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 기록했던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0년만에 재현되면서 연초 급락세를 벗어나 모처럼 살아나던 기술주들이 파랗게 질렸다.
10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급등해 전년 동월 대비 7.5% 올랐다는 소식에 급락세로 출발했지만 이내 낙폭을 줄여나갔다.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에 따른 연방준비제도(연주)의 금리인상 움직임이 빨라질 것이란 예상에 결국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526.47포인트(1.47%) 내린 3만5241.59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83.10포인트(1.81%) 떨어진 4504.08에, 나스닥 지수는 304.73포인트(2.10%) 떨어진 1만4185.64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7.5% 급등한 것은 레이건 행정부 시절인 지난 1982년 2월 이후 40년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앞서 불룸버그통신은 전문가 전망치를 집계해 7.3% 상승을 점쳤는데, 실제 수치는 이보다 더 높게 나왔다.
전월 대비로는 0.6% 올라 역시 시장 전망치(0.4% 상승)를 웃돌았다.
거의 전 분야에 걸쳐 물가상승이 이어진 가운데 연료유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46.5% 급등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고자동차 가격도 전년 동월 대비 40.5% 올랐고 식료품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7% 상승해 연료유와 함께 1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끌어올렸다.
전문가들은 40년만에 가장 높은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나타나면서 향후 금리인상 결정을 앞두고 있는 연준에 상당한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로 꼬인 공급망 교란이 해소되면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공급망 문제가 언제 풀릴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 연준이 물가 고삐를 잡기 위해 강도 높은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경제성장과 고용시장 모두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연내 5회 이상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연준이 2월에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꺾이지 않을 경우 금리를 0.25%포인트가 아니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릴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뉴욕증시가 연초 급락세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소비자물가지수가 찬물을 끼얹어 국내 증시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오미크론 확산에도 불구하고 대표적인 리오프닝주인 월트 디즈니 주가에 대해 골드만삭스가 목표주가를 205달러로 제시하는 등 경제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는 것이 긍정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