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사람을 못 구해 도산하는 기업 급증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이번 달 4일, 제국데이터뱅크는 올해 상반기에 종업원의 이직과 채용난 등의 인력부족을 이유로 도산한 기업 수가 총 182개사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70% 이상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4월부터 물류와 건설업계에도 잔업시간 규제가 적용되면서 추가 일손을 확보하지 못한 소규모 사업자들의 도산이 눈에 띄게 증가했는데 작년 한 해를 통틀어 같은 사유로 도산한 기업이 총 260개사였음을 고려하면 증가세가 매우 가파르다.
3월 말에 회계마감과 동시에 사업을 정리한 기업들의 폐업신고는 49건을 기록하여 2013년 집계시작 이래 최다를 경신하였고 4~6월 중에는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많은 87곳의 기업들이 도산했다. 창업 30년 이상의 베테랑에 속하는 기업 비중도 36%에 달해 일손부족 여파는 신구를 가리지 않았다.
업종별로는 4월부터 잔업시간 규제가 시작된 건설업이 작년보다 18% 많은 53건을 기록했고 물류는 80% 늘어난 27건의 도산을 기록해 두 업계 모두 과거 최다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숙박과 요식, 운수, 개호 등의 인력난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겨울축제로 유명했지만 이젠 한여름에도 폭염을 피해 몰려드는 내외국인 관광객들로 인산인해인 홋카이도의 한 숙박업주는 ‘예약문의는 많지만 인력이 부족해 객실가동률을 70%정도로 억제하고 있다’며 ‘최저 시급의 배에 가까운 1700엔을 내걸어도 일할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인력확보가 매출로 직결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규모별로 보면 종업원 10인 미만 기업의 도산이 79%를 차지했고 10~50인 미만은 14%, 50인 이상의 도산 비중은 7%에 그쳤다. 작년에 총무성이 실시한 노동력조사에서는 처음으로 이직희망자가 1000만 명을 넘어섰는데 퇴직자의 빈자리를 메우지 못하면 사업에 직격탄을 맞는 영세업자들의 피해가 뚜렷하게 증가한 모양새다.
다만 인력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기업 비율은 올해 6월 기준 정규직이 50.1%, 비정규직이 28.2%를 기록하여 지난 4월 대비 0.9포인트와 1.9포인트 감소했다. 기업별로 인금인상이나 인사제도 개편을 통해 추가 인력을 확보하고 업무자동화를 추진하여 일부나마 인력난을 해소 중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제국데이터뱅크 측은 물류나 건설처럼 조직문화가 다소 경직되어 있던 업계에서도 심각한 인력부족 끝에 SNS를 적극 활용하고 사무실 환경을 개선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면서 인재확보에 얼마나 어떻게 뛰어드는지가 기업의 지속성을 좌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정책투자은행(DBJ)의 분석에 의하면 인력부족이 계속되어 노동투입량이 연 1.2% 감소하면 향후 5년간 실질 GDP가 연평균 0.8%씩 하락 압력을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 1%를 넘기는 것도 쉽지 않은 일본 정부 입장에서는 인력부족만한 역풍도 없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