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규 기자 입력 : 2024.02.27 18:32 ㅣ 수정 : 2024.02.27 22:50
환경 부문 A등급 유지…사회‧지배구조 1단계 상승한 A+와 A 보험 상품‧투자 통해 친사회‧친환경 앞장…ESG 리스크 낮아 3세 경영인 정경선, 단순한 이윤극대화를 뛰어넘는 지속가능경영 추구할 듯
ESG(Environment·Social·Governance)경영 및 투자는 글로벌 경제의 가장 뜨거운 화두지만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되는지 여부를 두고 논란이 많다. 하지만 주요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ESG경영 주도에 역점을 두고 있다. 뉴스투데이가 ESG 경영 '사례분석'을 통해 실체적 평가를 시도한다. 이 기사는 뉴스투데이와 ESG센터 공동기획이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현대해상이 지난해 한국ESG기준원(KCGS)의 ESG 평가에서 전년도보다 한 단계 상승한 통합 A등급을 획득했다.
환경부문(E)은 전년과 동일한 A등급을 기록했다. 사회부문(S)과 지배구조부문(G)에서는 각각 전년 대비 한 단계 상승한 A+과 A 등급을 받으면서 통합 등급 상승의 열쇠가 됐다. A등급은 기업의 ESG 관리체계 및 위험관리 수준이 우수하다고 평가되는 등급이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791개 기업 중 상위 25% 이내에 속한다.
이번 등급 향상은 2021년 통합 A등급에서 2022년 B+로 하락한 이후 A등급을 되찾은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 그간 ESG 경영을 적극적으로 펼쳐 온 결과로 해석된다.
나아가 지난 1월 취임한 정경선 ‘최고지속가능책임자(CSO)’가 펼칠 ESG경영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의 장남인 정경선 CSO는 '3세 경영인'으로 현대해상의 지속가능경영과 신사업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대학졸업 후 곧바로 경영승계 트랙에 뛰어들어 이윤 극대화라는 시장논리를 추구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신선한 인물로 평가된다. 아산나눔재단에서 NPO(비영리단체)팀장으로 활동하다가 2012년에 소셜벤처를 발굴하는 비영리법인 루트임팩트를 설립해 사회적 기업들을 인큐베이팅했다.
따라서 정 CSO의 경우, 혁신적 비즈니스모델 개발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면서도 지속가능경영이라는 원칙을 준수하는 경영 스타일을 구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보험 본연의 영역’에서 사회적 가치 고려
현대해상은 ESG 전 분야에서 업종 평균을 웃돌거나 유사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A+로 가장 등급이 높은 사회 부문에서는 공정운영 관행, 정보보호 및 개인정보보호, 지역사회 참여 및 개발, 이해관계자 소통 면에서 업종을 선도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사회가치 경영’을 통한 사회적 안전망 역할 확대를 사회 부문 전략 방향으로 정하고 사회적 가치 기반 상품 및 서비스 혁신, 사회공헌 임팩트 확대 등을 중점 영역으로 추진 중이다.
현대해상은 보험 본연의 영역에서 친사회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사회적 약자, 소상공인 등을 지원하는 보험 상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고객과 사회 트렌드의 수요에 따라 친사회 자동차보험 등 고객 맞춤 서비스를 개발‧출시했다.
친사회 상품을 통한 수익 확대도 이뤄냈다. 현대해상의 친사회 상품 보험료 실적은 2021년 167억원에서 2022년 201억원으로 20% 확대됐다.
이에 더해 사회적 상품을 분류‧관리하기 위해 지속가능개발 목표(UN SDGs), 국가지속가능발전목표(K-SDGs) 등을 준용해 친사회 상품 분류체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현대해상은 이를 통해 사회적 상품을 고도화하고 포용적 금융을 실천한다는 방침이다.
현대해상은 2012년 업계최초로 사회공헌 전담조직을 구성해 사회공헌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내일을 위한 따뜻한 도전, 희망리더 현대해상’이라는 비전하에 사회적 안전망으로서 보험사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지속가능한 전략적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병원 내 유휴공간에 작은 도서관을 지원하는 ‘도서관 마음心터’는 2015년부터 현재까지 2022년까지 전국 23곳의 병원에 구축을 완료했다. 또 2014년부터 시작된 공익 분야 저널리스트 및 소셜 에디터 양성 프로그램 ‘청년, 세상을 담다’를 통해서는 343명이 교육을 수료해 수료생 다수가 공익 관련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아동‧청소년 지원을 위해서는 △마음 치유 프로그램 ‘아주 사소한 고백’ △친환경 생활습관 형성 프로그램 ‘하이에코스쿨’ △장애아동과 가족의 삶의 질 향상을 돕는 ‘마음쉼표’ 등을 추진 중이다. 이 밖에 사회 혁신을 지원하는 ‘소셜벤처공모전’, ‘인액터스’, ‘하이챌린지스쿨’ 등을 지원하고 있다.
■ 환경‧지배구조 부문도 우수…우수한 지속가능경영 체제 구축
현대해상은 환경 부문에서도 우수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현대해상은 주식, 채권, 대출에 한해 자사와 연계된 산업 부문별 금융배출량을 산출하고 산업별 자산 포트폴리오 탄소 배출량 비율을 비교했다.
현대해상의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석탄화력발전 산업의 비중은 1.42%이며 탄소 배출량 비율이 높은 산업 부문은 발전(53.5%), 정보통신(20.0%)이다. 현대해상은 2022년 6월 ‘탈석탄 금융’ 선언 이후 석탄 채굴 및 발전 사업에 대한 신규 투자 및 융자를 제한하고 있다.
아울러 기후위기 극복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사회책임투자채권에도 투자하고 있다. 현대해상의 2022년 ESG 투자 현황을 살펴보면 △사회적채권 6587억원 △녹색채권 1140억원 △지속가능채권 1075억원 △환경관련사업 79억원 등 총 8881억원을 투자했다.
보험상품을 통한 친환경 임팩트 창출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대해상은 친환경‧탄소중립 사업 이행 시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 및 수행에 대한 피해 복구‧예방 지원 상품, 전기 자동차 등 친환경 자동차 산업을 지원하는 상품 등을 운영 중이다. 2022년에는 해양 풍력발전소 전용 상품을 출시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친환경 상품의 보험료 실적도 크게 확대됐다. 현대해상의 친환경 상품 보험료 실적은 2021년 122억원에서 2022년 218억원으로 79.07% 증가했다.
■지배구조(G)=현대해상 관계자, "이사회 관련 정보 투명한 공개와 적극적 소통으로 지배구조 등급 1등급 개선"
또 현대해상은 ESG 전 부문에서 기업가치 훼손 우려가 큰 쟁점도 없는 상황이다. KCGS는 지난해 현대해상의 ESG 등급을 조정하면서 “현대해상은 우수한 지속가능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ESG 리스크는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인권, 안전‧보건, 정보보호, 지역사회 참여 등 각 분야의 다양한 정책을 수립‧공개하고 친사회 활동의 성과와 가치를 정량적으로 측정한 노력 등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지배구조 부문은 외부 이해관계자가 요구하는 수준에 맞춰 이사회 등과 관련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한 결과 1등급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경 부문은 지난 2021년 환경경영 방침 및 전략을 수립한 이후 점진적으로 친환경 경영 활동을 이어왔다”면서 “임직원들의 인식 제고를 위한 환경 교육을 실시하는 등 실질적인 참여를 유도해 전년과 같이 우수한 등급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성재 현대해상 대표이사는 “향상된 ESG 평가 결과는 임직원을 비롯해 대내외 이해관계자가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신 덕분”이라며 “앞으로도 ESG 경영 활동을 보다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