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어려움을 겪고 있을 사람들과 가진 것을 나누고 싶어요”... 부산 쌍둥이돼지국밥 고명자 대표의 따뜻한 선행

문지영 기자 입력 : 2024.12.18 18:03 ㅣ 수정 : 2024.12.1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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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연산동 쌍둥이돼지국밥 고명자 대표 [사진=고명자 대표 제공]

 

[부산/뉴스투데이=문지영 기자] 부산의 대표 향토음식으로 알려진 돼지국밥은 돼지 사골을 우려낸 육수를 돼지고기와 밥에 수차례 부었다 따르며 덥힌 다음 국물을 부어내는 음식이다. 

 

돼지국밥은 부산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나기보다는 6·25전쟁이 발발하고 부산에 전국 각지의 피난민들이 모여들면서 전해졌다. 피난민들에게는 고향을 떠올리는 음식인 돼지국밥은 부산 지역민들에게는 배고픈 시절을 달래주는 음식으로 지역을 파고들었고, 지난 2009년 부산의 공식 향토음식 중 하나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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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연산동에 위치한 쌍둥이돼지국밥 외부 모습 [사진=조영준 기자]

 

부산의 쟁쟁한 돼지국밥 가게들 가운데 연산동에 위치한 쌍둥이돼지국밥은 내년 4월이면 개업 2주년을 맞이한다. 맛과 친절한 서비스로 부산 시민들은 물론 전국 식객들의 발길을 사로잡는 쌍둥이돼지국밥은 사장의 따뜻한 선행의 맛도 느낄 수 있는 연산동 쌍둥이돼지국밥에서 <뉴스투데이>가 직접 고명자 대표와 인터뷰를 통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고명자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사장님 안녕하세요, 간단한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연산동에서 2023년 4월에 쌍둥이돼지국밥을 개업해 운영하고 있는 고명자라고 합니다.

 

Q. 쌍둥이돼지국밥이 최근 입소문이 많이 나는 추세인 것 같습니다. 체감하고 계시는지요?

 

A. 손님들이 저희 가게를 맛과 푸짐한 양, 친절한 서비스로 많이 칭찬을 해주셔서 입소문이 나고 있어요. 부산 사람들도 저희 가게를 좋게 봐주시는데, 전국에서 인터넷 검색으로 오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서울에서 오시는 분들도 연산동 부근 숙소에 머무르면 주말에 꼭 들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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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이 즐겨찾는 연산동 쌍둥이돼지국밥의 대표메뉴인 돼지국밥과 모듬백반 [사진=조영준 기자]

 

Q. 맛집으로 칭찬받는 비결이 무엇인가요?

 

A. 연령대별로 선호하는 고기의 질감이 달라서 손님의 취향에 맞는 식사를 준비해요.  어르신들은 치아가 약하거나 없는 탓에 연한 고기를 선호하고, 반대로 젊은 여성분들은 살코기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특성을 반영해 손님상을 준비하기 때문에 고기를 썰면서도 오시는 손님들을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어요.

 

Q. 선행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실까요? 

 

A. 종종 저희 가게에 식사하러 오시는 치매에 걸린 어르신이 한 분 계셨어요. 종종 저희 가게에 식사하러 오셨는데, 치매를 앓고 계셔서 깜빡하고 결제하지 않고 가실 때가 있어요. 저희는 괜찮다고 그냥 보내드렸는데 한번은 어르신이 저희 가게에 결제할 돈을 찾으려고 은행에 가시고는 소동이 있었어요. 

 

어르신이 동사무소 직원들을 대동하고 오신 적이 있는데 알고 보니 어르신이 통장에 잔액이 없는데 돈을 찾겠다고 하시는 바람에 은행에서 소란이 좀 있었대요. 결국 은행 직원들이 경찰에 인계했고 나중에 동사무소에서 신원을 확인해보니까 치매 환자셨다고 하더라고요. 

 

동사무소에서 어르신께 점심 대접하려고 드시고 싶은 메뉴를 여쭤보니 저희 가게만 기억하셨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직원분들이 어르신을 저희 가게로 모시고 와 밥값을 계산하겠다고 하시길래, 저희는 계산 안 해도 괜찮으니 어르신께 계속 오시라고 했고 그게 계기가 되었습니다.

 

Q. 치매 어르신을 계기로 독거노인 대상 식사 대접도 꾸준히 이어오고 계신 건가요?

 

A. 네. 독거노인과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대상으로 식사 대접 봉사를 하고 싶어서 작년 어버이날에 20명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처음으로 식사를 대접해드렸습니다. 이후로 한 달에 20명 정도 어르신들이 편할 때 방문해서 드시게끔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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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시간 어르신들을 비롯한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들이 쌍둥이돼지국밥을 찾아 식사를 즐기는 모습 [사진=조영준 기자]

 

Q. 요즘 경제가 어려워서 나눔 활동을 계속하는 것이 쉽지 않으실텐데,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어려운 시절을 지나왔기 때문에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을 사람들과 가진 것을 나누고 싶었어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소녀가장에게 도시락 제공 봉사도 참여하고 싶은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조금 더 아껴 쓴다고 생각하고 생활하고 있어요. 그러면 이웃에게 나눠줄 수 있고, 다 같이 더불어 살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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