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623)] "출산율 그래도 우리가 한국보다는 낫다" 한국 출산율 소식에 위로받는 일본사회
정승원 기자 입력 : 2024.03.05 03:21 ㅣ 수정 : 2024.03.05 03:21
하루 차이로 발표된 일본과 한국의 출산률 뉴스에 언론들만 도토리 키재기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 후생노동성은 2023년 신생아 수가 전년 대비 5.1% 감소한 75만 8631명을 기록했다고 지난 달 27일 발표했다. 이는 8년 연속 감소한 결과로 외국인을 제외하고 일본인만 집계한다면 그 수는 더욱 줄어든다.
혼인 건수는 전년 대비 3만 쌍 이상 감소한 48만 9281쌍으로 전후(戰後) 처음 50만 쌍이 무너졌고 이혼 건수는 2.6% 늘어난 18만 7798쌍으로 2020년의 20만 쌍보다는 적었지만 4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사망자 수는 159만 503명으로 전년 대비 8470명 증가하며 과거 최다를 기록했고 특히 신생아 수의 2배 이상을 기록해 새로운 충격을 안겨줬다. 덕분에 한 해 동안 자연 감소한 인구는 83만 1872명에 달해 처음으로 80만 명대를 넘겼고 2020년의 51만 여명에 비해 50%이상 급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일본 정부는 올해를 기점으로 인구 절반 이상이 50세를 넘길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경제와 사회보장의 지속성이 의심받는 것은 물론 급격한 국력저하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런 일본에게 유일한 위안이 되는 나라는 바로 옆 대한민국이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신생아 수를 발표한 바로 다음 날인 28일, 한국 통계청이 합계출산율 0.72명이라는 역대 최저치를 발표하자 일본 언론들은 자국 출생률은 제쳐놓고 한국 소식을 전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통계청이 발표한 합계출산율 0.72는 0.78에서 한 단계 더 추락해 1970년 통계개시 이래 최저치를 경신하였는데 일본 언론들은 특히 서울만 놓고 나온 0.55라는 출산율을 도쿄의 1.04와 비교하며 한국이 일본보다 얼마나 살기 힘든지 집중하는데 사력을 다했다.
같은 날 아사히신문은 통계청의 결과발표를 기다렸다는 듯이 자체 기사를 통해 서울이 너무 살기 힘들어 도쿄로 이주했다는 한국 여성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녀는 오랫동안 다닌 대기업을 그만두고 가족 모두가 일본으로 넘어와 구직활동을 하고 있다. 어린 두 자녀들이 방과 후 학원만을 전전하던 한국 생활에서 벗어나 도쿄로 오니 마음이 편하다는 소감을 밝히고 기사는 이어서 한국의 노키즈존과 높은 사교육비, 끝없는 경쟁과 스트레스로 인한 청년들의 자살 등을 소개하며 한국의 부정적인 면을 끊임없이 나열하였고 일본은 아직 살만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한 가지 우스운 점이라면 일본 네티즌들도 양국의 상황이 도토리 키재기로 보였는지 냉소적인 댓글들로 이러한 기사들의 불순한 의도를 비꼬았는데 서로를 깎아내리기 보다는 인구감소에 대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