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스토리] 연매출 42兆 암 치료제 ‘키트루다’…3년 뒤 국내 바이오시밀러 성공할까
20개 암 치료‧40개 적응증 허가...혁신적 암 치료제
1년 투약 비용 7000만원...건보 적용 시 5%만 부담
2028년 한국‧미국 특허 만료...‘에버그리닝 전략’ 우려
셀트리온‧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 임상3상 진행 중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미국 소재 다국적 제약사 MSD(머크)가 개발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는 지난해 글로벌시장에서 판매 1위를 기록한 의약품이다. 20개 암을 치료할 수 있으며 40개의 적응증을 허가받았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매출액이 높다.
10일 외신 등에 따르면 키트루다가 대중에게 알려진 것은 고(故)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5년 91세 나이에 뇌종양 수술을 받고 면역 항암치료를 위해 키트루다를 처방받았던 사실이 보도된 이후다.
국내에서 키트루다를 3주 간격으로 1회씩 1년간 투약받으면 약제비가 약 7000만원이다.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으면 5%인 350만원을 약제비로 낸다. 급여권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키트루다의 사용량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
키트루다는 이른바 초블록버스터 의약품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키트루다는 지난 2013년 출시 후 4년만에 72억달러(10조5033억원) 연 매출을 달성했다. 또 8년 만에 분기 매출 50억달러(7조2965억원)을 넘어섰다. 분기 매출이 국내 상위 제약사 10개 매출을 합친 것보다 많다.
MSD는 지난 2022년 592억달러(86조159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이중 키트루다가 209억달러(30조5077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전체 매출의 35.3%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2023년 MSD의 전체 매출은 601억달러(87조4695억원)이며, 이 가운데 키트루다가 차지하는 비중은 41.59%인 250억달러(36조3875억원)에 달한다. 지난 2024년 MSD의 매출 전망치는 627억달러(91조4855억원)로 지난해 키트루다는 291억달러(42조3550억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올해 증권가에서 예상한 키트루다의 매출은 316억달러(45조9938억원)이다.
키트루다의 판매량 상승에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하는 것은 특허 기간 만료에 따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품) 출시다. 키트루다는 오는 2028년 한국과 미국에서 특허 기간이 만료된다. 유럽은 오는 2032년까지다. 현재까지 개발 중인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는 총 19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키트루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중에 있다.
셀트리온의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 ‘CT-P51’은 현재 미국에서 임상3상 연구가 진행 중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후보물질 SB-27의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 중인 상태다. 다만 종근당의 경우 싱가포르 제약사 ‘Favorex Pte Ltd’가 개발 중인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를 라이선스 인(기술수입)했다.
셀트리온은 키트루다 개발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현재 개발 중인 사안에 대해 전망치 등을 이야기하기에는 조심스럽다”라고 말했다.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있어 가장 큰 복병은 MSD의 에버그리닝 전략이다. 에버그리닝 전략은 물질의 제형을 조금씩 변경하거나 새로운 제조방법을 동원해 지속적으로 특허를 출현해 시장 독점 기간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 늘 푸른 나무처럼 살아 있게 해 ‘에버그리닝 전략’이라 불린다.
MSD는 국내 제약바이오사 알테오젠으로부터 ‘ALT-B4’(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기술을 수입했다. ALT-B4는 바이오의약품 정맥주사(iv) 제형을 피하주사(sc) 제형으로 변환시켜 주는 재조합 히알루로니다제 원천 기술이다. 이 기술 이전으로 알테오젠은 5조5560의 계약금을 받았다.
MSD는 지난해 말 키트루다의 SC 제형 방식으로 임상3상에 성공했다. SC 방식은 인슐린을 투약하듯 신체 주요 부위에 간단하게 주사하는 방식이다. 투약 방식이 편리하고 3분 정도면 약물이 신체에 전달돼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다줄 것으로 보인다.
MSD가 투약 방식이 바뀌었다며 특허기간을 연장할 수도 있다. 또 SC제형으로 시장을 바꾸기 위한 전략을 쓴다면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는 매출 부진을 겪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국민의 약제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바이오시밀러를 적극 권장하는 정책을 쓸 경우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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