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가 일하는 법(1)] B급 문화로 풀어내는 조만호 대표의 패션전략에 MZ세대 열광

강소슬 기자 입력 : 2020.09.05 07:21 ㅣ 수정 : 2020.09.05 07:21

조만호 대표가 고3 때 창업한 기발한 온라인 편집숍/국내 최대인 연간 거래액 9000억원으로 성장/ 도식에서 탈피해 재밌고 공감 가능한 ‘패션 콘텐츠’ 에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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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포드는 통조림 공장에서 영감을 얻어 컨베이어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소품종 대량생산시대를 열었습니다. 다품종 소량생산시대로 넘어오면서 소수인원이 팀을 구성해 작업하는 ‘워크 셀’이 대세가 됐습니다. 명품차 페라리는 한 명의 장인이 한 대의 차를 완성시키는 방식을 통해 생산됐습니다. 이처럼 걸작은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해 탄생합니다. 4차산업혁명시대의 일하는 방식은 더욱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산업과 기업의 특징과 장점에 따라서 무궁무진하게 변형되는 추세입니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의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하는 법’의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합니다. 국내 주요 기업의 ‘일하는 법’에 대한 뉴스투데이의 기획보도는 혁신을 갈망하는 기업과 직장인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입니다. <편집자 주>

 
무신사 사옥 [사진제공=무신사]
 

[뉴스투데이=강소슬 기자] 무신사는 조만호 대표가 고등학교 3학년 시절인 2001년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커뮤니티 ‘무신사(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를 만든 것을 시작으로 2009년 온라인몰 ‘무신사 스토어’를 오픈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13년만 해도 거래액은 100억 원 수준에 그쳤지만, 2019년 기준 연간 거래액 9000억 원, 매출 2197억 원을 기록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편집숍이 되었다.

 

무신사는 2019년 세계 최대 벤처 캐피털인 ‘세쿼이아 캐피털’에서 20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2조2000억 원 가치를 인정받아 화제가 되었다. 무신사가 2조가 넘는 가치를 인정받은 데에는 최근 소비의 주요층으로 불리는 MZ세대를 소통형 문화 콘텐츠를 통해 사로잡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MZ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통칭하는 용어이다.

 

무신사의 온라인 회원 수는 700만명인데, 그 중에서 90% 이상이 MZ세대이다. MZ세대가 무신사에 열광하는 이유는 단순히 물건만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숍이 아니라 재미있게 가공된 패션 정보와 트렌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기성세대들이 월간 패션잡지, 온라인 패션뉴스 등으로 패션 트렌드를 접했다면, MZ세대는 무신사를 통해 패션 트렌드와 스타일링 콘텐츠를 접하고 원스톱으로 마음에 드는 제품까지 바로 구매하고 있다.

 

무신사는 온라인 편집숍 내 ‘커뮤니티’와 ‘무신사 매거진’ 카테고리를 통해 월평균 7700여 건의 국내외 최신 패션 트렌드를 전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유튜브 채널인 ‘무신사TV’를 통해서도 MZ세대 입맛에 맞는 콘텐츠를 제작해 패션 정보를 전하고 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20년 동안 패션 업계에서 쌓아온 무신사의 노하우가 반영된 오리지널 콘텐츠, 자체 커뮤니티 등에서 형성된 회원과의 친밀한 소통 관계, 컬래버레이션 기획 등이 시너지를 내며 무신사와 브랜드 간 지속적인 동반 성장의 발판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무신사 커뮤니티 콘텐츠, 무신사 직원들의 출근룩과, 패션아이템의 다양한 스타일링 방법을 영상으로 소개하고 있다 [사진=무신사, 무신사TV 캡쳐]
 

■ 패션 온라인숍에 B급 감성 더한 ‘패션 콘텐츠’ 더해 / 배달의민족 성공전략 연상시켜

 

굴지의 대형 패션업체들의 온라인몰은 많지만, 그 중에서 작은 패션 커뮤니티였던 무신사가 국내 최대 규모의 온라인 편집숍이 된 이유는 어렵게만 느껴지는 패션 용어들을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 MZ세대의 눈높이에 맞춰 패션을 즐길 수 있는 문화로 풀이한 것이 MZ세대의 관심을 끈 것으로 보인다.

 

제품을 나열하고 가격과 제품의 상세사진이 주를 이루는 일방적인 온라인숍과 달리 무신사는 커뮤니티를 통해 제품을 직접 무신사 직원이 활용해 여러가지 스타일로 활용법을 제안하는 등 패션 아이템에 스토리를 담아 콘텐츠로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고객이 관심을 갖고 재미있게 패션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만드는 것은 마케팅 수단이 되었고, 이는 바로 구매로 이어지게 만들었다.

 

무신사의 콘텐츠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전국 곳곳 주요 핫플레이스에서 개성있게 패션 스타일링을 한 일반인을 촬영해 보여주는 ‘스트릿 스냅’이다. 연예인의 패션이나 화보가 아닌 길거리에 자신들과 비슷한 또래의 스타일링에 MZ세대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현직자들의 다양한 출근 패션을 살펴보는 ‘출근룩’ 콘텐츠도 반응이 좋다. 무신사에 출근하는 신입사원들, 포토그래퍼들의 옷 스타일, 삼성물산, 에잇세컨즈, 휠라, 야놀자, 코오롱인더스트리 등 다양한 현직자들의 출근룩들은 MZ세대들에게 호기심을 채워주고 재미를 줬다.

 

이 외에도 패션상품 제작 과정을 오직 소리로만 보여주는 ASMR 콘텐츠인 ‘무신소리’, 패션 브랜드 CEO와 디렉터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디렉터스 다이어리’도 인기를 끌고 있다.

 

무신사는 기존의 세련되고 럭셔리함을 보여주던 패션 온라인숍의 틀을 벗어나 ‘B급’ 유머 감성을 더했다. 이는 배달의민족이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는 식의 B급 마케팅 문구와 굿즈들을 판매해 성공을 거뒀던 것과 닮아있다.

 

무신사 관계자는 “패션을 일상에서 자신을 표현하고 즐기도록 만든 콘텐츠는 고객들에게 공감을 높이 샀던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무신사는 ‘공감’과 ‘호기심’이라는 지향점을 갖고 콘텐츠를 만들어 고객과 직접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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