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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다이나믹스(Dynamics) (11)

ODW(주문형 창고)와 카카오의 물류생태계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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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2.05.13 00:30 ㅣ 수정 : 2022.05.13 00:30

[기사요약]
ODW(On-Demand Warehousing)는 창고서비스의 AirBnB 같은 모델
최근 카카오는 LaaS 공개로 ODW 플랫폼 기반 물류생태계 전략 발표
NFA의 네이버와 LaaS의 카카오 모두 또 한 단계 높은 K-물류생태계 성장에 기여하기를 기대

‘알파고’의 바둑대결로 AI가 주목받게 되었듯이 2021년 3월 쿠팡의 뉴욕증권거래소 입성(86조원 시가총액 인정)은 일반 국민들의 물류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켰다. 더욱이 의아했던 점은 당시 쿠팡의 적자 규모가 4조원에 달했다는 점이다. 한편 쿠팡 상장 1년 전 ‘우아한형제들’의 배민을 독일계 DH(딜리버리 히어로)가 4조7500억원에 인수하는 사건도 있었다. 창고와 트럭으로 대변되던 3D업종 물류가 핫한 주목을 받게 된 다이나믹스(Dynamics, 역동성)는 과연 무엇이고, 그렇다면 미래에도 물류는 계속 주목받는 산업으로 남게 될까? 역동적인 물류의 미래를 들여다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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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카카오엔터프라이즈]

 

[뉴스투데이=김승한 경기대 SW경영대학 겸직교수] 지난 5월 3일 카카오의 물류전략을 엿볼 수 있는 ‘Kakao i LaaS(Logistics as a Service)’ 오픈식이 있었다. 팬데믹의 영향에서 벗어나고 있는 시기인 만큼 오랜만에 오프라인 행사로 진행되었다. 

 

ODW(On-Demand Warehousing, 주문형 창고)는 이미 미국/유럽에서 효용성을 검증받고 지속 성장 중인 비즈니스 모델로,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자체 AI 기술로 자체 클라우드 위에 구현한 국내 최초 ODW 플랫폼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또한 다양한 LSP(Logistics Service Provider, 물류사업자)들의 참여를 강조함으로써 물류생태계를 중요시하는 카카오의 의도를 명확히 보여준 행사였다.

 

그럼 ODW는 무엇이고, 네이버의 물류생태계 전략인 NFA(Naver Fulfillment Alliance)와는 결이 다른 카카오의 물류생태계 전략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살펴보도록 하자.

 


• ODW란 무엇인가?

 

창고서비스에서 AirBnB 같은 공유 모델은 없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이 ODW이다.

 

실제로 물류를 잘 모르는 화주 입장에서 3PL(제3자물류)과 같은 외부 전문 물류업체들에 창고서비스를 맡기는 일조차 쉬운 일은 아니다.

 

보통 1~3년 동안의 장기계약을 하게 되면 3PL에 유리한 조건/비용의 계약을 하게 마련이다. 이럴 때 “사용한 만큼(pay-per-use) 창고비용을 지불하며, 맘에 드는 여러 지역의 복수의 창고 공간 공유가 가능하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 서비스가 바로 ‘주문형 창고’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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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flexhouse.co]

 

여기서 기존 창고업체와 ‘주문형 창고’ 간의 주요 차이점을 정리해 보자.

 

우선 전통적인 3PL 또는 창고 제공업체는 일반적으로 하나 또는 몇 개의 창고를 운영(operation)하는 운영사업자이다. 반면에 ‘주문형 창고’ 사업자는 고객이 여러 창고 네트워크에 접근 가능케 하는 온디맨드 마켓플레이스를 개발 및 운영하는 S/W(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이다.

 

즉, 고객은 마켓플레이스(플랫폼)를 통해서 원하는 다수의 창고를 매칭하고, 주문부터 재고관리, 청구 등의 OMS(주문관리시스템) 및 WMS(창고관리시스템) 기능을 ODM으로부터 제공받는다. 보통 마켓플레이스는 클라우드 기반에서 운영되며, 중앙 집중화된 보안서비스를 아울러 제공받도록 설계되어 있다.

 

Pricing 또한 큰 차이점인데, 전통적인 창고사용에 있어서는 예측하기 어려운 복잡한 가격 책정을 담은 계약(Contract)에 근거해서 운영되는 반면, ‘주문형 창고’는 단순한 가격 책정 및 최신의 편리한 청구 솔루션에 중점을 두고 있다.

 


• 미국과 유럽의 ‘주문형 창고’ 사업자들 

 

미국은 전체 물류센터 시장 중 ODW 규모가 30% 이상이며, 팬데믹 이커머스(e-commerce) 수요 급증으로 지속 성장 중이다. Flexe(2013), Stord(2015), Flowspace(2017), Ware2Go(2018) 등의 업체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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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Flexe]

 

Flexe는 주문형 창고 모델의 초기 개척자로 시애틀에 본사가 있고, 중소 온라인 유통업체들과 1500개 이상의 물류센터를 연계하여 단기 임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Warehouse Matching 서비스와 함께 OMS, WMS 솔루션 서비스 및 관련 API를 제공하고, Last Mile 기업들과 연계해서 당일 또는 익일 배송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현재까지 1억3725만달러 투자를 유치하였고, 기업가치만 38억달러(4조7300억원)에 이르고 있다.

 

Stord는 애틀랜타에 본사가 있는 네트워크 창고 및 유통 제공업체이고, Flowspace는 로스앤젤레스 소재의 주문형 창고 제공업체이다.

 

Ware2Go는 UPS 사내 벤처로 시작했고, 보스턴 컨설팅 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이 설립한 디지털 혁신, 제품 개발 및 상업화 회사인 BCG Digital Ventures의 일부로 처음 시범 운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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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joc.com]

 

유럽의 주문형 창고로는 Stowga(2017), Waredock(2019) 등이 있다.

 

Stowga는 영국 시장에 초점을 맞춘 주문형 창고업체이고, 런던에 본사를 두고 있다. Waredock은 다양한 산업군을 서비스하며, 국경을 초월한 유통 인프라를 개발 중으로 에스토니아 탈린에 본사가 있으며, 북미에서도 일부 파트너와 함께 사업을 하고 있으나 주로 유럽에 사업이 집중되어 있다.

 


• 서로 다른 물류생태계 전략: 네이버 NFA vs. 카카오 LaaS

 

네이버가 46만 스마트스토어와 450여개 자체 브랜드 온라인몰 운영업체에 물류를 포함한 End-to-End 이커머스 기능을 제공한 방법은 각 분야별(일반상품, 신선식품, 패션, 가구, 명품 등) 풀필먼트 강소업체에 투자를 통해 네이버만의 NFA라는 물류생태계를 구축한 것이다. (※필자의 이전기사 참조. [물류 다이나믹스(Dynamics) (5)] 같은 듯 다른 ‘네이버’와 ‘쿠팡’의 물류전략)

 

반면에 카카오는 Kakao i LaaS 공개로 테크기업으로서의 ODW 플랫폼을 통한 물류의 End-to-End 연계전략을 제시하였다.

 

Warehouse Matching, OMS, WMS 같은 ODW의 기본적인 서비스 제공은 물론이고, LFR(LaaS Front Runner)이라고 불리는 다양한(Diversity) 유형의 물류업체들(예를 들면, Hy, 중앙일보 M&P, 메쉬코리아, 블랙야크 등)과의 실제 연계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네이버와는 결이 다른 ‘기술적 개방성’을 기반으로 하는 물류생태계 구축 비전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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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각사 홈페이지 자료 편집]

 


• ODW의 성공가능성

 

외국의 사례를 볼 때 ODW의 고객에는 공급망 혁신을 추구하는 대기업 외에도 이커머스 발전과 함께 지속 성장하고 있는 소매 및 전자상거래 주문 처리를 하는 소기업들이 다수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이들 전자상거래 관련 소매기업들이 겪는 물류의 애로사항은 다음과 같은데 이는 오히려 ‘주문형 창고’의 이점이 부각됨에 따라 ODW의 성장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첫째는 확장성(Scalability)에 대한 이슈인데, 예로 주문이 늘고 성장한다고 계속 물류센터를 옮기는 것은 큰 비용을 수반한다.

 

둘째는 창고 공간 임대 비용의 지속적인 상승이다. 

 

셋째는 재고 변동을 통제하고 예측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인데, 여유 공간이 많으면 이는 매몰비용을 초래할 것이고, 공간이 부족하면 오버플로가 발생하여 이 또한 적지 않은 추가비용을 초래한다. 

 

외국의 선례를 살펴보면 ODW의 성공은 이커머스 성장과 함께 늘어나는 중소 온라인 유통업체 고객의 ‘아픈 곳(pain points)’을 얼마나 쉽고 편리하고 값싸게 해결해 주느냐에 달려있다고 판단되며, 이는 카카오가 만든 LaaS라는 생태계와 얼마나 많고 다양한 경쟁력 있는 LSP들이 연계되어 공생하느냐에 그 해답이 있다고 생각된다. 

 

NFA라는 나름 ‘정제된’ 연합군을 물류생태계의 주력으로 하는 네이버와 LaaS라는 기술적 개방성(openness)을 물류생태계의 근간으로 삼은 카카오 모두 또 한 단계 높은 K-물류생태계 변신에 기여하기를 기대해 본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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