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분 기자 입력 : 2022.09.26 07:26 ㅣ 수정 : 2022.09.26 07:26
FOMC 후폭풍, 연준 위원들 발언 주목... 8월 PCE 등 경제지표 발표 칩4 예비회의, 4개국 의제....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 향방 관심↑ '테슬라 인공지능 데이' 예정...로봇테마 관련주, 초장기 테마 분석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증권가는 26일 이번주 코스피가 경기침체 우려 지속으로 변동성이 큰 가운데, 박스권에서 지수가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칩4 예비회의와 이에 따른 미국과 중국의 긴장감 강화 등의 재료 탓이다.
전문가들은 이슈에 따른 개별종목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9월 FOMC에서 연준의 긴축 기조 전망이 강해진만큼 투자자들이 단기에 낙관적으로 바뀔 가능성은 작다는 이유에서다.
■ FOMC 후폭풍, 연준 위원들 발언 주목...8월 PCE 등 경제지표 발표
증권가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한 여파가 거센 가운데, 코스피지수뿐 아니라 주요국 증시의 연저점 경신 가능성이 재부각 되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금리 인상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였지만 지난 회의 때와는 달리 결과 발표 이후 주식시장은 하락 추세를 이어가면서 연 저점인 2,290선으로 마감했다.
국내 증시에는 글로벌 금리(할인율) 상승세가 지속된다는 점, 달러 강세 및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이어진다는 점에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이번주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비롯해 연준 위원들의 발언에 주목해야 한다. 공격적인 긴축 기조에 대해 연내 큰 이견이 없었음을 고려하면 매파적(긴축적 통화정책 선호 경향) 톤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져서다.
전문가들은 9월 FOMC에서 한 차례 더 연준의 긴축 전망이 강해진 만큼 투자자들이 단기에 낙관적으로 바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이번주는 연준이 참조하는 물가지표인 8월 개인소비지출(PCE)과 월말 주요 국가들의 경제지표 발표를 앞둔 상황이라서, 국내 증시의 경계심은 커질 수 있다.
다만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됐기에 큰 의미보다는 FOMC 여파가 반영되는 주간으로 판단해 시장 변동성 전개 과정이 중요 과제다. 또 미국 경기둔화 속도를 엿볼 수 있는 내구재 주문 지표가 오는 27일 나올 예정이다. 8월에는 전월 대비 1%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공격적인 긴축 기조는 은행의 대출 태도를 보수적으로 만들 수밖에 없다”며 “유동성 축소가 실물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점차 확대될 것이다”고 말했다.
■ 칩4 예비회의, 미국·한국·일본·대만 4개국...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 향방 관심↑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력체 '칩4(Chip4)' 첫 회의가 이번주 내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의 주가 향방에도 주목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1위, 2위를 나란히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0%를 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 SK하이닉스는 우시·충칭·다롄에 각각 반도체 공장을 운영 중인 만큼 수요·생산 모두 중국 의존도가 높다.
국내 반도체 회사들은 중국에 대규모 메모리 생산 시설을 가동하고 있어 향후 칩4 방향과 첫 회의에 등장할 의제에 관심이 큰 상태로, 반중 성격이 짙은 동맹이라는 분위기에 정부 입장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촉각을 바짝 세우는 모습이다.
지난해 한국 반도체 수출액 1280억 달러(약 180조2800억원) 중에서 중국으로의 수출이 차지하는 금액은 502억 달러(약 70조7000억원)로 약 40%를 차지했다.
삼성전자(005930) 주가는 이달 들어 8.71% 하락해 5만4500원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로 치면 30.4% 떨어진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월 '10만 전자'를 목전에 두고 기록한 고점(9만6800원)과 비교해서는 43.7% 하락했다. SK하이닉스(0000660) 주가도 올해 고점 대비 36.26%나 빠졌다.
이번 회의는 화상으로 개최되며 4개 회원국인 미국, 한국, 일본, 대만에서 국장 또는 심의관급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4개국이 긴밀히 협의하기 위해선 필요한 것”이라고 언급해 중국의 우려 표명에도 불구하고 칩4 참여의 뜻을 피력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메모리 반도체의 지배적 위치와 기술력을 고려할 때 중국이 직접적으로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은 작다”며 “하지만 한중 관계 악화 시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점에서 칩4 추진상황과 함께 한중 관계 경색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 테슬라 데이 행사...로봇 테마 관련주 향방도 주목
이번주는 테마 관점에서 주식시장의 관심을 끌 만한 이벤트는 테슬라 인공지능(AI) 데이 행사가 예정돼 있다. 특히 테슬라가 인간형 로봇 공개를 앞둔 상황에서, 로봇 테마 관련주들의 주가 향방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테슬라는 오는 30일 개최하는 '테슬라 인공지능(AI) 데이' 행사에서 휴머노이드 범용 로봇 '옵티머스' 시제품을 처음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테슬라 인공지능(AI) 데이' 행사는 지난 6월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옵티머스'의 작동 여부를 이유로 한차례 연기됐다. 테슬라의 AI 기술로 로봇의 판단능력을 얼마나 발전시킬 수 있을지 여부도 최대 관심사가 됐다.
전문가들은 로봇이 단기 테마이자 초장기 테마라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는 테슬라 로봇 관련 산업의 성장이 예상되는 동시에 로봇 시장의 장기적인 성장성이 기대되는 이유에서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기대하는 수준의 로봇들이 상용화하기까지는 오랜 시일이 걸릴 것이다”며 “기업들이 원하는 로봇의 수준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부품과 소프트웨어 등 관련 산업들이 먼저 가파른 성장을 시작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 제시...주간 주요 일정은
지난주(19~23일) 국내 증시는 연준의 강도 높은 통화 긴축정책 기조를 확인하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친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4.13% 떨어진 2290.00으로, 코스닥지수는 5.60% 하락한 728.2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2개월여 만에 2,300선을 내줬고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00원을 돌파했다. 증시에서 강달러가 이어지자 외국인들은 1944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난 13일 이후 8거래일 연속 셀(Sell)코리아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280~2,400선을, 원·달러 환율 주간 예상 밴드로는 1330원~1430원을 제시했다.
상승 요인으로는 아이폰 판매 호조와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기대를 꼽았고, 하락 요인으로는 미 연준 긴축 우려, 미중 패권경쟁 관련 리스크 등이 거론됐다.
전문가들은 작은 테마에 관심을 가지고 개별 종목 모멘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이폰14의 미·중 시장의 긍정적 반응으로 애플향 핸드셋 부품,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글로벌 곡물 생산량 전망 하향과 관련해 비료업체 등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언급했다.
이번 주 주목해야 할 경제 일정으로는 한국 9월 소비자신뢰지수·미 8월 내구재 수주·미 9월 컨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지수(27일), 유로존 9월 유럽위원회 소비자신뢰지수·미 2분기 GDP(확정치, 29일), 한국 8월 산업생산·유로존 9월 소비자물가(30일)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