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무안공항 사고에 '가덕도신공항' 불안감 증폭…안전성 논란 재점화
무안공항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버드 스트라이크'
가덕도 역시 철새 주요 이동 통로상에 있어 '위험'
인천공항 대비 좁은 폭·짧은 길이의 활주로 우려
[뉴스투데이=김성현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로 탑승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했다. 이 사고로 가덕도에 지어지는 신공항의 안정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시 역대 최대 사업인 가덕도신공항사업은 공항 개발 사업으로도 인천국제공항 이후 가장 큰 프로젝트다.
■ 철새도래지에 지어진 무안공항, 그리고 가덕도신공항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가 지목되고 있다. 이로 인해 항공기의 바퀴인 랜딩기어가 정상적으로 내려오지 못해 동체 착륙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무안공항에서 고작 15km 떨어진 곳에는 무안 갯벌 습지보호구역이 위치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이곳은 멸종위기 철새의 주요 서식지다. 애초부터 버드 스트라이크의 위험성이 높았던 곳이다. 지난 10일 해수부는 "국가해양생태계종합조사와 무안 갯벌 생물다양성 정밀조사를 실시해 무안 갯벌 내 노랑부리백로, 저어새 등 멸종위기종의 서식을 확인하고 지역주민 공청회를 통해 지정에 관한 의견을 수렴했다"며 "그 결과 함평만 갯벌을 중심의 기존 보호구역(42㎢)을 탄도만 주변(71㎢)까지 확대해 약 113㎢에 걸친 습지보호지역을 지정했다"고 말했다.
가덕도신공항 역시 비슷한 문제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가덕도생태조사단은 지난 2022년 5월 '가덕도의 생물다양성과 문화에 대란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단은 "총 6400마리가 넘는 새들이 활주로 상공을 비행하거나 지상 50m에서 900m 사이 고도에서 날아다닐 것을 의심해볼 수 있다"며 가덕도신공항의 지리적 위험성에 대해 지적했다.
이어 "가덕도는 한반도와 일본 서남부를 오가는 철새의 주요 이동 통로 상에 있다"며 "해당 조류종에 관련된 발간 문헌과 조사자료를 취합하면 대략 매년 수십만 마리의 철새가 가덕도를 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부산시 역시 이러한 논란에 대한 심각성을 의식하고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조류 전문가들을 통해 자문을 얻은 결과 가덕도의 항공경로는 철새의 이동경로와 상관 없다는 답을 들었다"며 "다만 새들의 움직임을 전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움직임을 제어하기보다는 새들의 접근을 막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무안공항 역시 조류 관련 사고 예방을 위해 다양한 예방책을 시행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진 못했다.
지난 30일 사고 관련 브리핑에서 "철새도래지인 무안에 공항이 무리하게 들어선 것 아니냐"는 질문에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무안공항 운영 주체인 한국공항공사가) 여러 조류를 회피하기 위한 활동으로 서식지 제거나 배수로 차단 등 공항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했다"고 답했다.
■ 45m의 좁은 활주로..."조종사가 안정감 느끼는 폭은 60m"
가덕도신공항의 좁은 활주로 폭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가덕도신공항의 활주로 폭은 45m로 60m인 인천공항에 비해 15m 좁다. 이는 무안공항과 같은 규모다. 길이는 3500m로 무안공항(2800m)보다 길지만 최소 3750m에서 최장 4000m에 달하는 인천공항 대비 부족한 수준이다. 활주로는 어떠한 상황에도 문제가 없게끔 안전하게 지어져야 한다. 수많은 승객을 실은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만큼 활주로의 폭은 넓을수록 안전하다.
부산시도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인지하고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지난 2018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과거 60m 이상 확보해야 하는 활주로 폭에 대한 기준을 45m까지 축소함에 따라 45m로 폭을 계획했다"며 "그러나 기본계획 도중 전문가들의 자문과 조종사들의 입장을 취합했을 때 대부분의 활주로 폭이 60m로 돼 있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덕도신공항의 활주로 폭은 갓길까지 포함해 75m로 예정돼 있다"며 "비행기를 직접 조종하는 조종사들의 심리적 부분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60m로 포장할 수 있도록 꾸준히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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