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원 기자 입력 : 2024.02.09 06:27 ㅣ 수정 : 2024.02.09 08:48
글로벌 리튬광산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정제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중국 배터리업체들에 맞서 테슬라 등 전기차업체들 리튬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한 나트륨 배터리에 관심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전기차업체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배터리의 주성분은 리튬이다. 리튬은 가볍고 용량이 크며 재충전 사용이 가능한 고성능의 전지로서, 전기차 배터리뿐 아니라, 휴대 전화나 노트북 컴퓨터의 전원으로도 사용된다.
리튬 전지는 일반 전지에 비하여 2배 이상 높은 전압을 가지며, 전압 평탄도가 우수하고, 호환 가능한 전지들 중에서 에너지 밀도가 가장 높다. 또한 마이너스 55도에서 85도에 이르기까지 넓은 온도 범위에서 작동이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전기차 배터리 제조에 가장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다.
문제는 리튬의 저장량이 전세계적으로 1억톤 정도에 불과하고, 그나마 대부분이 중국업체들의 손아귀에 놓여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전세계 리튬광산 생산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으며, 생산량만 놓고 보면 전세계 72%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리튬가격은 최근 전세계적인 전기차 수요둔화로 인해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격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이런 상황에서 테슬라 등 서방 전기차업체들은 리튬 배터리 대신에 나트륨 배터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은 기술적 가능성을 타진하는 단계에 불과하지만, 모든 기술적 발전이 그렇듯이 한번 방향성이 정해지면 무섭게 한쪽으로 쏠릴 수 있기 때문에 나트륨 배터리에 대한 중요성은 갈수록 배가될 전망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나트륨은 오늘날 대부분의 EV에 사용되는 리튬을 대체하는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성분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이온은 액체 전해질을 통해 이동하여 단위가 에너지를 저장하거나 방출할 수 있다. 그러나 나트륨을 사용하면 대부분의 리튬이나 니켈 기반 모델보다 과정이 빠르다는 것이 장점이다.
나트륨 배터리 팩은 테슬라 슈퍼차저가 차량을 275km 여행용으로 충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인 15분 만에 용량의 80%에 도달할 수 있다. 또한 나트륨 배터리는 추운 온도에서도 더 잘 유지된다는 강점을 지닌다.
전기차업체들이 나트륨 배터리에 매력을 느끼는 가장 큰 이유는 나트륨이 리튬보다 훨씬 싼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리튬이 전세계적으로 약 1억톤의 매장량에 지나지 않는 반면 나트륨은 수백억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나트륨은 지구상에서 여섯 번째로 매장량이 풍부한 원소에 해당한다.
가격만 놓고 봐도 리튬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저렴하다. 2022년 기준 나트륨 이온 배터리 팩의 1킬로와트당 비용은 90달러인 반면, 리튬을 사용하는 셀은 130~150달러로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나트륨 가격이 저렴함에도 그동안 전기차 배터리업체들이 나트륨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이유는 리튬 대비 무게당 에너지를 약 절반밖에 저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트륨 이온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배터리 크기를 더 늘릴 수밖에 없는데, 기존의 샤시에 대용량 배터리를 설치하는 것은 질량, 비율, 공기역학 등 미묘한 균형을 깨트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따라서 나트륨 배터리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크기를 늘리지 않고도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적 발전이 뒤따라야 하는데, 최근 배터리업체들이 이같은 기술적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테슬라 등 주요 전기차업체들 입장에서는 나트륨 전지는 배터리 금속광물에 대한 중국의 지배권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리튬을 고수할 경우 시장의 절대지배자인 중국의 손아귀에서 놀아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더더욱 나트륨 전지에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미국은 전세계에서 나트륨을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라는 장점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요인이다.
중국의 산업리더인 CATL 역시 2년전부터 나트륨 이온팩에 대한 기술개발에 착수했다. 작년 4월에는 중국 자동차업체 체리에 나트륨 제품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중국이 합성대안을 사용하고 있는 반면 미국의 경우 천연자원에서 곧바로 나트륨을 추출할 수 있어 비용을 절반으로 줄이고, 이산화탄소를 70% 가량 덜 배출할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