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속 무기] 이라크에 최초로 수출되는 기동헬기 ‘수리온’, 향후 수출 확대 가능성은?

김한경 안보전문기자 입력 : 2024.12.28 10:01 ㅣ 수정 : 2024.12.28 11:13

이라크군 군용 기동헬기에 관심 보였으나 이라크 내무부의 소방용 2대 도입 계약 먼저 성사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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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만든 다목적 기동헬기 ‘수리온’이 드디어 이라크에 최초로 수출된다. KAI는 지난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에어쇼에 수리온 실물을 선보이는 등 그간 중동과 동남아시아 지역 국가들에 수리온을 수출하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양산을 시작한 지 12년 만에 거둔 낭보다.

 

KAI는 지난 23일 이라크 정부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KUH 수출 사업’ 계약 체결을 공시했다. 계약 금액은 이날 원 달러 환율 1447원을 적용한 약 1358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의 3.6% 규모이다. 계약 기간은 내년 3월 31일부터 2029년 3월 31일까지다. 이와 관련, 이라크 내무부는 국내보다 먼저 KAI와 수리온 헬기 2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라크 측은 “특수 소방 항공기 2대를 도입하는 계약”이라며 “이라크 헬기 조종사, 정비 기술자 등을 교육해 주는 비용이 포함돼 있다”고 했다. 방산업계에서는 지난 3월 사미르 자키 후세인 알말리키 육군 항공사령관(중장) 등 이라크군 고위 관계자가 한국을 방문하며 수리온 수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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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에서 운용 중인 수리온 소방헬기.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홈페이지 캡처]

 

다만 이번 이라크 수출 규모는 시장에서 기대했던 수준보다 상당히 낮았다. 당초 예상 수준은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천억원, 이라크에는 그 이상의 규모로 예상됐다. KAI는 이제 수출의 첫발을 내딛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라크 내무부와 조종사 및 정비 기술자 교육을 약정한 만큼 앞으로 이라크 국방부 등에서 발주될 추가 사업에서 이점이 있으며, UAE도 계속 관심을 보여 전망이 밝다는 얘기다.  

 

독수리의 ‘수리’와 100이란 뜻의 우리말 ‘온’의 합성어인 수리온은 육군의 노후 기동헬기 UH-1H와 500MD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다. 방위사업청 주관 아래 국방과학연구소(ADD)와 KAI가 2006년부터 개발을 시작했고, 2010년 초도비행에 성공하면서 세계 11번째 헬기 개발국이 됐다. 2012년부터 육군에 실전 배치를 시작해 4차례 양산이 진행됐고, 올해 6월 4일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마지막 헬기가 육군에 납품됐다.

 

수리온은 11년에 걸친 전력화 과정에서 육군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문제를 보완하고 완성도를 높여 기동헬기의 세대교체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축 자동비행 조종장치와 디지털 동력제어장치를 적용해 고지대 인원 및 화물 공수 등 각종 지원 임무 수행에 최적화됐다. 특히 2700m 높이 고공에서 자동 제자리 비행이 가능해 고난도 정밀 화물 공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헬기의 생존성 강화 차원에서 로터 블레이드는 소화기 위협에 대비해 내탄성 설계를 했고, 한때 균열 현상이 발생했던 윈드실드(방풍유리)는 보완을 완료했다. 또 연료탱크도 피격 시 자동 밀봉되는 실링 기능을 적용해 화재와 폭발을 방지했으며, 메인 기어박스는 비상시 30분 무윤활 상태로 가동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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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항공우주산업(KAI), 방사청 [그래픽=연합뉴스]

 

그동안 육군에 기동헬기로 220여대가 납품됐고, 의무후송 및 상륙기동헬기로 30여대가 도입됐다. 이외에 경찰청 14대, 해양경찰청 9대, 소방안전본부 8대, 산림청 4대 등 다양한 파생형까지 포함하면 총 300여대가 군·관용 헬기로 운용되고 있다. 이번에 이라크 수출이 성사된 소방용 헬기도 소방안전본부가 운용 중인 헬기와 유사한 사양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KAI는 향후 지속적인 성능개량으로 수리온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수리온에서 무인기를 조종·통제하고 영상정보를 실시간 획득하는 등 수리온 기반의 유무인 복합체계 기술을 확보해 고도화하고 있다. KAI 관계자는 “동력전달계통 국산화를 통해 최대이륙중량을 향상시키고 유무인 복합체계 적용으로 군의 작전 효율성과 유인기 생존성을 높이기 위해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육군이 4차에 걸쳐 발주한 양산 물량이 올해 상반기로 종료되면서 KAI 전체 매출에서 헬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2031년까지 160여대를 양산하는 소형무장헬기와 상륙공격헬기, 소해헬기 등 공격, 기뢰 탐색 등의 특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파생형 개발로 매출을 다각화하고 있으나 생산물량이 많지 않아 결국 수출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KAI는 현재 수리온 계통의 다양한 파생형 헬기 수출을 위해 중동과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강구영 KAI 사장은 “중동과 동남아시아에서 수리온을 주목하고 있는 만큼 이번 이라크 수출을 시작으로 점차 수출 대상국을 다변화하면서 새로운 파생형 기체 등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집중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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