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소영 기자 입력 : 2023.12.14 05:00 ㅣ 수정 : 2023.12.14 05:00
티웨이항공, 태국발 청주행 항공기 이륙 9시간 넘게 지연돼 빈축 티웨이, 지난 4개월간 지연·결항 6번 발생...항공기 안전관리 우려 커져 티웨이, 항공기 안전투자액, 국내 상위 LCC 가운데 가장 적어 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 엔진 등 기체 결함으로 회항 해프닝 빚어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항공업계가 지난해 하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운항을 재개한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11개 항공사 안전관리 실태 점검을 실시하는 등 안전관리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최근 티웨이항공(대표 정홍근)의 ‘여객기 기체 결함’ 이슈가 불거져 LCC(저비용항공사) 안전 문제가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0시 40분 태국 방콕 돈므앙공항에서 출발해 청주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던 티웨이항공 TW184편 이륙이 9시간 넘게 지연돼 결국 결항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 항공기는 당시 승객 185명을 태우고 활주로를 이동하던 중이었다. 이 과정에서 엔진 결함이 의심되는 정황이 파악돼 결국 게이트로 돌아가 긴급 정비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은 티웨이항공이 기체 결함이 빈번하게 발생한다는데 주목했다. 티웨이는 지난 4개월간 운항 지연·결항이 6번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티웨이는 지난 10일 김해발 김포행 TW962편에서 기체 결함이 발견돼 결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탑승했던 승객들은 활주로에서 한 시간 이상 대기하다 결항 안내를 받았다. 티웨이는 대체할 항공기를 찾지 못해 버스를 빌렸다.
또한 티웨이는 이달 3일 베트남 나트랑행을 준비 중이던 여객기가 기체 고장으로 8시간 늦게 출발했다.
티웨이는 지난 10월 30일 인천에서 출발해 괌 도착 예정이던 여객기가 긴급 안전 점검을 위해 회항했다. 같은 달 베트남 다낭공항에서 출발해 대구공항으로 가던 TW130편이 기체 결함으로 이륙 30여분 만에 회항해 약 7시간 40분이나 지연됐다.
8월에는 베트남 나트랑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에 도착 예정이던 여객기가 기체 이상으로 이륙이 미루다 결국 결항했다.
티웨이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안전 점검에 따른 결항으로 대체편을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승객을 인근 호텔로 안내해 휴식을 취하게 하고 방콕돈므앙에서 오후 6시 50분(현지시각) 출발해 오전 1시 50분 청주공 도착하는 대체편에 탑승했다”며 “담당 부서 검토 후에 보상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티웨이 기체 결함이 빈발하자 일각에서는 이 업체가 안전 투자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국토교통부 항공안전 투자 공시 내용에 따르면 티웨이의 올해 안전 투자 계획 규모는 약 1177억원이다. 다른 LCC인 △제주항공 약 4020억원 △진에어 4774억원 △에어부산 1910억원 등으로 국내 상위 LCC 가운데 티웨이 투자가 가장 적다.
내년도 안전투자 계획도 크게 다르지 않다.
주요 LCC별 2024년 항공안전 투자 계획을 살펴보면 △진에어 약 6308억원 △에어부산 약 5449억원 △제주항공 약 4019억원 △티웨이 약 1346억원으로 티웨이가 안전 분야 투자에 인색하다는 인상을 강하게 풍긴다.
그러나 기체 결함으로 인한 운항 지연 혹은 결항이 비단 티웨이만의 이슈라고 볼 수는 없다.
제주항공은 지난 10월 방콕에서 출발해 부산으로 향하던 7C2252편의 일부 엔진 온도가 기준치를 초과해 엔진을 끄고 방콕공항으로 회항하는 사건이 있었다. 제주항공은 또 지난 11월 김포공항을 출발해 제주공항으로 향하던 7C123편이 엔진 계통에 이상 신호가 포착돼 이륙 50분 만에 회항했다.
진에어는 지난 8월 승객 362명을 태우고 일본 삿포로 신치토세공항에서 출발해 인천으로 도착할 예정이던 LJ232편이 이륙 준비 중 기체 결함이 발견돼 장시간 대기하거나 다른 귀국편을 이용해야 하는 해프닝이 빚어졌다.
에어부산은 지난 9월 김포공항을 출발해 김해공항에 도착 예정이었던 BX8825편이 항공기 결함으로 결항됐고 같은 달 태국 방콕을 떠나 인천공항으로 향하던 BX748편이 기체 결함으로 출발이 지연됐다.
이처럼 항공사의 기체 결함 논란은 종종 발생한다. 이에 따른 지연과 결항은 탑승객 안전을 위한 조치의 하나라는 게 업계의 공통적 지적이다.
그러나 탑승객 등 소비자들은 항공기 기체 결함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티웨이 관계자는 “안전점검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예방정비, 계획정비 등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며 “그러나 기계이다 보니 일부 부품 결함으로 예측불가한 상황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항공사들이 운항 전 꼼꼼하게 안전점검을 하지만 출발 과정이나 운항 직후 결함이 발견되기도 한다”며 “그것이 아주 사소한 결함이지만 탑승객 안전을 고려해 현장에서 무조건 정비를 거친 후 운항을 재개해야 하다 보니 지연과 결함이 생긴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 항공교통량은 매년 4만여편씩, 이용객은 1만2000여명씩 증가해 항공교통이 계속 보편화·대중화되는 추세다.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로 전 세계 항공교통이 사실상 올스톱된 후 지난해 하반기 이후 본격적으로 재운항에 들어가면서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폭발하며 이용객은 더욱 많아져 기체 안전 문제도 더욱 중요해지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정부도 항공업계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국토부는 지난해 말 11개 국적기에 대해 자체 안전관리 실태에 대한 점검을 실시했다. 평가항목은 안전관리(SMS) 매뉴얼 이행 및 준수여부를 토대로 한 5개 분야 78개 문항으로 △안전목표 달성도 △사내 안전보고 활성화 △위험식별 및 경감조치 내역 △비행자료분석프로그램 운영실적 등 1∼4단계로 나눠 평가했다.
각 항공사도 항공안전 확보에 힘쓰고 있다. 특히 기체 결함 주 요인으로 손꼽히는 ‘항공기 노후화’ 개선을 위해 오래된 항공기를 대신할 새로운 항공기 도입에 본격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현행 항공법상 노후기 교체 권고 시기를 25년으로 제시할 뿐 오래된 기체에 대한 운항 금지 제한 조항이 없다"며 "이에 다라 항공사들의 자발적 움직임에 맡겨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최근 기단 현대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제주항공은 2018년 11월 글로벌 항공기 제조사 보잉과 B737-8 여객기 50대 도입 계약을 맺었으며 지난달 첫 번째 B737-8 여객기가 도입됐다.
티웨이항공은 2019년 기령 20년이 지난 항공기를 모두 반납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ATIS) 조회 결과 티웨이항공이 보유한 30대 가운데 제작 일자가 가장 오래된 항공기는 2004년 3월에 만들어진 ‘HL8294’로 확인됐다.
또 티웨이항공은 내년 대형기를 포함해 총 7대의 항공기를 추가 도입하고 향후 반납 예정인 B737-800기를 B737-8기로 대체해 기단 현대화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탑승객 안전이 최우선이니 만큼 업계에서도 지속적인 항공기 점검 강화와 노후기 교체 추진 등 안전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