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세정 기자] 연말 금융권 임원 인사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주요 대형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행장이 교체된 반면, 지방은행장들은 연임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백종일 전북은행장과 고병일 광주은행장, 황병우 DGB금융지주 회장 겸 iM뱅크 행장은 연임이 결정됐다. 업계에서는 아직 차기 행장 후보를 발표하지 않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도 연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이 호실적에도 대부분 행장을 교체한 것과 달리 지방은행들은 행장 연임이 이뤄지며 안정을 택하는 모습이다.
올해 말 임기만료를 앞둔 백종일 전북은행장과 고병일 광주은행장, 황병우 iM뱅크 은행장은 모두 호실적을 바탕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전북은행은 이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백종일 은행장의 연임을 지난 17일 결정했다. 백 은행장의 임기는 내년 1월부터 1년이다.
백 은행장은 “변화와 혁신으로 더욱 굳건한 은행을 만들어 가겠다”며 “앞으로도 지역과 동반 성장하는 상생 경영을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신증권과 JP모건 등을 거쳐 2015년 전북은행으로 옮긴 후 여신지원본부 부행장, JB자산운용 대표이사, 프놈펜상업은행장을 지낸 백 은행장은 지난해 1월 제13대 전북은행장으로 취임했다.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을 통해 양호한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병일 광주은행장도 같은 날 1년 연임이 결정됐다.
1991년 광주은행에 입행한 고 행장은 백운동지점장, 개인영업전략부장, 경영기획본부(CFO) 겸 자금시장본부 부행장 등을 거쳤다. 지역 밀착·상생 경영 등으로 광주·전남 대표은행으로서 위상을 다졌다는 평을 받았다.
고 행장은 “갈수록 어려워지는 국내외 금융 환경에 변화와 혁신으로 내실 있는 질적 성장을 이뤄내고, 지역 향토 은행으로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100년 은행을 만드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내놨다.
황병우 iM뱅크 은행장도 연임에 성공했다. DGB금융지주는 지난 20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차기 iM뱅크 행장에 황병우 현 행장 겸 지주회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임추위는 iM뱅크가 시중은행 전환이라는 과도기를 거치는 과정에서 황 행장이 새로운 도약과 조직 안정화를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행장은 1998년 입행 뒤 경제연구소에서 지역경제와 금융시장을 연구했다. 이후 영업점장과 은행 비서실장, 지주 경영지원실장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iM뱅크(당시 대구은행) 행장을 맡아왔다.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방성빈 부산은행장과 예경탁 경남은행장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달부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행장 후보 논의를 시작했다”면서 “현 행장 임기가 3개월 정도 남아있고 차기 후보 윤곽은 아직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방 행장이 16조원 규모의 부산시 1금고 유치에 성공했고, 예 행장은 경남은행이 올해 3분기까지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해 실적 면에선 연임 가능성도 점쳐진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지방금융지주(BNK·JB·DGB금융그룹)들의 4분기 합산 지배주주기준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2434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 310억원 대비 2124억원(685.2%)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호실적을 거뒀음에도 ‘쇄신·세대교체’ 바람이 불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가운데 신한은행을 제외한 4곳의 은행장이 교체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 내부통제와 인적 쇄신을 강화하겠다는 금융권의 의지가 반영된 것 같다”면서 “특히 내년에는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만큼 젊은 경영진의 위기 돌파 리더십이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