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안정화 총력…4대 금융그룹, 해외 투자자 달래기
금융권 “밸류업 계획 차질 없이 이행·해외 투자자 소통 강화”
[뉴스투데이=김세정 기자] 금융당국은 국내 정치 상황이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주시하며, 연일 금융권과 만나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주요 금융지주 자회사들의 유동성과 건전성을 면밀히 점검하고, 특히 외화 유동성 확보를 당부했다. 금융권은 이탈 현상을 보이는 해외 투자자들에게 밸류업 계획 완수와 자본 비율 관리를 약속하며 진화에 나서고 있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금융사들과 릴레이 회의를 개최하는 등 시장 안정에 주력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주가 시작되자마자 이틀 연속 5대 금융지주 등과 만나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은행의 건전성과 유동성, 재무적 안정성 영향 등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금융지주는 대외신인도 측면에서도 최전방에 있다”며 “외국계 금융사·투자자 등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 지주사의 안정성과 우리 금융 시스템의 회복력을 적극 소통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밸류업, 공매도 시스템 구축 등 금융 정책 현안을 당초 일정과 계획에 따라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내부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외화자금 동향 등 실시간 모니터링 강화와 금융회사의 충분한 외화 유동성 확보를 당부했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금융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 가속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금융 업종에서 7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탄핵 정국 등 정치 불확실성이 이어지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불안감도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번 탄핵 정국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일 것이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국내보다 해외에서의 충격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주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에선 국내 정치 상황을 계속 봐왔기 때문에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짐작할 수 있지만, 해외에선 정말 쇼크가 온 것이라 제가 일일이 답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질문이 왔다”는 반응을 전했다.
이 총재는 전날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 “당분간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며 “지금 환율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고, 시장이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주요 금융그룹들은 해외 투자자들의 우려를 진화하기 위한 소통 강화에 나섰다.
현재 비상대응체계를 가동 중인 KB금융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현 상황을 설명하고 지난 10월 발표한 밸류업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는 서한을 보냈다.
또 그룹 컨퍼런스 콜, 대면 미팅 등으로 실시간 정보를 공유해 투자자들의 이탈을 막는 등 사태의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주요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캄보디아 중앙은행(NBC), 싱가포르 중앙은행이자 금융 규제 기관인 통화청(MAS)과 현황을 공유하고 향후 이슈 발생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소통할 계획을 밝혔다.
신한금융도 해외 투자자 대상 컨퍼런스 콜 등 실시간 소통과 시장 변동성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안정적으로 지속하고, 국내외 투자자들과 약속을 지키는 주주환원 정책을 통해 시장 신뢰를 지키며 대외 신인도 유지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밸류업 계획 이행을 약속하는 서한을 해외 투자자들에게 발송하면서, 특히 환율 상승 리스크에 대비한 그룹의 위험가중자산 관리 체계 강화와 연말 보통주자본비율의 안정적 관리를 강조했다. 우리금융 역시 해외 투자자 대상 대면·비대면 소통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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