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 자동차 사고 급증에 손보사 긴장…자동차보험 손해율 방어 만전
대형 손보사 10월 자동차보험 손해율 85.2%…전년 대비 3.7%p 상승
삼성화재‧현대해상 등 사고예방 활동 강화…타 손보사도 상시 지원 지속
한파‧폭설 등 계절적 요인에 손해율 상승…4분기 자동차보험 적자 예상
"자동차보험료 인하 누적에 손해율 악화 불가피…보험료 인상 가능성"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지난달 말 서울‧수도권 지역에 내린 '역대급' 폭설로 자동차 사고가 급증했다. 손해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상승 전망에 손해율 방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9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폭설이 내리면서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상위 4개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에 접수된 사고 건수는 4만22건으로 나타났다. 27일 2만3295건, 28일 1만6727건이다. 긴급출동 건수도 27일 6만2530건, 28일 6만4216건으로 이틀 동안 12만6566건을 기록했다.
손보사들은 손해율이 악화되면서 자동차보험 적자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지난달 상위 4개 손보사의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5.2%로 전년 동기 81.5%에 비해 3.7%포인트(p) 악화됐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10월말 기준 삼성화재의 누적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1.2%로 전년 동월 79.2%에 비해 2.0%포인트(p) 상승했다. DB손해보험은 같은 기간 78.1%에서 80.6%로 2.5%p 올랐다. 현대해상은 78.4%에서 82.1%로 3.7%p, KB손해보험은 78.6%에서 82.0%로 3.4%p 악화됐다.
올해 10월 말까지 국내 7개 손보사의 누적 평균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82%로 적자 구간에 들어섰다. 통상 자동차보험 적정 손해율은 78~82% 수준으로 여겨진다. 82% 수준은 적자가 시작되는 지점인 것이다.
메리츠화재는 78.8%에서 80.8%로 2.0%p, 한화손해보험은 81.4%에서 83.0%로 1.6%p. 롯데손해보험은 80.8%에서 84.2%로 3.4%p 상승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기간 이동량이 감소하면서 개선되는 효과를 보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로나19 시기 이전인 2019년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은 92.9%였으나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2020년 85.7% △2021년 81.5% △2022년 81.2% △2023년 80.7%로 개선세를 지속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손해율이 다시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손해율이 개선됨에 따라 금융당국이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압박하면서 손보업계가 보험료를 지속적으로 인하한 영향이다.
손보사는 겨울철 차량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검점 등 서비스를 제공하며 손해율 방어에 나서고 있다.
삼성화재는 동절기 한파 및 폭설을 대비해 비상대응 캠프를 운영한다. 인천국제공항 내 장기주차 고장출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전국 제설함과 상습결빙구간 등 6000여곳 이상의 지역 리스트를 최신화하고, 협력업체별 순찰 구간을 매칭해 사고 예방에 나선 것이다.
또 폭설에 대비해 도로 결빙 등 사전 점검활동을 강화하고, 기상 및 위험 상황을 수시로 고객에게 안내하는 등 사전 조치도 활성화한다.
현대해상도 △현장출동자 대상 한파대응 매뉴얼 배포 및 동영상 교육 실시 △고속도로합류지 등 주요 출동지연지역 사전 점검 △국지적 재해발생 대비 전국단위 긴급 견인지원단 편성 등 겨울철 한파‧폭설 등에 따른 사고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밖에 DB손보, KB손보 등 다른 손보사들도 고객을 대상으로 차량 정비 서비스를 제공하고 긴급출동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상시 대응을 지속하고 있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통상 여름철 폭우 기간 비상대응 체계를 가동해 침수차량 등 피해에 대해 대응하고, 겨울철에는 긴급출동 서비스, 차량점검 서비스 등 상시 대응 체계를 지속하며 손해율을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보사들이 이처럼 손해율 방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내년 자동차보험료율이 상승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자동차보험료 인하 누적에 따른 손해율 악화에 더해 하이브리드‧전기차 배터리 교체 등 수리비 상승, 공임비 상승 등으로 보험금 지출이 커져 보험금 지급 규모가 커지고 있다.
천지연 보험개발원 연구위원은 올해 6월 '최근 자동차보험 손해율 변동요인 분석' 보고서에서 "향후 보험료 인하 효과가 점진적으로 반영되고, 사고심도 증가 추세가 유지될 경우 전체 손해율은 증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는 향후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말 예상치 못한 기록적 폭설에 사고 발생 건수가 증가했다"면서 "통상 겨울철에는 계절적 요인 영향에 손해율이 상승하는 만큼 4분기 자동차보험 적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손보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사고 예방 활동을 강화하면서 고객의 안전은 물론 손해율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면서 "손해율 인하가 누적되면서 내년 자동차 보험료가 인상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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