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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육아휴직했다면, 대기업 다닐 확률은 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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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중 기자
입력 : 2021.12.21 17:36 ㅣ 수정 : 2021.12.21 17:49

아빠 육아휴직자 분포, 대기업 68.6% vs. 중소및 중견기업 31.4% / 10년만에 20배 증가한 ‘아빠 육아휴직’, 대기업 직장문화가 주도 / SK이노베이션에선 이직하자 마자 '아빠 육아휴직'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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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과 같은 대기업에서는 경력직원으로 이직하자마자 '아빠 육아휴직'을 고민할 정도로 기업문화가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의 구체적 내용과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박희중 기자] 종사자 300인 이상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아빠 육아휴직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대상으로 육아휴직을 시작한 사람은 16만9345명이다. 이는 2010년 7만2967명과 비교하면 2.3배 수준이다. 

 

지난해 아빠 육아휴직자는 3만8511명이다. 이는 10년전인 2010년에 비하면 20배로 늘어난 수치이다. 이에 따라 육아휴직자 중 아빠 비중이 처음으로 20%를 넘었다. 

 

그러나 육아휴직의 ‘대기업 쏠림’ 현상은 여전했고, 아빠 육아휴직 쏠림은 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발표된 통계청의 ‘2020년 육아휴직 통계(잠정)’에 따르면 이 같이 집계됐다. 

 

지난해 육아휴직자의 63.5%는 종사자 규모 300명 이상인 기업 소속이다. 이어 5∼49명인 기업(16.9%), 50∼299명인 기업(14.3%), 4명 이하인 기업(4.6%) 순으로 육아휴직자 소속 비율이 높았다.

 

성별로 따지면 아빠 육아휴직자의 68.6%, 엄마 육아휴직자의 62.0%가 300인 이상 대기업 소속이었다. 육아휴직자 중 대기업 비중과 비교하면 아빠는 더 높고, 엄마는 더 낮다. 이는 대기업일수록 엄마보다 아빠가 육아휴직을 선택하는 성향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이는 유의미한 대기업 직장문화의 변화로 분석된다., 

 

이에 비해 종사자 규모 4명 이하 기업의 경우, 아빠 육아휴직자 중 3.5%, 엄마 육아휴직자 중 5.0%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중소기업일수록 엄마가 육아휴직을 선택하는 성향이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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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연합뉴스, 자료=통계청]

 

■ SK이노베이션에 이직하자마자 '아빠 육아휴직' 고민할 정도로 달라진 풍속도 

 

대기업 현장에서의 분위기 변화도 감지된다. 직장인 익명앱 블라인드에 최근 올라온 ‘SK이노베이션 자유롭게 육아휴직 쓸 수 있어?’에서 작성자는 SK이노베이션에 경력직으로 이직했는데 바로 육아휴직을 쓸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SK이노 재직자 A씨는 “남자육휴는 자유로운 분위기까지는 아닌 것 같은디”라고 말했다. 작성자가 남성이라 문제가 될 것 같다는 지적을 한 것이다. 

 

또 다른 재직자 B씨는 “경력 왔는데 바로 육휴로 나가면 눈치줄 듯”이라고 응답했다. C씨는 “입사하고 1년차? 장난하나. 힘들게 1년 동안 가르치고 쓸만하게 만들어놨더니 육휴 쓴다고”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작성자 입장에 동조하는 의견도 제시됐다. 재직자 D씨는 “이러니 우리나라 출산율이 이모양이지”라면 C씨 의견을 비판했다. E씨는 “이직하자마자 육휴하는게 회사에도팀에도 그나마 피해를 덜 끼치는 것 같음”이라고 말했다. 

 

F씨는 “남자는 좀 어려운 분위기 같음”이라면서도 “꼭 필요해서 쓰는 거니깐 본인 우선 순위에 따라 다를 듯”이라고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처럼 다양한 반응에서 흥미로운 대목이 있다. 찬반의견을 개진한 SK이노베이션 재직자 중 육아휴직과 관련해서 ‘아빠’라서 어려울 것 같다는 주장을 편 사람은 1명에 그쳤다. 나머지 다수는 아빠 육아휴직라는 사실은 중요하게 보지 않았다. 작성자가 SK이노베이션에 ‘입사하자마자’ 육아휴직을 쓰려고 한다는 점을 두고 논쟁을 벌였다.  육아휴직자가 남성인지는 논쟁거리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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