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고은하 기자] 올 상반기에 은행권이 공채를 진행하는 대신 지역인재, 디지털 인재를 맞춤형으로 채용하기로 하는 등 달라진 채용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18일 디지털·IT(정보기술) 부문 신입행원 채용 공고를 내고 이달 28일까지 서류 접수를 진행하고 있다. 정확한 채용 인원은 공개하지 않았으나 두 자릿수 규모를 뽑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채용 과정에 금융·디지털 트렌드로 구성된 필기전형과 논리적 사고력, 데이터 분석 능력을 종합평가하는 ‘디지털 인사이트 인터뷰’를 새로 도입했다.
또한, 이번에 채용되는 신입행원 전원에게 카이스트 등 국내 주요 대학의 디지털금융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외에 다른 주요 시중은행들도 상반기에 정기 공채 대신에 디지털 전환 등 시대 변화 흐름에 발맞춰 필요한 인재를 필요한 규모로 적기에 뽑는 ‘수시 채용’을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은 상반기에 수요가 높은 ICT·디지털 분야 등의 수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또 IB·리스크 등 전문 분야 한 자릿수 채용, 기업금융·자산관리(WM) 경력직 두 자릿수 규모 수시 채용, 장애인·국가보훈 대상 두 자릿수 규모 특별 채용을 진행 중으로, 현재 서류 접수를 하고 있다.
KB국민은행도 상반기에 클라우드서비스·프레임워크 서버 개발, 지급결제 서비스 마케팅 등의 분야에 대한 인력 수요에 따라 전문직 수시 채용을 진행 중이다.
또, KB국민은행은 빠르게 변하는 은행업 디지털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IB·자본시장 부문, 디지털·ICT 부문 등의 수시 채용을 진행하고 채용 규모도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엔 지난해 한 해 경력직 수시채용 인원인 80여 명보다 더 많은 인원을 뽑을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공채를 진행한 곳은 5대 주요 시중은행 중에선 지난달 340명 채용을 완료한 NH농협은행이 유일했다. 이외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이 지난달 모집공고를 내고 상반기 신입 행원 100명 공채를 진행 중이다.
이처럼 은행권의 수백명 규모 공채가 지난해보다 대폭 줄어든 데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여파 등도 일부 영향을 미쳤지만, 금융의 디지털 전환으로 비대면이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은행 점포는 갈수록 줄어드는 점 등이 근본적인 영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다만, 하반기엔 주요 시중은행들 다수가 공채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NH 농협은행은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공채를 해왔고, 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은 통상 매년 하반기 공채를 진행해 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채용 일정과 인원 등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예년과 마찬가지로 하반기 정기 공채는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