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한화솔루션 김동관 호(號) '2마리 토끼'로 20조원대 미국 태양광 시장 거머쥔다
미국내 모듈 공장 확장·폴리실리콘 공장 재개 등 태양광 가치사슬 구축
중국 태양광 관련업체의 미국사업 중단으로 한화솔루션 '새 먹거리' 확보 본격화
[뉴스투데이=남지완 기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라는 악재를 호재로 만들고 미국내 중국 태양광 부품기업의 사업 중단에 따른 틈새시장을 잡아라'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동관(38·사진) 대표가 이끄는 한국 간판급 에너지 기업 한화솔루션이 IRA와 중국기업 사업 차질을 활용해 20조원대 미국 태양광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IRA는 기후 변화 대응, 의료비 지원, 법인세 인상 등을 골자로 한 미국 법으로 올해 8월 16일 발효됐다. 특히 IRA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에서 최종 조립이 완료된 제품에만 보조금을 지원하는 규정을 둬 보호무역주의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IRA에 맞서 미국 현지에 태양광 제품 공장을 세우는 등 현지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하고 있다. 그는 또 그동안 싼 가격으로 미국에서 활약해온 중국기업이 태양광 부품 유통이 중단된 점을 적극 활용해 중국기업의 빈 자리를 메울 방침이다.
한화솔루션이 이와 같은 공격경영을 펼치는 데에는 미국이라는 거대 태양광 시장이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 리서치 업체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tch)에 따르면 2021년 104억달러(약 14조8000억원) 수준이던 미국 태양광 시장 규모는 해마다 5.6% 성장해 2028년에는 141억달러(약 2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 한화솔루션, 전방위적 태양광 밸류체인 구축 추진... 美서 1위 입지 강화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모듈 공장 증설 및 폴리실리콘 공장 재개를 추진하며 태양광 밸류체인 구축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미국 주거용 태양광 시장에서 24.1%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한화솔루션은 같은 기간 미국 상업용 태양광 시장에서도 점유율 20.6%로 1위에 등극했다.
현재 한화솔루션은 조지아주(州)에서 연산 1.7GW 규모 태양광 모듈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조지아주에 2000억원을 투자해 1.4GW 규모 추가 설비 구축이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한화솔루션이 올해 초 인수한 미국 REC 실리콘은 연산 1만8000t 규모인 폴리실리콘 공장을 재가동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미국 내 잉곳 및 웨이퍼 신규투자도 검토 중이다.
폴리실리콘, 웨이퍼, 잉곳 등은 태양광 모듈을 제작하기 위한 부품이다. 즉 태양광 모듈 제조에 필요한 부품 대부분을 미국 현지에서 조달하기 위한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한화솔루션이 이처럼 미국내 태양광 사업에 속도를 내는 데에는 IRA 시행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 그리고 친환경에 발전 수요 증가에 발맞추기 위해서다.
IRA를 준수하려면 미국 또는 미국과 FTA(자유무역협정)를 체결한 국가로부터 태양광·전기자동차 부품을 공급 받아야 한다. 한화솔루션은 IRA 요건을 지켜 미국 정부가 제공하는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미국 내 태양광 밸류체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IRA 시행으로 태양광 설비·기술 투자비에 일정 비율을 세액 공제하는 투자세액공제(ITC) 혜택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존 법안에 따르면 ITC 제도는 26%로 2023년 말 종료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IRA 통과로 ITC가 30%로 늘어났으며 오는 2034년 말까지 지속된다.
이에 따라 현재 미국에서 태양광 모듈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한화솔루션이 미국 현지 투자를 늘릴 여건이 조성된 것이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미국 내 시장 장악력이 확실하기 때문에 대규모 투자를 통한 공장 시설 확대와 공급 물량 증설로 업계 1위를 더욱 굳건하게 지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IRA에는 미국 내 ‘생산 물량에 대한 공제 제도(MPC)’도 포함돼 있다.
하이투자증권 리포트에 따르면 미국 현지 생산품에 대해 폴리실리콘 kg 당 3달러, 웨이퍼 ㎡ 당 12달러, 모듈 W 당 7센트 등의 공제가 지원된다.
이에 따라 한화솔루션이 미국에서 태양광 부품 생산을 늘리면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밸류체인 강화는 물론 IRA 라는 장벽도 넘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우크라 전쟁에 따른 미국내 에너지 안보와 전력비용 안정화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함께 친환경 에너지 수요도 커지고 있다. 결국 이 모든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태양광 발전이다.
.전유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내 역량 강화로 한화솔루션 태양광 부문이 2023년에 영업이익이 885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2546억원에서 247% 늘어난 것이다.
게다가 한화솔루션은 올해 태양광 부문 사업에서 연 매출 5조9551억원, 영업이익 254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매출액 대비 66.8% 증가와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거머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중국 태양광업체의 쇠락...한화솔루션의 반사 이익 기대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미국 주거용·상업용 태양광 모듈 시장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한화솔루션에 이어 주거용 모듈 시장에서 론지 솔라가 14.8%의 시장점유율로 2위에 그쳤다. 상업용 모듈 시장에서는 JA 솔라가 11.0%로 2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한화솔루션을 추격하는 기업은 론지 솔라, JA 솔라, 진코 솔라 등 중국 기업 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내 중국기업의 활약을 제재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IRA시행 전인 지난 6월부터 ‘위구르 강제노동방지법’을 발효했다.
이 법은 바이든 행정부가 강제노동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제정한 것이다. 즉, 중국 신장 위구르에서 생산한 제품은 물론 이 법에 따라 특정 단체(기업)가 생산한 모든 제품을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것으로 추정하고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최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연방 세관은 지난 6월부터 수억 달러에 이르는 중국산 태양광 부품 1000여개 이상을 미국 내에 입항하지 못하게 막고 있다. 압수된 중국 태양광 부품에는 모듈, 셀, 폴리실리콘 등이 포함돼 있으며 이들 부품은 론지 솔라, 진코 솔라, 트리나 물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중국은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강제노동 등 주민 학대가 없었다며 부인했지만 미국정부는 중국측 해명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IRA가 2023년부터 시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중국 기업의 미국 내 태양광 부품 유통은 갈수록 어려워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태양광 업계 2위인 중국업체의 쇠락으로 한화솔루션 입지는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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