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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의 눈

물류단상(物流斷想): 골판지 박스가 과연 환경에 빌런(villain)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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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입력 : 2024.04.12 02:18 ㅣ 수정 : 2024.04.12 02:18

[기사요약]
환경부, 지난 3월 택배 과대포장 규제안인 ‘일회용 수송포장 방법 기준 시행’ 관련해 유예 결정
이는 추가 비용 불가피한 상황에서 택배물량 비중 크지 않은 중소업체 부담 덜어주는 조치
유통업체들, 플라스틱(비닐) 백 활용한 자동화 포장·배송 일반화
가장 보편적 포장재인 골판지, 지속가능 측면에서 환경에 빌런 역할로만 인식되기는 어려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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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ribble-pack]

 

[뉴스투데이=김승한 경기대 겸직교수, 전국화물자동차운송사업연합회 단장] 주말을 빼고는 집에서 잠만 자는 것 같은데, 항상 그 주말에 어김없이 처리해야 하는 재활용 쓰레기의 양에 깜짝 놀라고, 그때마다 뭔가 지구에 죄지은 느낌을 갖는 건 필자만의 경험은 아닐 것이다.

 

특히 택배박스가 쌓여가는 속도는 언제나 현재가 과거보다 빠르다는 사실을 언제부터인가 당연한 법칙으로 받아들여지게 된 듯하다.

 

지난 3월 환경부는 일명 택배 과대포장 규제안인 ‘일회용 수송포장 방법 기준 시행’과 관련해 사실상 유예를 결정했다. 택배 과대포장 규제를 예정대로 오는 4월30일부터 시행하되, 단 2년의 계도기간을 운영한다는 내용이다.

 

소비자 배송에 따른 포장재 절감을 위해 포장횟수는 1회 이내로, 포장공간비율은 50% 이하로 규제한다는 것이 골자인데, 약 132만개 유통업체, 1천만개 이상의 제품이 규제의 적용을 받는다고 한다.

 

사실상 포장/물류시스템 개선과 추가인력 고용 등 추가 비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택배물량 비중이 크지 않은 중소업체에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는 점이 반영된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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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ewasa]

 

하지만 지속가능성이 점점 중요시되는 상황에서 이런 골판지 박스 이슈는 진행형일 수밖에 없고, 그렇다면 골판지는 과연 대체 가능할 수 있을까?

 


• 오토배거(Auto Bagger) 활용한 비닐백 포장 

 

언제부터인가 쿠팡에서 제품을 주문하면 많은 경우 기존 골판지 박스가 아닌 소위 비닐백에 포장된 것을 발견하게 된다. 비닐백이 종이보다 리사이클 측면에서 좋은 선택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부피나 무게 면에서 유통업체와 고객 모두에 좋은 선택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쿠팡이 포장작업에 도입한 자동화 기술로, 작업자는 플라스틱(비닐) 백을 일일이 손으로 여닫아 포장할 필요 없이 물건만 집어넣으면 ‘오토배거(Auto Bagger)’라 불리는 자동화 기계가 자동으로 해당 운송장을 부착하고 포장을 봉인하는 기술을 물류 현장에 도입한 이후 바뀐 변화이다.

 

(※오토배거는 폴리백자동포장기라고도 불리고 스마트 배거라고도 불리는 자동 포장기계를 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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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유튜브영상에서 캡쳐

 

쿠팡에서는 포장방식을 크게 싱귤레이션 포장과 오토배거 포장으로 나눈다.

 

싱귤레이션 포장은 크고 깨지기 쉽고 로켓배송이 불가능한 장거리 상품들 대상의 포장방식으로 예전부터 흔히 사용되던 수작업 포장을 생각하면 되는데, 박스뿐만 아니라 비닐 포장도 사용한다.

 

즉, 포장대에서 물건을 스캔하면 크기에 맞춘 비닐 혹은 박스가 추천되고, 상품을 집어넣은 후에 송장을 출력해서 붙이면 포장작업이 마무리된다.

 

반면에 오토배거 방식은 오토배거라 불리는 기계를 사용하는 자동화 방식의 일종인데, 작고 깨질 염려가 없고 로켓배송이 가능한 지역배송일 경우 사용하는 방식이다.

 

상품의 바코드를 오토배거 센서가 인식하면 자동으로 포장 비닐백이 분출되고, 비닐백에 상품을 넣으면 자동으로 인쇄된 송장이 부착되고, 기계에 의한 자동 밀봉 이후에 포장 공정이 완료 되는 원스톱 포장방식이다.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오토배거 방식은 쿠팡처럼 로켓배송을 직접 시행하는 구조인 경우에만 도입가능하며, 일반 택배서비스를 통한 물품배송에는 확산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 지속가능성 위한 골판지 박스와 관련한 팩트체트

 

골판지는 공급망과 상거래에 필수적인 제품의 운반과 손상 방지를 위해 100년 넘게 사용되어 온 가장 보편적인 포장재이다.

 

골판지 포장은 구조적 견고성과 완충 특성을 결합하여 내용물이 손상되지 않도록 보호하는데, 그 이유는 충격을 흡수하기 위해 중간층의 홈을 사용하는 기본 구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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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paconsulting]

 

이 홈은 골판지 보호 품질의 핵심이다. 아치는 견고한 기둥을 형성하여 상자 내용물을 완충하면서 많은 무게를 지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절연체 역할을 하여 급격한 온도 변화로부터 제품을 보호한다.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골판지는 지속가능하게 관리되는 농장에서 재배되는 나무인 재생 가능한 자원으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수명 주기의 마지막 단계에서 골판지는 재활용성이 매우 뛰어나며, 10년 이상 과정에서 회수율은 90% 이상이며, 평균 재활용 함량은 52%에 달한다고 한다.

 

미국의 사례이긴 하나 골판지 포장 산업은 골판지 포장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하기 위해 정기적인 수명 주기 평가(LCA)를 실시하는데, 원자재부터 상자 제조, 유통/운송 및 사용, 수명 종료에 이르는 평균 미국 골판지 상자의 순환 수명 주기를 기반으로 토지, 공기 및 물에 대한 영향을 추정한다.

 

최신 LCA는 2023년 10월에 발표되었는데,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2006년 업계 최초의 LCA 기준발표 이후 온실가스 배출량 50% 절감을 입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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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boxed-up]

 

일반적인 인식에 비닐백을 포함한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이 환경에 나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플라스틱 포장재가 없었다면 더 큰 환경파괴가 일어났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다.

 

마찬가지로 공급망의 발전과 함께 탄생한 골판지 박스도 사실 마땅한 대체재가 없는 상황에서 환경에 빌런(villain) 역할로만 인식되기는 어려운 듯하다.

 

[정리=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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