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중국산 '면화'없어 우크라 지원용 포탄 못 만든다
[뉴스투데이=박희준 기자]유럽연합(EU)가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대량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나 정작 155mm 포탄을 쏠 화약이 없이 없어 포탄 생산에 차질을 빚고 우크라이나 포탄 지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원료는 포탄을 쏠 때 장전하는 장약인 니트로셀룰로스(건면화)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중국산 고품질 면화이다. 중국은 신장지역에서 중국 생산량의 80%, 전세계 생산량의 20%를 생산한다. 중국이 희토류 공급망에 이어 화약 원료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프랑스 매체 프랑스24 등 외신에 따르면, EU는 우크라이나에 공급할 포탄용 화약이 부족해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우크라이나 지지국 회의 직후 "우리 모두는 일부 부품, 특히 화약 희소성을 직면해야 함을 인식했다"면서 "지금 부족한 게 화약"이라고 털어놨다.
마크롱 대통령이 말한 화약은 포신에서 강철 포탄을 수십 킬로미터 밖까지 내던지는 추진장약의 원료다. 이 추진장약은 니트로셀룰로스인데 '건코튼(guncotton)', '화약면화', '플래시 페이퍼'라고도 부른다.
면화에는 셀룰로스가 다량 함유돼 있으며 표백한 면화에서 니트로셀루로스를 추출해 질산과 황산액과 혼합해 처리해 장약을 제조한다. 꼭 부풀어오른 솜처럼 생겨 화약 면화라고도 한다. 포탄 한 발에 서로 크기 다른 6∼8개의 장약 주머니를 장전해 사용한다.
EU는 그동안 이 화약 연료용 특수 면화를 중국에서 수입해 왔다. 그런데 유럽의회가 지난해 10월 EU 역외에서 강제 노동 사용이 의심되는 기업은 밸류 체인의 확인과 조사를 받고 강제노동 결부 상품의 수입을 금지하도록 하는 'EU 시장 강제 노동 제품 금지 규정' 수정안을 발표했다.
이는 중국의 면화산지인 신장지역의 위구르인 강제노동 금지를 겨냥한 것이었다. 이 규정 시행으로 중국산 면화 수입이 금지됐는데 그 불똥이 건코튼의 제조로 튄 것이다.
프랑스 싱크탱크인 국제전략관계연구소(Institute for International and Strategic Relations, IRIS)에 따르면, 유럽에는 화약 생산업체가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프랑스와 벨기에, 스웨덴에 사업장을 둔 유렌코,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이 과반지분을 소유하고 독일과 스위스에서 공장을 보유한 니트로케미가 대표다.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다수 국가들은 국내 생산과 생산량 증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화약 원료 부족에 직면해 있다. 화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특수한 면화 즉 니트로셀루로스가 필요한데 이게 대부분 중국산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경제협력과 외교 접촉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EU 시장 강제 노동 제품 금지 규정' 수정안에 수출 금지로 대응했다.
북유럽 국가들은 중국산 면화 대체품을 찾아 생산공정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약용 대체 원료를 생산하는 국가들은 EU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어 생산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EU 측은 올해 말 EU의 연간 포탄 생산능력이 150만∼170만 발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러시아의 생산능력은 200만 발을 밑도는 것으로 EU는 추정하고 있다.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