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신규고용-실업률 기대치 빗나가자 시장 패닉, 엔비디아 100달러 위협 반도체지수 이틀간 600P 급락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미국의 노동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고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는 통계가 나오자 월가가 경제침체 공포감에 휩싸였다. 엔비디아는 연이틀 급락하며 100달러선에 바짝 다가섰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연이틀 급락세를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연준)이 지난달 30~31일 열렸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내렸어야 했는데, 실기했다는 한탄이 쏟아지고 있다.
미 노동부는 7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11만4000명 늘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직전 12개월간 평균 증가폭(21만5000명)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이며,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8만5000명)도 크게 밑돌았다.
업종별로는 의료부문 고용이 5만5000명 늘어 직전 12개월 평균치(6만3000명)를 조금 밑도는 증가세를 나타냈고, 건설은 2만5000명, 운수·창고는 1만4000명의 고용이 늘었다. 반면 정보 부문은 7월 들어 고용이 2만명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7월 실업률 역시 4.3%로 6월(4.1%) 대비 0.2%포인트 상승했으며, 전문가 전망치(4.1%)를 웃돌았다. 7월 실업률은 2021년 10월(4.5%)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와 함께 시간당 평균임금 상승률은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6%로, 모두 시장 전망치에 0.1%포인트씩 밑돌았다.
노동부 발표를 앞두고 고용시장이 식을 것이란 예상은 있었지만, 고용과 실업률 모두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빠르고, 차갑게 식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자 투자자들의 머릿속에는 ‘경제침체’라는 단어가 떠오르며 공포감은 극에 달하는 모습이다.
연준이 금리인하 시기를 놓쳤다는 한탄도 쏟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연준이 7월에 금리를 내리지 않은 것을 후회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은 총재는 최근 언론기고에서 “지금 (금리)인하를 주저하는 것은 불필요한 위험만 늘릴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고용동향 보고가 나온 2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시간외거래에서부터 패닉상태에 빠졌는데, 장이 열리자마자 지수하락폭이 거의 수직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급락세를 나타내며 장중 100달러에 바짝 접근했다. 개장초 한때 전장보다 7% 이상 떨어지며 101달러선에 거래되기도 했다.
인텔은 저조한 2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대규모 구조조정, 배당금 중지 등 잇딴 악재를 쏟아내는 바람에 주가하락을 막지 못했다. 인텔은 개장초 한때 전장보다 30% 가까이 급락하며 20달러선을 겨우 방어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전날 373포인트가 떨어진데 이어 이날도 개장초 250포인트 이상 하락하며 이틀간 600포인트가 넘는 하락폭을 기록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들도 경기침체에 대한 공포가 덮치며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전보다 2.47% 하락했고, 이더리움은 3.82%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