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000선 간다"…리테일 호재, 어느 증권사 웃을까
밸류업 긴호흡, 증권사 리테일실적 개선 기대감
코스피, 올해 NH투자증권 '3,100선'까지도 전망
관건은 반도체주, 삼성전자가 지수 끌어올릴 것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연내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과 이에 따른 투자심리 회복,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 여러 재료가 받쳐주며 다시 살아나고 있다.
특히 코스피는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연내 3,000선을 터치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더 해지고 있다. 이에 리테일을 중심으로 한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 관측에도 시선이 쏠린다.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의 행보가 아직 명확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변동성 장세가 예견되는 만큼,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미국 대통령 선거 또한 변수다.
■ 코스피, 연초보다 10%대 껑충…밸류업 타고 3,000선 기대감↑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2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9.52포인트(0.71%) 오른 2,757.09에 장을 닫았다. 최근 급등으로 인한 과열 부담에 장중 상승분의 상당 부분을 반납했음에도 종가 기준 연중 최고치다.
지난 1월 2일 0.55% 올라 2,669.81로 올해 첫 장을 마쳤으나, 같은달 16일부터 31일까지 하루(29일, 2,500.65) 빼고 11거래일 내내 2,400선을 맴돌았다.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공식화(1월 24일)한 이후, 2월부터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본격 지수를 떠받치기 시작해 코스피는 2,600선에서부터 상승 시동을 걸었다.
무엇보다, 3월 코스피는 전일까지 4거래일 연속 2,700선 줄에 올라탔다. 연초 이후 코스피지수는 2개월 새 10% 넘게 뛴 셈이다.
아울러 3월 주주총회 시즌과 맞물려 주주환원 확대와 함께 금리인하 시점이 다가오면서 상장사들의 이익 전망치가 반등할 것이라는 이유도 지수 상승에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밸류업 정책의 목적은 단순히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들의 주가를 개선시키는 것만은 아니다. 중장기에 걸쳐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현상을 해소하는 게 목표다.
상장사 저평가 해소를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은 오는 5월 중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업계는 5월 중 밸류업 세부 지침이 나오면 증권사들의 주주환원 더 활발해지면서, 증시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 증권가 “코스피 3,000선 간다”…NH투자증권은 3,100까지 전망
증권가는 밸류업 정책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바탕으로 올해 예상 코스피 밴드 상향에 나섰다. 코스피가 최근 2,700선을 넘기면서다.
코스피 상승은 외국인이 이끌고 있다.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가시화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자본시장에서 매수세가 커지고 있는데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외국인은 올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14조116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상황이 이렇자, 연내 3,000선 도달도 가능하다는 증권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달에만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이 올해 코스피지수 예상 밴드 상단을 3,000 이상으로 높였다.
NH투자증권의 경우 기존 2,830에서 3,100으로 높였다. 근거는 두 가지다. 3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의 긍정적 영향으로 물가에 대한 의구심 진정, 코스피 상장사들의 순이익 증가다.
한국투자증권도 올해 코스피 예상 밴드 범위를 기존 2,300~2,750에서 2,500~3,000으로 올려 잡았다. 국내 증시를 주도하는 반도체 업황 회복, 시장금리 하락을 긍정적으로 봤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달 초 연간 코스피 밴드를 2,300~2,800에서 2,500~3,000으로 상향했다. 밸류업 프로그램 구체화에 더해 기업들이 주주환원에 적극 참여해 국내 주식시장 기초체력이 개선될 것으로 평가했다.
■ 관건은 반도체주, 삼성전자가 지수 끌어올릴 것 전망
증권가가 코스피 3,000선 도달을 전망은, 반도체주 실적 개선 기대가 대체적인 증권사의 낙관적 전망 근거 중 하나다.
특히 상장 기업들의 실적 목표치 달성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관건은 삼성전자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전자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적지만, 실적 개선 시 코스피지수 상승에 대한 확신도 커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실제 증권가는 반도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장중 8만선(26일, 8만100원)을 찍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상향하기 시작했다.
DB투자증권은 전일 목표가를 기존 8만7000원에서 10만원으로 올렸다. 미래에셋증권은 10만5000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제시했다. 이외에 메리츠증권과 하나증권 도 10만원대다.
지난 연말·연초에 내놨던 올해 주가지수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는 증권사가 더 늘 거란 분석도 나온다.
반면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 모멘텀이 약화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금리 등 불확실성 요인이 제거된 건 긍정적이지만, 호재도 소멸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의 영향력이 큰 반도체는 가격 반등·수요회복으로 업황이 살아나고, 인공지능(AI) 수혜까지 누리게 돼 지수 추가 상승은 필연적”이라며 “국내 시총 1위 삼성전자도 엔비디아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여 지수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 코스피 오르니, 증권사 리테일 실적 개선 기대감 ‘모락모락’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감소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한국 증시 거래대금 증가로 리테일 부문의 실적은 양호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증권업계는 리테일에 강점을 지녔고 사업 다각화가 가능한 대형사를 중심으로 거래대금 활성화 효과를 누릴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올해 1월부터 이달 22일까지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이 10조42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조7593억원)보다 34.4%가량 증가하면서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이 개선될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채권운용 및 투자은행(IB) 부문 등 다른 분야에서 뒤처져 실적 악화는 지난해 이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2022년에 기준 금리가 급격하게 오른 뒤 지난해 1분기 채권평가 이익이 증가했으나 올해 금리 변동이 없어 채권평가 이익을 기대할 수 없다.
여하튼, 브로커리지 기반이 강한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의 실적이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다. 올해 3주년을 맞은 토스증권의 경우, 리테일 부문에서 1위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리테일 강자로 손꼽히는 키움증권의 증시 거래대금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이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 증시 레벨업은 키움증권의 수익성 강화와도 직결된다.
키움증권은 리테일 점유율이 30%에 육박해 국내 증권사 중 단연코 최고다. 주식시장이 살아나면 개인투자자들의 거래가 늘어 수수료 수익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증권가는 키움증권을 최선호주로 꼽아 왔다.
코스피 거래대금 역시 증가세다. 지난주(18~22일)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은 11조7024억원으로 직전주(11~15일) 일평균 거래대금인 11조3846억원 대비 3178억원 늘었다.
일각에서는 경기 하락으로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던 일명 ‘빚투(빚내서 투자)족’의 투자 과열 조짐이 다시 한번 꿈틀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유안타증권 커버리지 중에서는 키움증권과 한국금융지주가 가장 높은 ROE를 보유하고 있는데 양사 모두 수년째 업계에서 가장 높은 매출액순이익률, 즉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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