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먹물분사형 바코드로 축구장 34배 규모 박스 라벨 없앴다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CJ대한통운이 박스 측면에 라벨 부착 대신 먹물분사형 바코드를 사용해 친환경 효과를 높이고 있다. 이와 함께 첨단화‧자동화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친환경 포장 방식을 통해 물류업계에 수준 높은 ‘ESG 패키징’ 프로세스를 구축한다.
CJ대한통운은 배송박스에 먹물분사형 바코드를 사용해 지난 3년간 코팅라벨을 3500만장 없앴다고 3일 밝혔다. 실제 먹물은 아니지만 오징어가 먹물을 뿜듯이 잉크를 분사해 물류현장에서는 ‘오징어먹물 바코드’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여러 종류 상품을 함께 포장하는 이커머스 물류 특성상 박스 측면에 바코드를 표기하는 일은 필수다. 물류센터에서 작업자가 박스에 담아야 할 상품 종류와 수량을 확인하려면 박스에 표기된 바코드를 스캔해야 하기 때문이다. 많은 물류업체는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작업자가 플라스틱 박스에 담아온 후 배송할 박스로 옮겨 담기 때문에 별도 라벨에 바코드를 인쇄하여 박스에 부착한다.
반면 CJ대한통운은 자동제함, 바코드 표기 기술과 빅데이터 역량을 결합해 라벨 부착 과정을 없앴다. 자동제함기가 박스 하단을 접으면 잉크 분사기가 박스 측면 골판지 표면에 바코드를 자동으로 새긴다.
이후 CJ대한통운이 분석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 주문에 맞는 최적 박스가 물류현장에 투입된다. 타업체들과 달리 물류과정 처음부터 배송박스가 사용되기 때문에 상품을 다른 박스에 옮기거나 별도 라벨에 바코드를 인쇄해 부착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
비록 박스에 부착된 조그만 라벨이 하나 사라진 것이지만 CJ대한통운은 ‘소‧확‧친(소소하지만 확실한 친환경)’ 효과를 거두고 있다. CJ대한통운이 3년간 없앤 3500만개 라벨과 밑장 총면적은 축구장 34.3배 규모다. 총 438그루의 30년생 나무를 살린 셈이다. 라벨 제작에 수반되는 플라스틱 필름 코팅, 접착제 등으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까지 고려하면 친환경 효과는 이보다 2~3배 이상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CJ대한통운은 물류작업에 주문별 맞춤형 박스를 투입해 완충재 사용량을 최적화하며 과대 포장을 막고 있다. 완충재, 개별 포장재, 테이프 등 포장에 사용되는 모든 부자재는 종이로 대체돼 재활용이 가능하다.
CJ대한통운은 향후 먹물분사형 바코드 표기, 주문별 최적 박스 투입, 종이 포장부자재 사용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패키징’ 방식을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김경훈 CJ대한통운 TES물류기술연구소장은 “첨단화‧자동화 기술을 통해 불필요한 부자재를 없애고 과대 포장도 방지하고 있다”며 “혁신 기술을 바탕으로 물류 프로세스 곳곳에 환경친화 작업방식을 도입해 ESG 경영을 적극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