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열풍에 덩달아 뛰어들었다가 후회하는 직장인들 증가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일본에서는 인구감소와 경기회복이 맞물리면서 인력난이 가중되자 신입사원은 물론 경력직 채용시장의 규모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직을 희망하는 직장인도 작년에 사상 처음 1000만 명을 돌파하며 대(大) 이직시대라는 말도 등장했지만 의외로 실제 이직을 경험한 직장인 중 많은 이가 전 직장을 그리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정보 사이트 마이나비가 지난 달 31일에 발표한 경력직 이직활동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면 이직경험자 3명 중 1명이 퇴직한 과거 직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직경험자 중 이전 직장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는 비율은 32.9%로 구체적인 이유는 ‘육아 등의 가정 사정으로 이직했지만 환경이 바뀌었다’, ‘이직 전에는 몰랐던 전 직장의 좋은 점을 깨달았다’ 등이 거론되었고 이들 중 57.5%는 이전 직장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최근 일본 기업들이 퇴사한 직원을 재고용하는 알룸나이 채용을 속속 도입하는 움직임과 무관하지 않은데 내심 전 직장을 그리워하는 경력자들에게 공식적으로 돌아올 수 있는 문을 열어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취업정보 사이트 리크루트는 기업들의 퇴사자 재고용을 대행하는 서비스 Alumy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용자 중 70%가 퇴사 후 4년 내에 원래 직장에 다시 재입사를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과거 알룸나이 채용이 40~50대 베테랑 직원들을 주 대상으로 삼았던 것에 비해 최근에는 실무능력에 현장 감각까지 겸비한 20~30대 젊은 직장인들에게도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리크루트 측의 설명이다.
취업정보 사이트에 맡기지 않고 자체적으로 알룸나이 채용을 실시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어 미쓰비시 UFJ은행은 올해 4월부터 기존 퇴직자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알룸나이 채용계획을 별도로 수립하고 전용 부서도 신설했다.
미쓰비시 UFJ은행의 올해 경력직 채용규모는 작년보다 70% 늘어난 600명으로 사상 처음 신입사원 채용규모를 넘어섰는데 경력직 채용경쟁이 점차 심화되는 만큼 사측은 알룸나이 채용의 비중이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마침 지난 달 말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0%에서 0.25%로 인상하면서 은행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타 업종 대비 인력채용도 용이해질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신입과 경력직 모두 채용시장이 과열되어 있는 만큼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한편 후생노동성 조사에서는 2020년 신입사원의 3년 내 이직률이 전년 대비 0.8포인트 올라간 32.3%를 기록하면서 취업 미스매칭이 더욱 심각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인원들이 이직을 시도하면서 경력직 채용시장 규모도 그만큼 커지고 있지만 공교롭게도 이직자들도 비슷한 32.9%가 전 직장을 그리워하는 것을 보면 취업 미스매칭은 신입과 경력을 가리지 않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