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음반 둔화 전망에 주가 주춤…'위버스·게임' 신사업 잠재력 주목
[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하이브(352820)가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최초로 연간 매출 2조원을 돌파했지만 막상 주가는 음반 시장 성장의 불확실성에 고꾸라졌다. 일부 증권사는 엔터사의 주요 수익원인 음반 시장 위축으로 하이브의 목표주가를 하향하기도 했다.
다만 하이브가 여전히 팬 플랫폼 ‘위버스’나 자사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게임 등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한 잠재력은 갖췄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유가증권시장의 하이브는 전 거래일보다 1만5500원(7.13%) 급락한 20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주가는 한때 20만500원까지 떨어지면서 지난 20일 장중 최저 19만9000원을 기록한 이후 5거래일 만에 20만원선을 위협받기도 했다.
하이브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22.6% 증가한 2조1781억원, 영업이익은 24.9% 늘어난 2958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또 같은 기간 앨범 판매량은 약 4360만장으로 전년 대비 두 배가량 증가했으며, 음반·음원 매출은 약 9700억원에 달했다.
하이브 관계자는 “방탄소년단(BTS) 정국과 세븐틴,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등의 앨범과 곡이 인기를 끌었다”며 “특히 음원 스트리밍 부문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이에 대한 글로벌 음악 시장의 주목도가 커져 매출 분류상의 ‘앨범’ 부문을 음원 스트리밍까지 포함하는 ‘음반원’으로 변경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하이브가 호실적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선 이 같은 음반 실적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제시되면서 주가 눈높이를 낮추는 모습이 나타났다. 앨범 구매의 ‘큰 손’이던 중국 시장의 소비문화가 바뀌고 있다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또 올해 1분기에는 주요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적을 것이라는 점도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하나증권은 이날 하이브 목표주가를 기존 34만5000원에서 31만5000원으로 내려 잡았다. 또 △삼성증권(33만→30만원) △키움증권(32만→29만원) 등도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으며, 다올투자증권은 기존 31만원에서 28만원으로 제시해 하이브 보고서를 발표한 증권사 중 가장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이기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실적 전망은 그대로지만 앨범 성장 둔화에 따른 산업 밸류에이션(평가가치) 하락으로 목표 PER(주가수익비율)을 13% 내려 잡았다”며 “앨범의 경우 중국 공구 감소와 팬덤 간 경쟁 둔화가 나타나고 있으나, 스트리밍 매출 증가나 앨범 구매자 수가 증가하는 등 팬덤의 확대 흐름은 상당히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하이브의 음반·음원 매출은 올해 1분기 1280억원으로, 전년 동기(1840억원) 대비 감소할 것”이라며 “오는 7~8월 올림픽으로 올해 2분기 주요 아티스트들의 컴백이 집중되면서 1분기에는 약 100억원, 2분기는 사상 최대인 약 11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증권사들은 일제히 하이브의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했는데, 하이브가 추진 중인 신사업들의 성장성이 그 이유 중 하나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분기 플랫폼 위버스의 월평균 이용자 수(MAU)는 1000만명 선을 유지했으며, 위버스 내 개설된 아티스트 커뮤니티 수도 전년 동기 대비 약 72% 증가한 122개가 됐다.
또 하이브의 게임·콘텐츠 계열사인 하이브IM(아이엠)은 올해를 퍼블리싱 사업의 ‘원년’으로 선언하면서 신규 게임 ‘별이되어라2:베다의 기사들’ 티저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별이되어라2는 내달 일부터 사전등록을 시작한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위버스 MAU는 우상향 트렌드를 지속하고 있으며, ARPPU(유료 사용자 당 평균 수익) 및 총 결제 금액 모두 연간 견조한 상승 기조를 보였다"며 "올해 서비스 확대가 이어질 전망이며, 멤버십 구독 모델도 도입될 예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하이브는 다변화된 아티스트 IP의 양·질적 성장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플랫폼과 게임 등 신사업 분야에서 가파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2025년 BTS 컴백으로 폭발적인 실적 성장도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하이브가 주주환원 프로그램을 선제적으로 가동해 주당 700원씩 총 292억원의 배당을 결정한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시가배당율은 0.3%로 에스엠(041510)이나 JYP Ent.(035900) 동종 업계 기업들에 비해 약간 낮은 수준이지만, 주주환원이 개시되면서 추후 배당 확대의 가능성도 열리게 된 것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당 규모에 대한 설왕설래가 있을 수 있겠으나, 일단은 주주환원책이 개시된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둘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