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연말까지 금리 얼마나 더 내리느냐가 변수
비트코인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거의 3개월간 박스권에 머물렀던 비트코인이 최근 다시 9000만원을 탈환하면서 연말 1억원 재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11월은 특히 미국 대통령선거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책회의가 예정되어 있어 결과에 따라 비트코인이 크게 요동칠 공산이 높다. 지난 4월 사상 처음으로 1억원을 돌파한 이후 지리한 움직임을 보이던 비트코인의 향후 움직임을 전망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가상화폐 시장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11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책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1월 FOMC 회의는 미국 대선(현지시간 11월 5일) 직후인 11월 7~8일 열린다는 점에서 대선결과를 반영하는 정책결정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시장은 예상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 9월 FOMC 정책회의에서 올해 첫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그것도 베이비컷(0.25%P)이 아니라, 빅컷(0.5%P) 수준의 금리인하 조치였다.
월가 등 시장에서는 연준이 인플레이션뿐 아니라, 최근의 경제상황을 등을 고려해 베이비컷보다 빅컷을 선택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100% 확신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연준은 빅컷을 선택했고, 시장은 두 손을 번쩍 들어 환영했다. 연준은 당시 연말까지 0.5%P 추가적인 금리인하를 예고해 11월 FOMC 정책회의에서도 연준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 시나리오가 당연시 됐다.
그러나 이후 발표된 경제지표는 연준의 입맛을 맞추지 못했다. 9월 고용지표는 경제가 식기는커녕 오히려 과열을 걱정해야 할 때가 아니냐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실제로 9월 비농업 고용자 수는 25만4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고 실업률은 4.1%로 떨어졌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뉴욕대 행사에 참석해 “너무 일찍, 너무 많이 완화하는 것과 너무 늦게, 너무 적게 완화하는 것 모두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해 연준의 빅컷 선택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11월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현재 19.7%에 달한다. 1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 확률은 제로였는데, 지금은 동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시장은 여전이 연준이 11월 FOMC 정책회의에서 베이비컷 수준의 금리 추가인하를 선택할 가능성에 더 크게 베팅하고 있지만 동결 가능성이 20% 가까이 증가한 것은 비트코인 시장에는 우호적인 사니리오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가상화폐는 연준의 정책금리와 역의 관계로 움직인다. 금리가 올라가면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서 자금을 빼내어 더 안잔한 자산으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여 가상화폐 등 투자위험이 큰 시장은 불리해진다.
반대로 금리가 내려가면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증대하면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를 얼마나 더 내리느냐에 따라 가상화폐 시장이 울거나 웃을 수 있다는 얘기다.
만약 11월 미국 대선에서 가상화폐에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고 연준이 FOMC 정책회의에서 금리를 추가로 인하한다면, 비트코인은 큰 폭의 상승세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반대로 만약 연준이 긴축적인 통화정책까지는 아니더라도, 추가 금리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면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심리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대선에서 트럼프가 떨어지고, 11월 FOMC 정책회의에서 금리동결과 함께 향후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시나리오다. 이럴 경우 비트코인은 1억원 재돌파 대신, 다시 한번 지리한 박스권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