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에스티·일동홀딩스, 차세대 항암 치료제 개발 '맞손'...글로벌 200兆 시장 넘본다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동아에스티가 최근 일동홀딩스의 신약 개발 자회사 ‘아이디언스’에 250억 원을 투자하며 2대주주의 자격을 얻었다. 동아에스티가 아이디언스에 투자한 것은 항암 신약 후보물질 ‘베나다파립’(개발명 IDX-1197)과 자사가 개발 중인 항암 치료제 후보물질 ‘DA-4505’ ‘DA-4511’ 병용으로 환자의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들 후보물질이 상용화된다면 동아에스티와 일동홀딩스가 글로벌 제약사로서의 도약하는 데 큰 발판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 유방암·난소암 등 항 종양 효과 큰 차세대 파프 억제제 ‘베나다파립’
29일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기존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 이하 파프) 억제제의 경우 적응증 철회 및 병용 투여 실패로 적응증 확장이 제한적”이라면서 “이 같은 상황에 동아 후보 물질과 베나다파립과의 병용 전략은 항암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동아에스티가 주목한 베나다파립은 파프 저해 기전을 가진 경구용(입으로 복용)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이다.
파프 억제제는 DNA 복구 등에 관여하는 ‘파프 효소’를 억제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표적 항암제다. 주로 암 억제 유전자 중 하나인 DNA 수선에 관여하는 BRCA(유방암 유발성 유전자) 유전자 변이가 있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유방암 환자 치료에 사용된다. 쉽게 설명하면 베나다파립이 암세포를 공격하면서도 재생시키는 파프 효소를 억재한 해 치료하기 쉽게 만든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파프 억제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린파자’ △다케다제약의 ‘니라파립’ △화이자의 ‘탈제나’ △루브라카의 ‘파마앤’ 등이다. 현재 린파자와 제줄라, 탈제나만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 허가를 취득한 상태다.
이들 의약품은 1세대 파프 억제제로 분류된다. 일동홀딩스 관계자(아이디언스 모기업)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베나다파립이 출시된다면 베스트 인 클래스(계열 의약품 중 최고)가 될 것으로 본다”며 “2세대 파프 억제제로도 분류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이디언스는 강력한 항종양 효과를 가질 수 있는 새로운 파프는 억제제를 목표로 베나다파립을 개발 중이다. 아이디언스는 “실제로 재발성 난소암 여성에게서 베나다파립 하나만 사용해 암 종양 생존이 진행되지 않는 것을 임상에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전임상 단계(주로 동물시험)에서 베나다파립을 투약해 강력한 항 종양 활성을 유도했으며 다양한 우월 데이터를 토대로 동급 최고의 효능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아이디언스는 보고 있다.
■ 동아에스티, 자체 개발 후보물질과 베나다파립 궁합 높여 항암 치료 효과 높인다
현재 동아에스티가 베다다파립과 병용 투약을 염두에 두고 있는 항암 치료제 후보물질은 DA-4505과 DA-4511이다.
DA-4505은 베나다파립과 방식만 비슷한 항암 치료제 후보 물질로 ‘AhR(알릴탄화수소수용체)길항제’(생물체 내의 상쇄작용을 일으키는 물질)다. AhR은 면역계를 조절하는 인자로 면역 반응을 억제하고 면역 세포가 공격받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DA-4505은 국내에서 임상 1상2a를 준비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베나다파립과의 병용 사용을 고려해 개발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동아에스티는 DA-4511의 항암 치료 극대화를 위해 베다나파립의 병용 투약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기존 파프 억제제의 경우 적응증 철회 및 병용 투여 실패로 적응증 확대가 제한적”이라면서 “이런 상황에 DA-4511과 베나다파립과의 병용 전략은 항암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DA-4511은 ‘SHP1억제제’다. SHP1은 면역 세포에서 인산화(아데노신삼인산을 얻는 중요한 대사 과정 중 하나) 활성 신호를 억제해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는 단백질 타이로신(방향족 α-아미노산의 하나로 비필수아미노산) 탈인산화효소 중 하나다. 즉 면역 세포의 면역 기능을 높이고 암세포의 공격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동아에스티는 SHP1을 선택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알로스테릭(다른 분자와의 반응성이 제3의 분자와의 결합에 의해 변화되는 거대분자) 부위’를 찾아 이를 경구용이 가능한 저분자 화합물을 발굴하는데 성공했다. 현재는 전임상 시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베나다파립으로 암세포를 공격하고 재생을 억제한 후 DA-4511을 투약해 면역력을 강화해 암세포를 제거한다. 두 후보물질을 병용으로 이 같은 효과를 내기 때문에 암 치료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게 동아에스티의 계획이다.
■ 베나다파립·DA-4511, 상용화 되면 ‘시장성 풍부’ 동아에스티·일동홀딩스 글로벌 제약사 도약 가능
현재 베나다파립은 국내 외에도 글로벌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과 중국에서 위암 치료제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기 때문에 개발 성공 출시 후 시장 진입 및 확대가 쉬울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 조사기관 ‘이벨류에이트파마’가 예상한 오는 2027년 파프 억제제 시장은 약 70억달러(한화 9조5000억원)다. 베나다파립이 베스트 인 클래스가 될 경우 시장 상당 수를 장악할 것으로도 점쳐진다.
또 베나다파립과 DA-4511, DA-4505와의 병용이 임상에서 확연한 성과를 거두게 되면 적응증 확대로 시장성은 더욱 풍부해질 전망이다.
파프 억제제의 경우 난소암과 유방암이 주요 적응 기전이지만 아이디언스는 위암과 고형암 등을 대상 표적 치료 항암제로 연구 개발 중에 있다. 동아에스티의 후보물질과 병용 사용으로 치료 효과가 커질 경우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큰 성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글로벌 항암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1544억달러(210조6000억원)로 오는 2030년 2578억달러(351조7681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