해양의 계열사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이 선박은 글로벌 선사 머스크가 HD현대에 발주한 메탄올 추진선 19척 가운데 첫 번째다. 이는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첫 번째 컨테이너 운반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메탄올은 액화천연가스(LNG)에 이어 주목받는 차세대 선박 연료다. 이에 앞서 머스크는 2040년까지 탄소중립(이산화탄소 배출량 제로)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그 첫 단계로 메탄올 추진선 도입을 발표한 바 있다.
로라 머스크호는 지난 7월 경남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출발해 약 2개월 동안 총 2만1500km를 항해해 지난 13일 덴마크 코펜하겐에 도착했다.
머스크가 ‘해운의 새 시대(A New Era of Shipping)’를 연다는 의미를 담아 이번 명명식을 본사가 있는 곳에서 개최하기를 원해 정 사장도 명명식에 참석하기 위해 코펜하겐으로 이동했다.
명명식에는 정 사장 외에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Robert Maersk Uggla) 머스크 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집행위원장 등이 참석해 로라 머스크호 명명을 축하했다.
선박 이름은 창업주 아버지 피터 머스크 몰러(Peter Maersk Moller)가 구입했던 첫 번째 증기선 ‘로라호’ 이름을 따 지었다. 선수(배 앞부분)와 선체에는 ‘제로(탄소중립)로 가는 길(All the Way to Zero)’이라는 슬로건을 새겼다. 머스크는 유튜브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선박이 코펜하겐에 입항하는 모습과 명명식 전 과정을 실시간 생중계하며 세계 첫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의 성공적인 출발을 전 세계에 알렸다.
정 사장은 최근 글로벌 선사와 접점을 넓히고 국제 전시회 등에도 연이어 참석하는 등 조선·해운 시장의 친환경 신기술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정 사장은 명명식 하루 전날인 13일 머스크 본사에서 오랜 유대관계를 이어온 우글라 의장과 만나 미래 협력 증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정 사장은 “로라 머스크호가 탄소중립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혁신적이고 선도적인 기술개발로 그린오션의 실현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D현대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총 43척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을 수주했으며 △암모니아 추진‧운반선에 대한 기본인증 획득 △LNG(액화천연가스)·수소 ‘혼소엔진’ 개발 △정보통신기술(ICT)융합 전기추진 스마트 선박 ‘울산태화호’ 건조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시장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