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제 기자 입력 : 2024.12.07 05:00 ㅣ 수정 : 2024.12.07 05:00
EC, 양사 기업결합 승인...美법무부 소송 없으면 합병 완료 대한항공, 이달 11일 아시아나 자회사 편입 두 항공사 미사용 마일리지 3조5000억원 규모에 달해
[뉴스투데이=최현제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신주 인수 날짜를 20일에서 11일로 앞당기며 자회사 편입 절차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달 28일 유럽연합(EU)집행위원회(EC)로부터 기업결합에 대한 최종 승인을 받았으며 이를 미국 법무부(DOJ)에 보고했다. DOJ가 이달 11일까지 독과점 관련 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양사 합병 절차는 사실상 끝날 전망이다.
이렇듯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본격화되면서 마일리지 통합 방식과 소비자 혜택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대한항공은 약 2조5542억원, 아시아나항공은 약 9819억원의 미사용 마일리지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두 회사 마일리지를 합하면 총 3조5130억원에 달한다.
이 막대한 규모의 마일리지가 어떻게 통합될 지에 소비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합병 이후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 통합 △비율 산정 △운임 상승 가능성 △선택권 축소 등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다.
■ 내 아시아나 마일리지, 대한항공으로 얼마나 바뀔까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는 각각 다른 가치와 적립 구조를 가진다. 대한항공은 신용카드 사용 1500원당 1마일을 적립하고 아시아나항공은 1000원당 1마일을 적립하는 방식이다.
이런 차이점 때문에 두 항공사 마일리지를 동일한 가치로 통합하는 ‘1대 1 전환’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보다 약 30% 높은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환 비율을 약 1:0.7 수준으로 예측한다. 예를 들어 아시아나항공 고객이 보유한 10만 마일은 통합 이후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약 7만 마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양사 마일리지 간 공정하고 합리적인 전환 비율 설정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객들이 잘 알고 있다"며 "이를 감안해 전문 컨설팅 업체와 긴밀히 협업해 전환 비율을 결정하고 공정거래위원회와도 충분히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우수회원 제도 통합 역시 소비자 불만의 핵심이다. 대한항공 모닝캄 등급(5만 마일 기준)과 아시아나 골드 등급(2만 마일 기준) 간 차이로 통합 이후 아시아나 고객이 기존 혜택을 잃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항공은 공정거래위원회에 통합안을 제출해 “기존 소비자 혜택이 2019년 기준보다 불리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운임 상승과 선택권 축소 우려
합병 이후 대한항공은 국내 유일의 대형 항공사로 자리 잡아 국제선 여객 점유율이 약 73%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칫 독과점 체제에 따른 소비자 선택권 축소와 운임 상승 가능성이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 시장은 글로벌 항공사가 각축전을 벌이는 치열한 경쟁 시장"이라며 "이와 같은 글로벌 항공시장에서 통합 항공사가 일방적으로 운임을 인상하기 불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재작년 공정거래위원회 시정조치에 따라 향후 10년 동안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운임 인상을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며 “기업결합심사 목적은 양사 결합 이전의 경쟁 환경을 유지하는 데 있고 경쟁 제한성이 있는 중복 노선은 다른 항공사 시장 진입 등 구조적 조치로 경쟁 환경을 복원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러한 조치에도 운임 상승과 선택권 축소에 대한 우려를 완전히 떨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복 노선 축소로 좌석 경쟁이 심화되거나 항공권 확보가 어려워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 소비자, 전략적 접근 필요
양사의 마일리지 프로그램은 통합 항공사 출범 전까지 2년간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이 기간 동안 소비자는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어 최대한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기간 동안 소비자는 기존과 동일하게 각 항공사 마일리지를 사용할 수 있으며 통합 항공사 출범 시기에 맞춰 두 회사 마일리지는 대한항공 '스카이패스'로 통합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대한항공이 단 1마일의 피해도 발생하지 않도록 통합안을 촘촘하게 설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다만 소비자들이 합병 이후 변화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항공사 발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필요하면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명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결국 이번 합병이 대한항공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겠지만 이에 못지 않게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투명하고 구체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