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용도별 차등가격제 이대로 좋은가

김소희 기자 입력 : 2023.08.28 17:17 ㅣ 수정 : 2023.08.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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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낙농진흥회 소위원회가 10월부터 흰 우유 원유 가격을 리터(L)당 88원 인상하기로 결정하면서 흰 우유의 소비자가격이 1리터 당 3000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원유 가격은 용도별 차등가격제로 산정된다. 용도별 차등가격제는 우유 수요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우유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문제를 방지하고자 올해부터 정부가 도입한 제도다. 

 

원윳값이 인상되면 우유를 원재료로 사용하는 제과‧빙과업계와 커피 전문점 등에선 판가를 올리게 된다. 기업은 원자잿값 상승분을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소비자는 울분을 삼킬 수밖에 없다. 

 

그럼 유업계의 실적이 늘어나느냐. 그것도 아니다. 

 

유업계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73억2500만원으로 전년(581억8800만원) 대비 19%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년 전에 비해 99% 급감했다. 

 

매일유업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은 607억원으로 전년 대비 30.9% 떨어졌고, 남양유업도 2020년부터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정부는 “제조 원가에 우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추가적인 가격 인상 가능성은 적다”며 유업계에 가격 인상 자제를 권고했다. 

 

그러나 유업계는 힘든 내색을 보였다.

 

유업계 한 관계자는 기자에게 “10월 원유값이 오르면서 제품 가격을 올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즉, 올해도 밀크플레이션이 계속 된다는 얘기다.

 

원윳값이 올라갈 때마다 이 같은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여러 회의를 통해 결정된 원유 가격에도 누구 하나 편히 웃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더욱이 2026년에는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 유럽 우유가 무관세로 수입될 계획이라 낙농업 종사자들과 유업계는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더 이상 용도별 차등가격제로 원윳값을 결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바뀐 현실에 맞게 원유 가격 산정 제도 자체를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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