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제일약품,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자큐보’ 출시…P-CAB제제 '이합집산' 속 승리할까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 국내 37호 신약 ‘자큐보’ 품목허가 획득
P-CAB 시장 삼국지 ‘HK이노엔-보령 vs 대웅-종근당 vs 제일약품’
단일 품목 매출 1000억원 P-CAB제제...공동판매 전략 세워야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제일약품이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P-CAB제제) 신약 ‘자큐보’를 출시했다. 국내 제약사들이 독자 개발한 P-CAB제제는 HK-이노엔의 ‘케이캡’과 대웅제약의 ‘펙수클루’다. 여기에 제일약품이 자큐보를 출시하면서 P-CAB제제 시장의 패권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의 케이캡은 출시 초기인 지난 2019년 32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대웅제약의 펙수클루의 경우 지난 2022년 하반기 출시돼 연매출 169억원을 기록했다. 최근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시장이 PPI제제에서 P-CAB로 전환되고 있어 자큐보의 출시 초 매출은 300억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관측이다.
자큐보의 시장 진입과 확대에 있어 가장 큰 변수는 P-CAB제제 제조사들의 이합집산이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펙수클루를 단독 판매해 54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반면 HK-이노엔의 경우 종근당과 조기에 케이캡 공동판매를 추진해 출시 4년만에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HK-이노엔과 종근당이 지난해 케이캡 공동판매 계약 연장을 하지 않았다. 대신 HK-이노엔은 보령과 케이캡 공동판매를 시작했다. 또 대웅제약은 종근당과 펙수클루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P-CAB 시장은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출시된 자큐보 역시 공동판매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일약품의 경우 중견 제약사로 잔뼈가 굵은 기업이며 전문의약품 시장에서 탄탄한 영업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HK-이노엔‧보령 연합’과 ‘대웅제약‧종근당 연합’의 파상공세 속에서 제일약품도 대응책이 필요하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품목허가 승인이 얼마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어떻다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환자들에게 자큐보를 널리 알릴 수 있다면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말했다.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시장은 지난 30년간 PPI제제(프로톤펌프저해제)가 지배하고 있었으나, 효능이 개선된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제제가 등장하면서 판도가 바뀌고 있다.
제일약품에 따르면 PPI제제는 느린 작용 시간과 불안정한 약제 상호작용, 미미한 야간 산 분비 억제 효과 등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특히 위산에 의한 활성화 과정이 필요해 아침 공복이나 식전에 복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가장 큰 문제였다.
자큐보는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 펌프와 칼륨 이온 결합을 방해해 위산이 분비되는 것을 경쟁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P-CAB제제의 특성상 위내산성 환경에서 안정적이고 위산에 의한 활성화 과정 없이 양성자 펌프에 결합해 즉각적 효능이 발현된다.
PPI제제의 경우 최대 발현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4~5일이 걸리지만 자큐보는 즉시 효과를 볼 수 있다. 긴 반감기(약효 지속 시간)로 인해 지속적 위산억제작용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야간 가슴 쓰림 증상이 덜하다. 또 식사와 관계없이 즉각 복용이 가능하다는 편의성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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