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673)] 인구감소보다 빠른 교원 감소에 지자체들 진땀

정승원 기자 입력 : 2024.08.27 01:47 ㅣ 수정 : 2024.08.27 01:47

학생교육 외에 각종 잡무와 민원에 시달리며 고된 이미지에 대학생들 기피현상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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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교사들이 부족해 지자체마다 비상이 걸렸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에서 매년 여름에 실시되던 전국 공립학교 교원채용 시험이 올해는 지자체별로 너 나 할 것 없이 시기가 앞당겨지고 있다.

 

인구감소보다 빠르게 교권이 추락하고 시험 응시자는 대폭 감소하면서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한 지자체들은 조바심을 내고 있고 교원보다 채용시기가 빠른 민간 기업들을 의식한 문부과학성은 각 지자체들에 예년보다 교원 채용시험을 서두르라고 공문까지 보내는 정도다.

 

올해 일본 지자체 중에 교원 채용시험을 가장 일찍 실시한 지자체는 시즈오카현(静岡県)이다. 시즈오카현의 시즈오카시(静岡市)와 하마마츠시(浜松市)는 5월 11~12일에 1차 시험을 진행했고 서둘러 2차 시험도 거쳐 이번 달 9일에 합격자 발표를 진행했다.

 

작년 1차 시험이 7월 초였던 점을 생각하면 올해는 2개월 가까이 일정을 앞당긴 셈인데 3월 이전부터 입사지원과 면접에 들어가는 민간 기업들에 우수한 학생들을 뺏기지 않으려는 나름의 대응책이다.

 

실제로 교사가 되고자 하는 대학생들은 점차 감소추세에 있어 문부과학성이 조사한 2023년 공립학교 교원 채용시험 응시자 수는 초등학교가 3만 8952명, 중학교가 4만 1048명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3분의 2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과거에는 10배가 넘는 경쟁률을 보이기도 했지만 작년에는 초등학교가 2.3배, 중학교 4.3배로 한 번의 반등 없이 경쟁률은 꾸준히 내려가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 중 하나로 민간 기업의 채용일정에 맞춰 교원 채용시험 일정을 앞당기기 시작했다. 원래라면 지자체별로 7월에 1차 시험을 개시하여 2차 시험을 거쳐 10월쯤 합격자를 발표하지만 10월 1일에 내정식을 진행하는 민간 기업들에게 완전히 일정이 뒤처진다.

 

때문에 문부과학성은 전국 지자체들에 교원 채용시험을 앞당길 것을 통지하고 올해는 6월 16일을 1차 시험 기준일로 추천했다. 그리고 실제로 68개 지자체 중 36개 지자체가 6월 16일보다 이른 날짜에 채용시험을 개시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효과는 없다시피 했다. 시즈오카현의 교원 채용시험 응시자 수는 2241명으로 작년보다 고작 5명 늘어나서 유의미한 결과가 아니었고 실제로 현 측도 기대만큼 응시자가 늘지 않았다고 밝혔다.

 

채용시험을 앞당겼음에도 응시자 수는 오히려 더 줄어든 지자체도 즐비했는데 문부과학성은 내년 채용시험을 올해보다 더욱 앞당겨 5월 11일을 기준일로 지자체들에 통지했다.

 

물론 교원에 대한 인기가 채용일정만으로 판가름 날 수는 없다. 과거에는 선생이라고 하면 그 지역의 존경을 받는 사회적 지위가 높은 직업이었지만 지금은 교육 외의 온갖 잡무와 민원에 시달리며 그만한 보상과 대우는 기대할 수 없는 3D 직업 중 하나로 취급받고 있다.

 

일본 중앙교육심의회는 늦게나마 교원 처우개선에 나서 잔업수당을 인상하고 퇴근부터 출근까지 일정시간을 반드시 업무로부터 벗어나 휴식해야 하는 인터벌 근무제조 등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현장 업무개선 컨설팅을 맡고 있는 미쓰비시UFJ리서치&컨설팅 측은 교원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업무개선과 행정 전담인력 증원 등으로 과도한 업무 부담을 경감하고 근무환경을 개선해야만 예전의 인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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