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출설 나도는 LIG넥스원의 유도로켓 '비궁'의 놀라운 성능
[뉴스투데이=박희준 기자] 북한의 고속정을 잡기 위해 LIG넥스원이 개발한 2.75인치(70mm) 유도 로켓(LOGIR)의 미국 수출설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LIG넥스원은 "미국에서 시험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할 뿐 수출설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외신은 이를 전하고 있다.
미국 방산 전문 매체 디펜스인더스트리데일리는 최근 미국이 한국의 비궁 체계를 채용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디펜스인더스트리는 LIG넥스원이 미국에서 수주하기 위해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2.75인치 적외선 유도 대함 미사일 체계인 '비궁'의 수출 계약을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공군사 전문 매체인 '얼러트5'도 지난 14일 비슷한 취지로 보도했다.
디펜스인더스트리데일리는 이 계약이 성사되면 한국 무기가 미 해군 무기고에 통합되는 첫 사례가 될 것이라면서 미국 국방부의 평가 후 구본상 LIG넥스원 회장이 협상을 위해 미국을 방문할 예정으로 있다고 덧붙였다.
디펜스인더트리데일리는 '비궁'을 유도미사일 체계라고 표현했지만 엄밀히 말해서 북한이 다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공기부양정을 포함한 소형 고속함정을 정밀타격하는 유도로켓체계다.
국방과학연구소가 주관하고 LIG넥스원이 참여해 2016년 개발을 완료한 유도로켓이다. 지름 약 7cm의 동체에 발사후 망각방식의 유도 장치 등을 탑재해 다수 표적에 동시 대응할 수 있도록 한 게 강점으로 꼽힌다.
'비궁'은 2019년 10월 한국이 개발한 유도 무기 최초로 미국 국방부의 해외비교시험(FCT) 프로그램에서 미국 국방부 평가단의 참관 아래 한 비행·사격 시험을 비롯해 현장 실사 등 다수 검증 과정의 요구 조건을 모두 우수한 성적으로 충족하며 성능을 입증했다.
로켓 구경은 2.75인치 70mm, 길이는 1.9m, 무게는 15kg이며 사거리는 5~8km다. 동체 고정형 비냉각형 적외선 영상 탐색기를 장착하고 있어 주야간 작전이 가능하다.
'비궁'은 차량에 탑재할 수 있다. 차량 한 대에 2개의 발사장치에서 최대 40발을 발사할 수 있다. 차량은 5t 트럭을 기반으로 개발했다. 약 10m 높이로 세울 수 있는 표적탐지장비(TADS)와 운용 인원들이 타는 캐빈, 로켓 발사관이 들어있는 포드(pod) 2개가 탑재된 회전포탑으로 이뤄져 있다. 발사체계 1대를 운용하는 데 필요한 인력은 3명이다. 표적탐지장비와 발사장비 운용자 각 1명, 운전병 1명이다.
발사차량의 표적탐지장비가 접근하는 적의 표적정보를 획득하면, 유도로켓에 정보를 입력하고 목표물 인근까지 관성비행을 할 수 있도록 회전포탑의 각도와 고각을 조절한다.발사된 유도로켓은 자체 적외선 탐색기로 정확히 적을 찾아 따라가며 정밀타격하게 된다.
국방과학연구소(ADD)에 따르면, 표적탐지부터 전개, 발사까지 걸리는 시간은 10~20초 남짓으로 북한의 공기부양정을 저지하기에 충분하다.
북한은 130여 척의 공기부양정을 보유하고 있다. 길이 21m로 최대속력 시속 74~96㎞인 '공방Ⅱ'(35t급)와 길이 18m로 최대속력 시속 96㎞인 '공방Ⅲ'(20t급)이 있다. 또 길이 약 34m의 공기부양 전투함(170t급)도 운용하는데 앞뒤에 57mm 기관포 1문, 30mm 기관포 1문이 각각 장착돼 있다. 북한은 공기부양정을 서해에 70척, 동해에 60척을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군이 비궁을 전력화했다는 점도 미국이 고려할 만한 요소로 꼽힌다. LIG넥스원은 2016년 12월 말 100여 억원 규모의 비궁 초도양산 계약을 체결했다. 초도 양산된 비궁은 현재 서북도서를 방어하는 해병부대에서 노후 해안포를 대체해 운용 중이다. 비궁 양산사업의 총 규모는 약 1200억 원으로 해병대를 시작으로 해군, 육군에 단계별로 전력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군이 비궁을 체택한 점도 미국이 감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군은 2022년 10월 도입한 신형 '고속초계정(FPB) 2200' 함정에 소형 공격정 대응용으로 아랍에미리트가 해군 함정에 탑재한 것과 동일한 LIG넥스원의 발사관 12개짜리 비궁 발사대를 탑재했다. 따라서 홍해에서 후티반군과 이란의 무인수상정과 고속정 위협에 대응하려는 미군은 비궁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디펜스인더스트리데일리가 인용한 매체가 국내 일간지라는 점에서 신빙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LIG넥스원 관계자는 "미국이 비궁을 평가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회장님의 방문과 비궁 협상은 아무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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