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국내 주식시장 변화…'시장 안정화' 가져올까
올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화두
금투세 폐지, 공매도는 '3월 말' 재개
대체거래소 출범, 당국 점검 속도 중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올해는 한국의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가 화두로 떠올랐다. 이를 위해 일본의 성공 사례를 벤치마킹한 한국식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적극 추진되면서 상반기엔 주식시장에 활력소도 됐다.
즉 올 상반기만 해도 밸류업 기대와 AI(인공지능) 반도체 랠리가 지수 레벨을 끌어올렸던 반면, 하반기 분위기는 급격히 바뀌었다. 환율이나 수출, 경기 측면의 부정적 전망은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와중에 갑작스런 비상계엄 사태는 경기 리스크에 이어 정치 리스크를 가중하는 상황이다. 미국 등 주요국 증시가 상승 곡선을 그린 것과 반대로 국내 증시 부진은 계속됐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코스피는 지난 20일 종가 기준 9% 넘게 빠졌다. 반면 미국 나스닥지수의 경우 30% 넘게 올랐고, S&P500·다우존스도 각각 24.3%와 13.7% 뛰었다. 일본의 니케이지수도 15% 넘게 상승했다.
매년 연말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모았던 일명 ‘산타 랠리’도 올해엔 없었다. 문제는 이러한 흐름이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증시는 고금리·고환율 부담뿐 아니라 미국·국내 정치 불확실성 등 여러 악재가 밀집돼 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는 1월 22일 트럼프 취임, 2월 실적 추정치 하향 조정, 3월 공매도 재개 등 악재를 소화해야 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여전히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정부의 주요 정책 과제로 적극 추진돼 오던 밸류업 정책의 추진 동력과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임은 분명하다.
밸류업은 정부 숙원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네셔널(MSCI) 선진국지수 포함과 함께 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에 목표를 둔 만큼, 큰 틀에서의 밸류업 정책 방향이 크게 바뀌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밸류업) 전략 변화 가능성과 금투세 과세 건에 대해 폐지 쪽으로 확정해 현재로서는 불확실성이 낮다”며 “우리나라의 밸류업 프로그램 역시 장기적 관점에서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 내년 1월 1일 시행 예정인 '금투세'…천신만고 끝 폐지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가 내년 1월 시행을 앞두고 4년여간 진통 끝에 결국 폐지가 결정됐다. 국회 여야는 지난 10일 본회의를 열고 금투세 폐지를 포함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2020년 도입된 금투세는 금융투자소득이 연 5000만원을 넘으면 수익의 20%, 3억원 초과시에는 25%를 세금으로 걷는 방식이었다. 시행 시기를 두 차례 늦춘 끝에 내년 1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었지만 폐지가 정해진 것이다.
금투세는 도입으로 추가적인 세금 부담을 느끼게 되면서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단 우려가 컸다. 연말 세금 회피를 위한 시장 변동성과 이중과세 등 여러 문제가 지적돼 왔다.
지난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정부·여당의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하면서 최종 무산으로 가닥을 잡았지만 탄핵정국 후 주요 자본시장 현안이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웠다.
하지만 주식시장 부양을 위한 밸류업 세제, 상속세 및 증여세 등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특히 배당·자사주 소각 등 주주에 환원한 금액의 5%를 초과하는 증가분에 세액공제를 해주는 주주환원 촉진 세제가 대표적이다.
■ 국내 첫 대체거래소, 내년 3월 말 출범 앞둬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가 내년 3월 출범할 예정이다. ATS는 한국거래소(KRX)와 같은 역할을 하지만 차이가 있다면 마지막 주식 거래 시간이 기존 오후 3시 30분에서 오후 8시로 늘어난다는 점이다.
ATS 출범 이후 KRX의 종가 단일가매매 시간은 현행 오후 3시 2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동일하되 이 10분간 ATS 거래는 중단된다.
한국거래소 공시 접수시간은 기존과 같이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로 유지된다. 예외적으로 접수시간 종료 후에 거래정지가 수반되는 사항이 공시되는 경우, ATS에 사전 통보하는 체계를 갖출 예정이다.
ATS 애프터마켓 운영에 따라 한국거래소의 시간외 단일가시장(오후 4시부터 오후 6시까지)에서 넥스트레이드 거래종목은 제외된다. 서로 다른 매매방식으로 운영되는 단일가시장과 접속매매시장이 동시 운영돼 불공정거래 가능성 등이 있어서다.
넥스트레이드는 지난달부터 안정적인 거래시스템 구축을 위해 증권사·유관기관이 함께 참여하는 모의시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달 5일부터 이달 13일까지 1차 테스트를 거쳤고, 지난 16일부터 내년 10일까지 2차 모의시장을 운영 중이다. 내년 1월 13일부터 2월 28일까지 최종 이행점검을 남겨두고 있다.
■ 공매도 금지, 내년 3월 말 재개…금융당국 점검 속도
공매도가 내년 3월 말 재개를 앞두고 있다. 금융당국은 공매도 거래에 대해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11월 6일 전면 금지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전면 금지 조치 이전까지 코스피200·코스닥150에 속한 350개 종목에 대해 제한적으로 허용했으나, 외국계 투자은행(IB)의 대규모 불법 무차입공매도 행위가 잇따라 적발되면서 제도 개선차 공매도를 전면 금지했다.
금융위원회는 재개를 앞두고 관리 시스템 도입 및 관련 규정을 손보는 데 한창이다. 공매도 목적 대차의 상환기간 제한과 공매도 전산시스템 등 무차입공매도 방지조치, CB(전환사채)·BW(신주인수권부사채) 취득제한 등의 조치를 취한 뒤 재개하기 위해서다.
공매도 금지 이후 일부 종목은 단기 모멘텀으로 주가가 오르기도 했으나 공매도 금지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지 않는 데다, 규제 리스크로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인식만 나빠지고 있단 우려가 더 컸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공매도 전면 금지가 글로벌 기준과 맞지 않는다고 인정하면서 “내년 1분기까지 공매도 제도와 전산을 완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3월31일 공매도 재개 의지를 확고히 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