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금교영 기자] 미국 하원의원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사태에 대한 우려를 담은 공식 서한을 미국 국무부에 보내고 탈중국 공급망 구축을 위한 관심을 촉구했다.
고려아연은 최근 에릭 스왈웰 미 하원의원이 호세 페르난데스 미 국무부 차관에 보낸 공식 서한을 26일 공개하고 이 같이 밝혔다. 스왈웰 의원은 미국 의회 내에서 핵심광물을 다루는 의원협의체 '핵심광물협의체’ 공동의장 자격으로 이번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스왈웰 의원은 탈중국 공급망 구축을 위해 협력해야 할 기업으로 고려아연을 언급했다.
그는 "고려아연은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와 탈중국 밸류체인의 핵심 기업"이라며 "세계 최대 규모 아연을 비롯해 은과 동 등을 생산한다"고 소개했다.
이어 "특히 올인원 니켈제련소 등 고려아연의 니켈 제련 기술은 전 세계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들이 중국에 의존하지 않는 안정적인 공급을 확보하는 데 있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 경영권을 확보할 경우 여러 부작용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스왈웰 의원은 MBK파트너스 주요 투자자(LP) 중 하나로 중국투자공사(CIC)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여러 사례를 통해 중국과 상당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음을 설명했다.
그는 "이런 배경에서 MBK가 고려아연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며 "MBK의 집중력과 투자 실적을 고려할 때 중국 기반 또는 중국 자금이 투입된 법인이 다양한 거래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는 중국 기업으로 기술 이전뿐 아니라 중국으로부터 중요 광물 공급망을 차단하고 확장하려는 한미 공동 노력의 중요한 글로벌 플레이어가 해체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스왈웰 의원은 "최근 중국이 사상 가장 공격적인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며 "이 거래가 경제적 영향과 양국 공동 국가 안보 이익을 포함한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는 방식으로 계속 검토될 수 있도록 산업부 및 한국 카운터파트와 계속 협의해주시길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 의장국이 한국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갈륨과 게르마늄, 안티모니와 흑연 등 핵심광물소재에 대한 중국의 공격적인 수출 통제 조치는 공급망 강화를 위한 한미 동맹간 협력과 거래 검토 중요성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MSP는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와 다변화를 위해 지난 2022년 6월 출범했으며 현재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14개국과 EU가 참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국에 이어 올해 7월부터 1년간 의장국을 맡았다.
고려아연 보유 기술에 대한 정부차원 보호조치가 필요다는 점도 강조했다.
스왈웰 의원은 "고려아연의 이차전지 배터리 소재 기술(국가핵심기술 및 국가첨단전략기술)은 중국의 강력 지원을 받는 기업에 맞서 한국 배터리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라며 "정부차원 기술보호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영풍·MBK 연합은 내년 1월 23일 열리는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 안건 등을 두고 표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지난 23일 임시이사회에서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과 소수주주 보호 규정 신설, 분기 배당 도입, 발행주식 액면분할 추진, 이사 수 상한 설정, 집중투표제 도입 등 임시 주주총회 주요 안건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