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분 기자 입력 : 2025.01.19 07:12 ㅣ 수정 : 2025.01.19 07:12
증시 부진 속 피로감, 투자 필요성 공감 부족에 느슨 대기업중심 ESG경영 강화, 올해는 중소형사가 채워 탄소배출권 활성화 전망,올해 ESG 시계는 '째깍째깍'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올해도 국내 증권사들은 고객중심 경영에 대한 실천의지와 함께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강화를 주요 목표로 설정했다. 이는 밸류업 실천과도 맞닿은 ESG를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하고 투자 활로를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2022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ESG 경영이 화두에 올랐던 것과 달리, 2025년 초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로 ESG 경영이 빠졌거나 미미한 수준은 아쉬운 대목이다.
그간 국내 대형 증권사뿐만 아니라 중소형사까지 퍼지며 ESG가 투자에 깊숙이 스며든 가운데 IB(기업금융)로 변신하려는 전략 중심 역시 ESG는 주요 핵심 키워드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증권업계의 ESG경영 의지는 다소 느슨한 감이 있다. 지난해 혹독한 증시 부진이 이어졌고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여부와 공매도 금지, 토큰증권(ST) 제도화, 탄소배출권 비활성화 등 여러 사업이 막히거나 정체된 영향에 피로감이 높아진 영향이 컸다.
게다가 지난해 막판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트럼프 재집권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권사들은 올해 새로운 먹거리를 통한 수익 창출 및 강화 필요성 위주로 의지를 보여줬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국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증권사 CEO(최고경영자)들은 2025년 을사년(乙巳年) 키워드로 글로벌화와 차별성, 내부관리, 경쟁력 제고 등 외에도 ESG경영 고도화 전략을 내세웠다.
서정학 IBK투자증권 대표는 ”탄소배출권 거래 확대 등 ESG 관련 펀드와 친환경 투자상품 공급을 확대해 ESG 경영을 통해 지속 성장 기반을 만들겠다“며 "단계적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ESG 책임 경영을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성현·이홍구 KB증권 대표이사는 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한 시장 변동성에 대비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면서도 상생과 돌봄의 가치를 실현하는 ESG 생태계 확장을 강조했다.
ESG 관련해 유의미한 성과도 공유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전일 세계적 권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네셔널(MSCI)의 올해 ESG 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했다고 공개했다. 이는 직전 평가의 B등급에서 3단계 상승해 단기간에 급상승한 이례적인 성과였다.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이번 등급 상승은 불안정한 글로벌 경제 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ESG 경영 체계와 정책이 결실을 맺은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위상 강화와 함께 국내 금융산업의 ESG 경영 확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교보증권은 지난 8일에는 2025년도 ‘제1차 ESG 경영 실무협의회'를 열고는 지난해 ESG 주요 성과를 점검하고 올해 ESG 경영 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주요 실행과제는 △ESG 경영 10대 중요 이슈 진단 △국제기준에 상응하는 ESG 평가 지표 반영 △기후변화 대응 △생물다양성 △지속가능금융 역할 등이다. 지난 14일엔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해 ‘ESG경영 고도화’를 강조했다.
LS증권은 지난 13일 김원규 대표이사를 비롯한 50여명의 임직원들이 영등포 쪽방촌을 찾아 3000여장 연탄과 이불을 전달했다. LS증권은 ESG경영 일환으로 연탄 나눔 봉사·플로깅 활동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실천 중이다.
현대차증권은 전일 △배당성향 40% 이상 달성 △자기자본이익률(ROE) 10% 이상 달성 △업종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 상회 등을 골자로 한 ‘기업가치제고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3개년 밸류업 로드맵도 제시했다.
고환율과 업황 불확실성 속에도 국내 증권사들의 ESG 시계는 계속 돌아갈 전망이다. ESG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미래에셋·한국투자·삼성·KB·대신·하나·키움증권 등 이미 대다수의 증권사는 ESG위원회를 설립해 ESG경영 의지를 갖고 수익원으로 이어지도록 준비해 왔다.
ESG 리서치를 강화해 주요 수단으로 삼았고, ESG 관련 금융상품 개발도 확대해 ESG를 경쟁력 강화하는데 주력했다. 특히 올해 6월부터 배출권 이월 제한 기준이 완화되고 배출권 거래 중개업도 도입되는 만큼 탄소배출권 관련 시장도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
기존에는 한국거래소 등 배출권 거래소를 통한 직접 거래만 가능했으나, 앞으로는 배출권 거래 중개 회사로 등록한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거래가 가능해지는 점도 긍정적이다.
전문가는 국내 배출권을 기초로 한 금융상품이 올해 출시될 가능성이 높아 2025년 연간 배출권 가격은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배출권거래제 시장참여자 확대를 포함한 ‘온실가스 배출권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 오는 2월 시행 예정이며, 유상할당 비율이 크게 확대될 제4차 계획기간에 대한 구체적인 할당계획은 올 상반기까지 확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