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업종 전망③ : 디스플레이] 남몰래 웃는 디스플레이…OLED도 AI '수혜주'
전소영 기자 입력 : 2025.01.10 05:00 ㅣ 수정 : 2025.01.10 05:00
LCD 사업 주춤한 가운데 OLED 제품 고속 성장세 두드러져 삼성디스플레이, LCD 접고 OLED 주력...중소형 세계 OLED M/S 50% LG디스플레이, 中 광저우 LCD 정리...대형 OLED 글로벌 M/S 90% 넘어 고성능 OLED 패널 수요 급증에 올해 디스플레이 시장 '대체로 맑음' 한국, 중국과의 OLED 기술 격차 2~3년에 불과...기술 초격차 경쟁력 갖춰야
2025년은 연초부터 나라 안팎으로 어지러운 형국이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의 난데없는 비상계엄 선포로 대한민국은 또다시 탄핵 정국을 맞았다. 그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에 가까워지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또한 이달 20일(현지시간)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등장도 걱정스러운 대목이다.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외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글로벌 통상 전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설상가상으로 내수 부진에 따른 불황 등 악재가 겹쳐 올해 기업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이에 따라 <뉴스투데이>는 새해 벽두부터 대내외 변수가 난무하는 을사년(乙巳年) 산업별 시장을 분석하는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뉴스투데이=전소영 기자] 올해 디스플레이 시장은 LCD(액정표시장치) 시대가 저물고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 세대교체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모니터, TV, 노트북·태블릿 등 IT(정보기술) 기기에 채택되는 패널도 OLED 비중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고성능을 갖춘 AI(인공지능) 제품을 사용하려면 전력 소모가 커 전력 효율이 우수한 OLED가 적합하다. 이에 따라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의 사업 무게추도 OLED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30년간 이어온 LCD 사업을 2022년 6월에 접고 OLED 개발에 집중하는 경영전략을 마련했다. 이에 힘입어 삼성디스플레이는 현재 스마트폰, 태블릿 등에 사용되는 중소형 OLED 글로벌 시장에서 시장점유율(M/S)이 50%가 넘는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경쟁업체 LG디스플레이도 LCD 사업 철수 절차를 밟고 있다.
TV에 사용되는 대형 OLED 글로벌 M/S가 90% 이상인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중국 광저우 LCD 패널 공장과 모듈 공장 지분을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에 넘기는 계약을 체결해 OLED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OLED 사업 수익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가 지난해 11월 발간한 '2024년 상반기 디스플레이산업 주요 통계'(Vol.2)'에 따르면 한국 디스플레이 기업의 매출액은 2023년 상반기와 비교해 14.7% 증가한 187억달러(약 27조 2160억원)을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지난해 상반기 OLED 비중은 2023년 동기대비 13.7% 늘어난 약 147억달러(21조4002억원)로 집계됐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연간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2020년 2조2000억원에 그쳤지만 이듬해 OLED로 사업 전환을 본격화하며 △2021년 4조5000억원 △2022년 6조원 △2023년 5조5018억원으로 호조를 보였다.
삼성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은 지난해 기준 △1분기 3400억원 △2분기 1조100억원 △3분기 1조5100억원으로 2023년에 비해 줄어든 양상이지만 업황 부진을 고려하면 선방한 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LG디스플레이는 2024년 영업손실이 △1분기 4694억원 △2분기 937억원 △3분기 806억원으로 3개 분기 연속 적자를 냈지만 적자 규모가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이는 사업구조가 OLED 중심으로 바뀌면서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얘기"라며 "실제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OLED 제품 비중이 2024년 3분기에 58%를 기록했는데 이는 2023년 3분기(42%)와 비교하면 16% 포인트(p) 늘어난 성적표"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말과 올해초로 이어진 탄핵정국 등 불확실성이 커져 산업 전반에 먹구름이 끼었지만 올해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은 비교적 밝다.
2025년 디스플레이 시장은 매출액 기준 △OLED 83억달러(약 12조806억원) △LCD 807억달러(117조4588억원) 등 1307억달러로 예상된다.
출하량 기준으로 올해 OLED가 지난해에 비해 4.4% 늘어난 11억대, LCD는 0.6% 감소한 23억대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OLED가 LCD를 빠르게 대체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는 AI 기능이 탑재된 TV, IT 기기 수요 확대가 본격화해 고성능 OLED 패널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OLED 품목별 시장 증가율은 △스마트폰 5.2% △모니터 17.5% △TV 4.2% △태블릿 10.6% △노트북 38.4%로 추정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발간한 ‘2025년 산업기상도’를 살펴보면 올해 디스플레이 산업은 스마트폰 AI 기능 적용 본격화에 따른 교체 수요, 프리미엄 OLED IT·TV 출하량 증가로 ‘대체로 맑음’으로 예보됐다. 이에 따라 2025년 디스플레이 수출액도 지난해에 비해 4% 가량 증가한 194억8000만달러(약 28조3706억원)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에 "다른 산업은 현재 어려운 상황이 예상되지만 디스플레이 시장은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 낙관적”이라며 “IT 기기 중 모바일은 애플이 올해 출시할 예정인 아이폰17 모든 모델에 LTPO(저전력 디스플레이) 패널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수혜는 고스란히 국내 기업에게 돌아갈 것 같다”고 말했다.
애플은 아이폰16 시리즈까지 프로 라인업(제품군)에 LTPO OLED 패널을 탑재해 왔다. 이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나눠 공급하고 있다.
그는 “올해 아이폰 글로벌 소비, 특히 중국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LTPO 확대 적용으로 모바일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며 “모니터 시장점유율 역시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TV용 OLED도 지난해 출하량이 500만대를 조금 넘어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 LG디스플레이가 출하량 목표를 650만대 수준으로 잡은 점을 감안할 때 상황이 지난해보다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다만 중국과의 OLED 기술 격차는 계속 관리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디스플레이업계는 중국이 한국 OLED 기술력을 빠르게 추격해 양국간 기술 격차가 2~3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기술격차가 줄어드는 것은 심각하게 여겨야 할 사항"이라며 "기술 격차를 계속 유지하려면 기술혁신으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며 이를 통해 2~3년이라는 기술 격차 기간을 유지하는 것도 현실적 방안”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