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데없는 매독주의보에 외국인관광객 긴장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 국립 감염증연구소는 올해 상반기 일본 내에서 보고된 매독 감염자 수가 총 6772명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과거 최다로 보고되었던 작년 상반기의 7448명에 비해서는 조금 적지만 상반기 기준으로는 사상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구체적인 지역을 보면 도쿄가 1723명으로 가장 많았고 인구가 밀집된 지역인 오사카(889명)와 아이치현(386명) 등에서 매독 감염자가 집중적으로 발생되었고 총 15개 지자체에서 감염자 수가 증가하였다.
매독은 타인의 점막이나 피부와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 병으로 트레포네마 팔리둠이라는 병원균이 원인인데 증상 중 하나로 나타나는 붉은 발진의 모양이 매화와 닮은 탓에 붙여진 이름이다.
심지어 증가하는 매독환자들로 인해 임산부까지 매독에 감염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매독에 감염된 임산부 통계는 2019년부터 집계되어 왔는데 2019년의 208명부터 시작해 매년 200명 전후를 유지해왔지만 2022년부터 267명, 2023년에는 383명으로 전년 대비 40%씩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일본 내에서 매독이 증가세를 보이는 원인 중 하나는 성매매가 이루어지는 풍속업을 통한 감염이다.
국립 감염증연구소는 2019년부터 매독 감염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조사항목에 최근 6개월 내에 성매매 관련업에 종사하였거나 이용한 적이 있는지를 추가하였는데 올해 기준 남성 감염자의 40%는 이용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였고 여성 감염자의 34%가 종사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실제 응답자 중에는 ‘불명’으로 체크하거나 공란으로 남겨두는 경우들도 있어 실제 비율은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럼에도 최근의 매독 감염세를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여기서 추가로 등장하는 것이 데이트 어플리케이션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개인 간 매춘이다.
일본은 한국보다 데이트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거부감이 적고 이용률도 높은 편인데 인연을 만난다는 본래 의도와는 달리 불법 매춘에 이용되는 사례는 뉴스 등을 통해 이전부터 문제시되어 왔다.
여기에 일본에서 한밤중에 도심 번화가를 걸어 다니다 보면 같은 자리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이 두리번거리거나 핸드폰만 만지작거리는 여성들이 줄지어 서있는 광경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데 이 중 대부분은 가게를 통하지 않고 개인 간 매춘을 통해 돈을 벌고자 하는 여성들이다.
그리고 이런 여성들에게는 으레 중년의 남성들이 접근하여 무언가 짧은 대화를 나누고 함께 사라지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여성들에게 대화를 시도하는 모습들이 자주 목격되고 있다.
문제는 특정 업체에 소속된 성매매 여성들이라면 정기적으로 성병 검사를 받는 등 최소한의 관리가 이루어지지만 길거리에서 만나는 성매매 여성들은 관리와 추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와의 매춘으로 매독이 급증하는데 일조한다는 점이다.
한국도 최근 매독환자가 4.5배가량 급증하였다는 뉴스들이 오르내리고 있는데 일본방문객이 늘어난 것과 결코 무관하게 볼 수 없다는 의견들이 많다. 매독은 감염되더라도 초기에는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수준이라 본인이 알아차리기 전에 타인에게 다시 감염시키는 경우가 흔한 탓에 모두의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