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2 뷰] '쿠팡' 독주 무섭네...'소비 침체' e커머스 업계 양극화 심화
쿠팡, 차별화된 로켓배송으로 독주 체제 강화
소비 침체로 연말 특수 실종…대다수 실적 부진
알리익스프레스 결제액, 11개월 만에 49.3% ↑
[뉴스투데이=남지유 기자] 경기 침체에 탄핵 정국 등으로 연말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 속에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쿠팡이 로켓배송을 앞세워 독주 체제를 굳힌 반면 대다수 온라인 플랫폼들은 부진한 거래 실적을 올렸다.
16일 데이터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쿠팡에서의 카드결제 추정액은 3조2300억원으로 전체 10개 기업 중 1위를 차지했다.
이어 G마켓(지마켓)은 3875억원과 CJ온스타일은 3003억원, 11번가(2845억원), GS샵(2812억원), SSG닷컴(2678억원), 현대홈쇼핑(1303억원), 옥션(1138억원), 알리익스프레스(1133억원), 롯데홈쇼핑(897억원) 등의 순이었다.
재구매율에 있어서도 쿠팡은 83%로 10개 이커머스 업체의 20~50% 비율을 월등히 뛰어 넘었다. 1인당 결제단가도 쿠팡은 20만원으로 1위인 CJ온스타일 21만원과 차이가 크지 않다.
쿠팡의 약진은 독보적인 ‘로켓배송’ 혜택에 힘입은 결과인 것으로 분석된다. 쿠팡은 수조원의 적자를 감수하며 최근 10년간 전국에 100개 이상의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약 6조 원을 투자했다. 이렇게 전국에 구축된 물류망을 기반으로 직매입 상품을 빠르게 배송하며 경쟁력을 키워왔다. 또 와우멤버십을 운영해 할인 쿠폰과 무료 반품, 배송 서비스 등 혜택을 강화했다. 그 결과 1400만명에 달하는 와우회원을 확보했다.
쿠팡의 실적도 고공행진 중이다. 쿠팡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10조6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해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해 2분기 10조 357억 원으로 분기 매출 10조 원을 처음 돌파한 데 이어 또 한번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3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1481억원으로 2분기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반면 지난 연말에는 쿠팡을 제외한 대다수 업체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통상 12월은 성탄절과 연말연시 상품 판매, 설 선물 등으로 매출 특수를 누릴 수 있는 대목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러한 ‘연말 특수’는 비상계엄과 대통령과 국무총리 탄핵 등 국내 정국 불안 여파로 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달과 비교하면 쿠팡(3%)과 CJ온스타일(6%), 현대홈쇼핑(3%)을 제외한 7개 업체의 카드 결제액은 모두 감소했다.
한편 경기 불황에 저가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C커머스(중국e커머스) 알리익스프레스의 인기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카드 결제액은 지난해 1월 759억 원에서 12월에는 1133억 원으로 49.3% 늘었다. ‘광군제’가 있던 지난해 11월에는 1962억 원까지 오른 바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내년에도 빠르게 영향력을 빠르게 키워 쿠팡이 독주하고 있는 이커머스 시장 판도 흔들기에 나설 전망이다.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알리익스프레스는 저렴한 가격과 무료 배송·교환 정책으로 국내 고객들의 유입을 이끌고 있다. 또 티메프 사태 이후에는 입점·판매 수수료 혜택을 내세워 국내 셀러 유치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 기업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 상품 전용관인 ‘케이베뉴’를 출범해 CJ제일제당과 농심, LG생활건강 등 국내 대형 식품·뷰티 제조사를 품었다. 또 신세계그룹 G마켓과 손잡고 합작법인 설립을 앞두고 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중에는 평택항 인근에 국내 물류센터를 설립해 쿠팡처럼 신속한 배송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와 국내 기업의 동맹에도 쿠팡의 압도적인 시장 입지가 당분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아직까지 C커머스는 쿠팡에게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쿠팡은 강력한 물류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로켓배송을 갖추고 있다. 또 한국 사람들은 중국 국가 자체에 대한 불신도 깊고, 개인정보 유출 등 사건으로 인해 C커머스에 대한 신뢰도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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