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출범] 국내 보험산업, 시장 변동성 확대...건전성 관리 '발등의 불'

김태규 기자 입력 : 2025.01.21 08:26 ㅣ 수정 : 2025.01.21 08:26

트럼프 대통령 보호무역주의·관세확대 등 경기침체 장기화 전망
트럼프 發 금융시장 변화, 보험산업 성장성·수익성에 불리할 듯
겸기침체에 금리하락까지 조달 필요성 증가…올해도 조달 지속
해외진출·신사업 강화 등 수익 다각화로 지속가능성 제고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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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국내 보험업계의 부담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관세 확대 등에 따라 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돼 금리 하락에 따른 건전성 악화가 전망되기 때문이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은 국내 보험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글로벌 거시경제 및 금융시장 환경은 물가 안정을 바탕으로 통화정책 전환 영향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유럽연합(EU), 미국 등 주요국들은 2023년까지 지속된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적 통화정책에서 지난해 말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 전환에 나섰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따른 환경 변화가 금융시장의 불안을 확대하고 있다.

 

황인창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달 17일 '2025년 보험경영 주요 이슈'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및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은 거시경제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뿐 아니라 통화정책 전환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을 확대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증가시킨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모든 교역국에 20%의 추가 보편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에는 60%의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관세 확대가 점진적으로 이뤄지더라도 대미 수출은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수출 증가율을 지난해 8.1%에서 6.6%포인트(p) 축소된 1.5%로 전망했다. 수출 감소는 시장금리 하락으로 이어진다. 경기침체 추려가 기준금리와 물가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황 연구위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무역환경 악화는 경제성장률을 둔화시키고,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는 기준금리와 물가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해 시장금리가 당초 예상보다 더 낮은 수준에 머무를 수 있다"며 "최근 지속되고 있는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은 안전자산 선호를 강하게 해 국내 주식의 약세, 미 달러화 강세 등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은 금리 하락이 전망됨에 따라 금리위험관리를 강화하고, 경기 둔화 및 침체는 보험수요 감소와 함께 해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유동성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보험사별 영향은 상품 및 자산 포트폴리오, 위험관리 수준 등에 따라 편차가 커 일부 보험사는 금리 하락 및 해지율 상승 등으로 인한 K-ICS 비율 하락이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보험사의 계약이전, 공동재보험, 계약재매입 등 다양한 부채구조조정 수단이 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파생상품 활용, 자본성증권 발행 등 자본확충 노력과 함께 보험부채 자체를 조정할 수 있는 수단을 활성화해 보험사의 효율적인 자본관리를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에는 보험개혁회의에서 마련된 보험건전성 감독 강화방안이 구체화 돼 시행될 예정이다. 보험개혁회의는 지난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계리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 마련, 지급여력제도(K-ICS) 비율 해지위험액 정교화 등을 발표한 바 있다.

 

국내 보험사들은 지난해 금리인하기에 돌입하면서 자본비율 관리에 진땀을 빼고 있는 상황이다.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보험부채가 증가해 가용자본이 줄고 건전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 등 자본성증권을 발행하며 자본확충을 통한 건전성 관리에 나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가 지난해 발행한 자본성증권 규모는 8조655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4.4%나 늘었다. 국내 금융지주의 발행 규모인 4조7700억원과 비교하면 1.8배 많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가 보험사에도 큰 리스크"라면서 "당국의 계리가정 가이드라인 등 제도적 영향에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데 경기침체가 전망돼 건전성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보험업계의 자금조달이 줄을 이으면서 건전성 관리를 열심히 해 왔는데, 올해는 경기침체와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건전성 악화가 예상된다"면서 "보험사들의 조달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 업황이 어두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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