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군사협력 강화가 한국안보에 미치는 함의] ⑥ 중․러 군사협력 심화단계(2020년대)와 발전 동인 분석
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입력 : 2022.10.14 14:04 ㅣ 수정 : 2022.10.14 14:04
중러, 단독 또는 연합훈련으로 KADIZ 무단진입하면서 연합 합동훈련 강화
[뉴스투데이=송재익 국가전략연구소 연구위원] 중러는 2020년대 들어 군사협력이 심화단계에 접어들고 있다.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내부적으로 정권의 안정을 찾으며 외부적으로 미국 및 서방세계에 대응해 군사협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2020년 12월22일 오전 8시 중러 군용기 19대가 KADIZ에 진입했다가 오후 3시에 이탈했다. 중국 군용기는 진입 전 우리 측에 ‘통상적인 훈련’이라는 내용의 교신을 했다. 그러나 러시아 군용기 15대는 아무런 교신 없이 무단으로 진입했다.
우리 군은 F-15, KF-16 등을 출격시켜 전술조치를 했다고 합참은 발표했다(조선일보 2020/12/23). 그리고 중러는 2021년 8월9일부터 5일간 닝샤(寧夏) 회족자치구의 칭퉁샤(靑銅峽) 합동전술훈련기지에서 1만 명이 참여하는 합동군사훈련인 ‘서부연합-2021 연습’을 했다.
중국이 처음으로 러시아군을 불러들여 자국에서 실시한 대규모 합동군사훈련이었다. 같은 해 11월19일 중국의 H-6K 폭격기 2대와 러시아의 Tu-95MC 폭격기 2대, 조기경보통제기 A-50, 수호이 계열 전투기 등 7대를 포함하여 9대의 중러 군용기가 KADIZ를 무단진입하고 이탈했다.
또한 2022년에는 중러 군용기(H-6폭격기 2대, 러시아 Tu-95 2대와 수호이 전투기 2대) 6대가 KADIZ를 이어도 및 동해상에서 무단진입하고 이탈했다. 특히 올해 러시아는 한미연합 연습인 ‘자유의 방패 ’ 기간인 8월23일 Tu-95MS 전략폭격기 2대가 KADIZ를 무단진입하여 한국 공군 F-16 전투기들이 출격하여 전술조치를 했다.
이처럼 중러는 올해까지 단독 또는 연합훈련으로 KADIZ를 무단진입하면서 연합 합동훈련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9월1일부터 7일까지 러시아가 주도하는 다국적 군사연습인 ‘보스토크(동방)-2022’ 훈련에 중국은 육해공군 전력을 동시에 파견하여 연합연습에 참가했다.
중러는 단순한 해군, 공군 간의 연합훈련을 넘어 양국의 육해공군이 참여하며 지역도 중국과 러시아에서 번갈아 교대하며 실탄사격을 병행한 연합훈련을 실전처럼 실시하는 등 중러 협력이 심화단계에 들어섰다.
■ 중러 군사협력 발전의 안보적, 경제적, 군사적 동인 분석
먼저 중러 군사협력 내용을 보며 상호교류를 통한 신뢰구축 단계, 방산협력, 연합군사훈련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중러의 군사협력 발전 동인을 분석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안보적 동인으로 지정학 및 다자적 협력기구의 세계질서로 변화하고 있다. 지정학적 시각에서 동북아 지역에서 보면 중국과 러시아는 대륙국가이다.
시진핑 체제는 중국의 이러한 지정학적 위치를 고려하여 일대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4,300km의 국경선을 맞대고 있는 중러 양국은 인접한 대륙국가로서 미국, 일본 등의 해양세력과 대항하기 위해서는 지정학적으로 대륙세력 간 연대가 불가피하다.
따라서 2014년에는 중국과 일본이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 열도 인접한 해상에서 ‘해상연합-2014’ 훈련을 실시했고, 2015년에는 지중해 해역에서‘해상연합-2015’를, 2016년에는 해양국가들과 가장 민감한 갈등이 생기는 남중국해에서 ‘해상연합-2016’ 훈련을 진행했다.
2017년에는 발트해에서 ‘해상연합-2017’ 훈련을 진행함으로써 중국의 해군은 역사상 가장 먼 거리에서 러시아와 연합해군 훈련을 가졌다. 이는 시진핑 주석이 추진하는 해양굴기라고 할 수 있다.
둘째, 경제적 동인으로 중러의 에너지 및 국가 경제발전을 위한 국가이익 차원에서 찾을 수 있다.
중러는 인접한 국가로서 갈등보다는 협력과 무역을 통해서 경제적 발전을 추구할 수 있다. 이동하는 운송비를 절감할 수 있고, 인접한 지역의 자원을 활용할 수 있어 상호 유리한 조건이 된다.
특히 주목해야 하는 것은 2019년 12월 2일 러시아 동부 시베리아와 중국 북부를 잇는 천연가스 공급관인 ‘시베리아의 힘 파이프라인’이 정식 개통됐다.
앞으로 30년간 러시아는 중국 연간 소비량의 14%(2018년 기준)에 가까운 천연가스를 중국에 공급한다. 중국은 30년간 가스를 공급받는 대가로 러시아에 4,000억 달러(약 470조원)를 지급한다. 중러는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개통으로 ‘에너지 동맹’을 맺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조선일보 2019/12/03).
이번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개통은 유럽으로 가던 가스 수출이 막힌 러시아의 가스가 중국과 이해가 서로 맞아 떨어져,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 경제질서에 중러가 더 밀착하는 경제협력이 이뤄졌다는 평가이다.
셋째, 군사적 동인으로 중러 국방현대화 및 방위산업 발전이라는 목표가 일치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입장에서 러시아로부터 우수한 과학기술과 첨단 무기체계 수입과 기술 이전을 받는 것은 중요하다. 아직 중국의 첨단 무기 및 장비들은 러시아에 못 미친다. 현재도 중국은 러시아로부터 무기체계를 수입하고 첨단 무기 및 장비들의 기술이전을 받고 있다.
따라서 방위산업 진흥을 위해서도 중러 간의 군사협력 증진은 중요한 동인인 것이다. 특히 연합훈련은 자국 군대의 군사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상대국의 우수한 무기체계에 대해서 알고 나아가 전략 및 전술을 배우는 좋은 기회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잠재 가상 적국에 대하여 연합작전 능력을 과시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
따라서 중국군은 2035년까지 국방개혁과 첨단장비 현대화를 실현하고 2049년까지 더 이상 방어하는 군대가 아닌 어떤 전쟁에서도 싸워서 이기는 세계 일류의 군대(能打仗 打勝仗)로 육성한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정재흥 2019, 2).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중국은 러시아의 군사과학기술이 필요하고 그것이 군사협력이 더욱 중요한 이유이다.(다음편 계속)
[정리=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송재익 정치학 박사 프로필▶현 한양대학교 국가전략연구소/대한민국육군협회 지상군연구소 전문연구위원, (사)국가발전정책연구원 부원장, 예비역 대령, 육사35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