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조직을 이끌면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꾼다는 것은 너무나도 힘든 일인 것 같아요. 계기가 있어야 하고, 어떨 때는 큰 결단력이 필요하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이같은 마인드셋을 통해 조직 전체가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갈 수 있고, 세상을 리드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큰 보람으로 다가옵니다.”
이지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 대표이사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한국생산성본부(KPC)가 개최한 ‘2022 KPC CEO 북클럽’에 참여해 ‘글로벌 TOP기업 MS의 혁신과 성장전략’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경영과 컨설팅, IT 분야에서 28년 이상의 경력을 지닌 전문가로서 지난 2017년 엔터프라이즈 글로벌 사업부 부사장으로 한국MS에 합류했다.
한국MS 합류 이후 당시 국내 시장에 태동하던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등의 최신 IT 기술을 국내에 도입하고 적용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바 있다. 이에 이 대표는 합류 4년차인 2020년 4월 그 능력을 인정 받아 대표에 취임하게 됐다.
■ “모든 기업체들의 테크놀로지 파트너가 되려고 한다” / “우리는 사업을 하기보다 남이 잘되기를 돕는 회사다”
최근 업계에서 MS는 ‘메타버스 업계의 선두주자’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게임기업 블리자드액티비전을 82조 원 규모로 인수한 것을 포함해 엑스박스와 홀로렌즈, 팀즈 등 메타버스와 관련된 서비스 브랜드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MS가 이처럼 메타버스로 각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게임에 대한 투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게임은 상당히 많은 하이테크놀로지를 요구한다”며 “1초라도 끊기면 안되고 시스템이 유지돼야 하며, 3D 기술과 그래픽 기술 등 여러 미래 지향적인 기술들이 게임 안에 모여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MS의 메타버스 사업을 예시로 들며 최종적인 목표가 ‘모든 기업체들의 테크놀로지 파트너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는 “화상회의 환경이나 기계의 설계·수리 등 기업체들에게 중요한 업무 환경을 메타버스에 적용시키려고 한다”며 “일반 소비자들에게 메타버스를 적용하는 것은 아직 개인정보 등 윤리적·법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기업을 상대로 하면 이러한 문제가 덜하기 때문에 메타버스가 훨씬 더 빨리 적용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MS의 사업에 대해 ‘남이 잘 되는 것을 돕는 회사’라고 정의했다. 잠재적 경쟁자가 될 수 있는 다른 IT 기업과 경쟁하지 않고 협업을 선택해서 더 빨리 성장을 도모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 사업 전략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많은 IT기업들이 직접 고객 데이터를 가지고 사업을 하는 것은 반독점법 등 여러 규제와 그로 인한 성장의 한계라는 리스크가 있다“며 ”우리가 플랫폼 기업임을 천명하고, 다른 기업들과 상생한다면 새로운 기회를 엿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것이 우리가 디지털과 클라우드 시대의 후발주자임에도 빠른 성장을 이루고 있는 비결“이라며 ”이제 MS의 사업 환경은 과거 경쟁사 간의 공격이 지속되는 사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비전을 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 “성공적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람과 문화’ 변화 중요” / “산업 변화 빠르다…새로운 기술은 조금이라도 ‘빨리’ 시도해 봐야”
최근 대부분의 산업군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에 있던 상품에 IT를 접목해 고객들에게 풍부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러한 산업계의 전환에는 MS의 기술력이 커다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윈도우부터 오피스, 클라우드 시스템 등 다방면의 고급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이 대표는 트랜스포메이션을 적용할 때 제품이 바뀌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을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BM)과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 등 세 가지 요소가 같이 효율적으로 연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시로 최근 제품이 서비스화되는 ‘구독형’ 시스템이 있는데 과거 윈도우나 오피스를 판매하던 시절에는 일회성 판매였기 때문에 고객을 마주하는 빈도가 적었지만, 구독형 서비스로 바뀐 이후 고객을 지속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며 “이처럼 업무 방법이 바뀔 때는 직원들의 마인드셋과 평가 방식 등 다방면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는 “기술 발전의 속도는 매우 빨라질 것이다”며 “없던 기술이 새로 등장하기보다는 기술을 적용하는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에, 새로운 것을 공부하는 시간에 서툴더라도 조금씩 시도를 하는 것이 더 적합한 생존전략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신기술을 조금씩 시도하는 접근 방식을 통해 회사의 기술력이 어느 시점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이어가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MS는 이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환경이나 사회공헌 활동, 문화유산 발굴 등 지속가능경영에 접목시킨 바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 최근 데이터센터를 바다 한 가운데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데이터 센터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냉각을 해야 하는데, 전력 소모와 탄소 배출 등 환경 문제가 제기되고 있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몇 명의 직원이 바다 한가운데 방수가 되는 데이터 센터를 설치해 냉각에 필요한 전력을 줄이는 아이디어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그뿐만 아니라 데이터 센터에 소모되는 전력을 신재생 에너지로 바꾸는 등 앞으로도 계속해서 변화의 목표롤 제시할 것이다”며 “이처럼 ‘트랜스포메이션’이라고 하는 것은 한번의 변화가 아닌 계속해서 진행되는 것”이라며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