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혈주의' 던져버린 롯데… 유통 사령탑에 처음으로 '非롯데맨' 앉혔다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롯데그룹이 유통 수장에 홈플러스 김성현 전 부회장을 앉혔다. 롯데가 유통 수장에 외부인사를 기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그룹은 이사회를 열고 홈플러스와 프록터앤드갬블(P&G)을 거친 김상현 부회장을 내정했다고 25일 밝혔다. 김 부회장은 백화점과 홈쇼핑, 가전양판점 등 그룹 내 유통사업 전반을 이끈다. 2년간 롯데 유통 부문을 이끈 강희태 회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김 부회장은 P&G 아세안 총괄 사장을 지내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지역 매출을 두 배로 성장시킨 마케팅 전문가다. 또 지난 2016년부터 약 2년간 홈플러스 부회장을 맡으면서 흑자 전환으로 이끈 주역이다.
그는 최근까지 홍콩 DFI리테일그룹의 동남아 유통 총괄대표, H&B(건강기능식&화장품) 총괄대표를 역임했다. 전문성은 물론 전자상거래, 디지털 마케팅 등에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받고 있다. 특히 김 부회장은 롯데홀딩스 신동빈 회장이 직접 영입한 것으로 알려진다.
김 부회장 외에 롯데그룹 유통 핵심 사업부인 백화점, 마트, 이커머스도 외부인사가 진두지휘하게 됐다.
롯데백화점 신임 대표로는 신세계 출신 정준호 롯데GFR 대표가 선임됐다. 백화점 대표에 외부 인사를 영입한 건 사상 최초다. ‘유통명가’로 입지를 굳건히 하기 위한 신 회장의 판단이 작용한 결과로 보여진다.
한편, 롯데그룹은 대규모 조직 개편도 실행했다. 사업부분(BU) 조직을 폐지하고 6개 사업군 체제로 변경했다. 그 중 쇼핑, 식품, 화학, 호텔 등 4개 사업군은 본부를 두는 HQ(헤드쿼터) 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