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최근 현대차·기아가 테슬라의 모델 Y 차량에 국내 전기자동차 판매량 1위를 빼앗겨 체면을 구기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완성차 업체 현대차·기아는 국내 전기차 시장서 줄곧 판매량 선두권 자리를 지켜왔다.
그런데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와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 Y 차량이 올해 9월 국내에서 4206대 팔려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같은 달 현대차 아이오닉5는 705대 판매됐으며 아이오닉6는 344대, 기아 EV6는 601대가 판매되는 데 그쳤다.
판매량 순위가 갑자기 바뀐 것은 매달 400여대에 머물렀던 모델 Y 판매량이 850% 넘게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모델 Y가 이처럼 많은 소비자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테슬라가 본격적으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사용해 모델 Y를 생산해 가장 저렴한 모델인 스탠더드(기본 트림) 모델을 한국에 집중적으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로 수입되는 모델 Y 스탠더드는 5000만원대 중반이다.
올해 환경부 전기차 보조금은 차량 가격이 5700만원 이하이면 100% 지급된다. 이는 외제차 모델 Y 스탠더드를 구입하면 대부분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V2L(전기차에서 전기를 외부로 끌어내 사용하는 솔루션) 탑재 여부, 주행 가능 거리에 따라 일부 보조금이 감액되는 현상이 발생하지만 모델 Y가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이에 비해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기본 모델은 5000만원대 초반이다.
일반적으로 차량 가격이 비슷하면 외제차를 선호하는 게 소비자들의 심리다.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가 모델 Y보다 가격이 저렴하지만 가격 차이가 크지 않아 소비자들이 외제차인 모델 Y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봐야 한다.
결국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려면 현대차도 LFP 배터리를 사용해 가격 경쟁력이 있는 전기차를 생산해야 한다.
형제 기업 기아는 이미 LFP 배터리를 활용해 레이 EV, 니로EV를 생산하는 등 가성비 전기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지난 12일 ‘기아 EV 데이’를 열어 가성비 전기차를 잇따라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할 때 현대차 역시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접근하는 경영 전략을 펼쳐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