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위기 ②] 과도한 부동산 투기가 초래한 최악의 자산 버블
부동산 개발 적극 장려했다가 과도한 투기현상으로 부동산 산업 곳곳에서 버블 경고등이 잇따르자 다양한 규제정책 도입하는 등 오락가락 중국정부 책임론도 제기
중국의 금융 시스템이 심각한 부동산 거품 붕괴로 인해 대혼란 징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중소형 은행, 그중에서도 농촌은행들의 부실 대출 문제가 두드러지며, 올해에만 50여개 이상의 은행들이 문을 닫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중국정부는 문제해결을 위해 지방 은행의 통폐합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와 금융 시스템의 취약성 때문에 혼란은 단기간에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위기에 놓인 중국경제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중국 부동산 시장은 경제성장에 힘입어 2000년대 들어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냈지만, 최근 수년간은 과열 양상을 보여왔다. 부동산은 중국인들 머릿속에 단순히 주거 공간을 넘어 가장 중요한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가계 자산의 약 70%가 부동산에 묶여 있는 점에서도 잘 알 수 있다.
특히 인구가 1000만명 이상이고 GDP가 1조 위안 이상인 1선 도시(베이징, 상하이, 쉔젠 등)와 일부 2선 도시에서는 주택 가격이 실질 소득 증가를 초과해 폭등했으며, 이로 인해 중산층 및 저소득층의 내 집 마련이 어려워졌다. 과도한 가격 상승은 주택 구매를 투기로 전환시켰고, 이는 지속 불가능한 거품을 형성했다.
부동산 투기 현상에는 지방 정부의 기이한 재정 구조와 토지 경제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 한 몫 했다는 지적이다. 중국의 지방 정부는 중앙 정부로부터 세수 배분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재정의 상당 부분을 토지 매각에 의존해왔다. 특히, 지방 정부는 부동산 개발업체에 토지를 매각하면서 재정을 충당했으며, 이는 무분별한 부동산 개발로 이어졌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토지 판매가 급감하면서 지방 정부의 주요 재정 수입원이 사라졌다. 이로 인해 지방 정부와 밀접하게 연관된 농촌 은행이나 도시 은행들도 자금난을 겪으며 위기가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주요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대규모 차입을 통해 고속 성장을 구가했지만, 최근 몇 년간 중앙 정부가 '삼중 레드라인' 정책(부채 비율 제한)을 도입하면서 자금 조달이 막혀버렸다. 대표적인 사례가 헝다(에버그란데) 그룹이며, 헝다는 약 300조 원에 달하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해 디폴트 상태에 빠졌다.
이와 같은 대형 개발업체의 위기는 중소형 개발업체 및 관련 업종에도 연쇄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오락가락 정책도 불난 집에 기름을 붓고 있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개발을 적극 장려했다가 과도한 투기현상으로 부동산 산업 곳곳에서 버블 경고등이 잇달아 들어오자 부동산 의존도를 줄이고 실물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규제 정책을 도입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책들은 시장에 큰 혼란을 초래했다. 예를 들어, 주택 구매 대출 제한 및 금리 인상 조치는 부동산 수요를 급격히 줄였고, 이는 개발 프로젝트의 대규모 취소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졌다.
또한 지방 정부의 정책 일관성 부족과 지나치게 엄격한 규제 역시 시장 회복을 방해하며 위기를 심화시켰다는 비판도 있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2021년 이후 극심한 하락세를 보이며 경제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요 도시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주택 가격이 평균 15~20% 하락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더 큰 낙폭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완공 주택 문제도 심각하다.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무분별하게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시장 침체와 함께 자금 부족현상이 벌어지자, 주택을 완공하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미완공 주택이 대규모로 발생했다. 이는 사회적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는 소비 위축을 불러오고, 이는 곧 경제 성장 둔화로 직결되고 있다. 중국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 심리 위축은 GDP 성장률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정부는 올해 5% 성장을 목표로 내세웠지만, 현재로선 달성 가능성이 희박하다.
중국 부동산 거품 붕괴는 단순한 산업 위기를 넘어 중국 경제의 근본적 구조 문제를 드러내는 현상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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