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대표 줄줄이 교체…쇄신·변화 통한 성장 전략

김태규 기자 입력 : 2024.12.16 08:15 ㅣ 수정 : 2024.12.16 10:03

7개 전업 카드사 중 4개사 교체…지주계 3곳 바뀌어
'비용 효율화'→'성장'으로 경영 전략 선회 선택한 듯
"금리인하기 금융시장 변화에 대응 필요하다는 판단"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전망에 사업영역 확대 필요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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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재관 KB국민카드 신임 대표이사 후보, 박창훈 신한카드 신임 대표이사 후보, 성영수 하나카드 신임 대표이사 후보, 김이태 삼성카드 신임 대표이사 후보  [사진편집=뉴스투데이]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올해 CEO 임기가 만료되는 카드사들이 CEO를 대거 교체하면서 안정보다는 쇄신과 성장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분석된다.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 방어에서 적극적인 성장으로 전략을 선회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하나카드의 CEO가 모두 교체됐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달 12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를 열고 하나카드 새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 성영수 하나은행 부행장을 추천했다.

 

1965년생인 성 후보는 고려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한 뒤 하나은행에서 경기영업본부장, 외환사업단장, 기업·투자은행(CIB)그룹장을 거쳐 기업그룹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그룹CIB부문장도 겸임 중이다.

 

하나금융은 성 후보가 법인카드와 글로벌 관련 상품 부문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금융 임추위는 성 후보에 대해 "하나은행에서 다년간 축적한 기업 영업 부문과 외환 부문 경력을 토대로 하나카드사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법인카드 시장과 트래블로그 등 글로벌 관련 상품의 시장 내 위치를 확립하고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하나은행 등 관계사와의 협업을 제고해 그룹 비은행 부문의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는 회사로 성장시킬 수 있는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신한금융은 이달 5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를 열고 박창훈 신한카드 Payment 본부장을 신한카드 새 대표이사 사장으로 추천했다. 본부장이 부사장을 거치지 않고 추천된 파격 인사다.

 

신한금융 자경위는 박 후보를 추천한 이유로 과감한 조직 내부 체질 개선을 이끌고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할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 자경위는 "박 본부장이 Payment 그룹과 신성장본부, 영업추진팀 등 디지털 및 영업관련 핵심부서를 거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신한카드를 플랫폼 기업으로 진화시키는 데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KB국민카드 대표에는 김재관 KB금융지주 재무담당(CFO) 부사장이 추천됐다. KB금융지주는 이달 6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김 부사장을 KB국민카드 새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1968년생인 김 부사장은 KB국민은행 중소기업부장, SME 기획부장, 기업금융솔루션본부장,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을 역임하며 그룹 내 다양한 핵심직무를 경험한 인물이다.

 

대추위는 김 부사장에 대해 "기민하고 역동적인 조직으로의 전환을 주도하는 속도감 있는 실행력을 통해 '1등 카드사'로의 도약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경영관리 역량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카드 역시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삼성카드는 지난달 29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김이태 삼성벤처투자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김 후보자는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과장 출신으로 2016년 삼성전자에 합류해 글로벌커뮤니케이션그룹장 및 대외협력팀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말에는 삼성벤처투자 대표이사를 맡아 벤처 생태계에 성공DNA를 이식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을 주도했다는 평을 받는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김 후보자의 금융분야 경험과 풍부한 네트워크를 통해 기존의 결제, 금융사업을 넘어 디지털, 데이터 혁신에 기반한 새로운 사업영역으로의 확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이 이처럼 대표이사를 대거 교체하는 배경으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업권 내 경쟁 심화 등이 지목된다.

 

카드업계는 그간 지속돼 온 고금리 상황에 조달 부담을 겪으면서 고객 혜택을 줄이고 비용절감을 통해 수익을 방어해 왔다. 또 누적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영향에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에서 수익을 거두기 어려워지자 고수익 상품인 카드론 취급을 확대하며 수익성을 제고해 온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 한국은행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한 것으로 보고 다시 성장 전략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CEO가 교체된 이들 4개사는 모두 새 대표이사 후보 추천 사유로 성장 지속, 사업영역 확장, 변화 등을 꼽았다. 금리인하기 금융시장 환경이 급변할 것으로 예상돼 변화의 필요성이 크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달 말 가맹점 수수료율이 또다시 인하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이번 인사에서 '안정'보다는 '변화'에 중점을 뒀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드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아직은 업황이 밝지 않은 상황이나 금리인하기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카드사들이 CEO 교체를 통한 변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조달금리도 하향 추세를 보이는 만큼 적극적인 영업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드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가 전망돼 여전히 전망이 좋지는 않다"면서 "디지털 전환 등 업권 내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쇄신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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