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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안보 관점에서 본 북한 문제 (17)

북한 김정은 정권, 현실 무시한 정책의 연속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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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4.10.10 00:30 ㅣ 수정 : 2024.10.10 00:30

[기사요약]
김정은 정권, 현실 무시한 정책 이어져.. 어렵게 형성된 산업 가치사슬 특성 무시
수해복구 현장도 자신의 치적 드러내는 도구로 활용
현실 무시한 정책으로 북한주민들의 시름 더 깊어만 가..

북한은 이해하기 힘들다. 주민들은 먹을 것이 없어서 허덕이는데, 연일 비싼 미사일을 공해상에 쏘아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4년 이상 국경을 닫아걸었고 내부 소식은 알 길이 없다.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북한과 우리는 마주하고 있다. 경제안보적 관점에서 북한 내부, 남북관계, 국제상황 등을 살펴보기로 한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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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 현장을 방문한 김정은 [출처=reuters, 조선중앙통신]

 

[뉴스투데이=동용승 (사)굿파머스 사무총장] 김정은 정권의 현실을 무시한 정책 얘기를 이어나간다.

 

산업은 가치사슬이 연결돼야 힘을 발휘한다. 축산업이 발전하려면 사료를 수입하거나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하고, 각 농가에 공급할 수 있는 가축이 있어야 한다.

 

가축을 잘 키우기 위해 축사도 마련돼야 하고, 잘 키울 수 있도록 약품도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돈을 벌기 위해 도축도 해야 하고 이를 소비시장에 내놓기 위해 콜드체인도 있어야 하며 상품화해서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가치사슬이다.

 


• 그나마 어렵게 형성된 산업 가치사슬 특성 무시

 

처음에는 조그맣게 시작해서 하나, 둘씩 만들어진다. 북한에도 가치사슬이 있다. 1990년대 이후 시장(장마당)이 활성화되면서 가죽제품을 잘 만드는 마을에는 가죽제품 생산을 위한 가치사슬이 형성되었다.

 

어느 마을에는 떡을 잘 만들고, 어느 마을에서 옷을 잘 만든다는 명성이 나돈다. 이렇게 되기까지 선택과 집중은 시장에서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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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usnews, reuters, 조선중앙통신]

 

그런데 ‘20X10 정책’으로 인해 이러한 특성은 무시한 채, 그럴듯한 성과내기에 집중하고 있다.

 

정책적으로는 지방 특성에 맞는 공장을 만들고 이를 중심으로 발전해 나가자는 그럴듯한 방향성을 제시했지만 현실은 다르다.

 

겉모습이 번듯한 공장을 짓고 김정은을 데리고 와서 사진을 찍으면 해당 군의 책임자는 영웅 칭호를 받는다. 이것이 북한의 현실이다.

 

공장을 짓기 위한 기자재가 부족하니까 중앙에서는 자금과 자재를 대주라고 하지만 중앙에도 능력 없기는 마찬가지다. 자연히 주민들에게 그 과제는 돌아간다.

 

집집마다 애국미를 걷듯이 각종 자금을 모은다. 이것을 가지고 해외에서 수입해 들여가는데, 정말 북한 현실에는 필요한 것이 아닌 물자들이 중국이나 러시아 등에서 들어가고 있다.

 

또다시 자원의 왜곡이 심화됨과 동시에 주민들의 고통만 커져가고 기왕에 형성된 가치사슬도 빛을 잃는 악순환이 시작되고 있다.

 

최근 북한 시장에서 환율이 1달러당 1만5천북한원을 상회한다. 연초에 8천북한원 전후였던 것에 비해 가파르게 절하되고 있다. 아마도 앞서 언급한 상황과 연관이 있을 듯하다.

 


• 현실 무시한 수해복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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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reuters, 조선중앙통신]

 

수해복구 역시 동일하다. 김정은은 현실적으로 수해복구에 집중하기 보다는 자신의 치적을 드러내는데 치중한다. 김정은이 의주 수해현장에서 내놓은 수해복구 대책은 구체적이긴 하지만 비현실적이다.

 

당장은 수재민들이 생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수많은 지원물자가 필요하다. 김정은이 평양으로 데려가서 2~3개월 동안 숙식과 교육을 해결해 주겠다고 계산한 청소년과 노인들 인원만 1만5천명에 달한다.

 

북한이 구체적인 수치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4인 가구를 기준으로 어림잡아 4~5만명의 수재민이 발생했다. 그나마 텐트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은 선택받은 수천명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처참한 처지에 놓여 있을 것이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지원을 거부한 채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고집을 부리는 것은 더 많은 피해를 낳을 수밖에 없다.

 

또한, 이번 수해는 전형적인 인재(人災)다. 압록강 인근 지역은 장마철이면 홍수에 시달린다. 나라에 돈이 없어서 대비책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주민들은 그에 맞춰 대비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많은 비도 내렸지만, 예고 없이 수풍댐의 물을 일시에 방류함에 따라 사람들이 대처할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 현지 주민들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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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7월 침수지역을 돌아보는 북한 김정은 [출처=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

 

이번 기회에 수천채의 살림집을 새로 지어서 공급하겠다는 말도 희망고문이다. 그 집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노천 생활을 계속해야 한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당장의 대책이 필요한데 능력이 안되면 외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거부했다. 이것이 바로 현실을 무시한 정책이며, 북한 주민들의 삶을 더욱 어렵게 몰아가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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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용승(Dong, Yongsueng) ▶ 성균관대 경제학 박사수료 / (사)굿파머스 사무총장 / 서강대 공공정책대학원 통일북한학과 겸임교수 / (전)삼성경제연구소 연구전문위원(경제안보팀장) / (전)대통령 통일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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