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덮친 허리케인에 역대급 겨울추위 예상, 천연가스 3달러 뚫나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미국은 노스캐롤라이나를 덮친 허리케인 헐린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치고 막대한 재산피해를 보았다.
CNN 등 현지보도에 따르면 허리케인 헐린은 미국 대선의 주요 승부처 중 한 곳인 노스캐롤라이나주를 휩쓸고 지나가 100명에 가까운 사망자수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여러 투표소가 침수돼 오는 11월 5일(이하 현지시간) 대통령 선거 투표에도 차질이 생기게 되었다며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허리케인 헐린이 남기고 간 피해는 인명과 재산피해뿐 아니라, 천연가스 시설로도 확산되고 있다.
2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 선물시장에서 헨리허브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100만 BTU(열량단위) 당 2.925달러로 3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지난 8월말 2.1~2.2달러에서 움직였으나 한달 여만에 가격이 40% 이상 뛴 것이다.
천연가스 선물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은 허리케인 헐린으로 멕시코만에 몰려있는 천연가스 생산시설의 20% 가량이 가동중단된 탓이 크다.
일부 생산중단으로 인해 수급 불균형은 더 심각해지고 있다. 지난 9월 16일부터 20일까지 추가된 천연가스 저장량은 47억 입방피트에 그쳐 5년 평균인 88억 입방피트보다 크게 낮아졌다.
허리케인 헐린외에도 비정상적으로 높은 기온과 미국 내 견고한 경제 성장으로 에너지 수요가 지속되고 있어 단기적으로 천연가스는 가격 상승을 이어갈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허리케인과 날씨 요인외에도 평균보다 낮은 저장량 추가도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해 앞으로 몇 분기 동안 천연가스 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EIA는 허리케인이 동부해안을 휩쓸고 가기 전에 올해 4분기 천연가스 평균 가격은 100만 BTU당 2.5달러선을 유지하고, 내년초에는 3.01달러를 기록한 후에 연말에는 3.36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는데, 이번 허리케인 헐린으로 인해 천연가스 가격은 단기적으로 가격상승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미국은 해마다 이맘때쯤 허리케인이 연달아 발생하면서 동부 해안을 중심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EAI는 허리케인 시즌이 계속되고, 앞으로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할 경우 천연가스 생산에 더 큰 차질을 줄 수 있어 가격 상승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면 그동안 낮은 가격 때문에 생산을 포기했던 생산업자들이 다시 천연가스 생산시설을 재가동할 가능성이 높아 공급이 늘어날 가능성도 커 보인다.
또 다른 변수는 올 겨울 날씨다. 지난 여름 전례없는 폭염을 경험한 지구촌이 올 겨울에는 역대급 강추위를 겪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흔히 폭염 뒤에는 겨울철 북반구 지역에 강추위를 몰고오는 라니냐가 발달할 가능성이 큰데, 올 겨울에 라니냐에 따른 이상기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향후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BOIL 등 관련 ETF에 대한 거래량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뉴욕증시에서 BOIL은 9월 한때 8달러선을 위협받았지만 현재는 12달러에 육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