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예비후보, “교육감 공백, 경험자가 메워야”
AI교과서 도입은 시기상조
동서교육격차는 재임시절 성과 거두어... 남은 과제는 소득 격차에 따른 학업성취도 격차
[부산/뉴스투데이=문지영 기자] 잠정 4월 2일로 예정된 부산시교육감 재선거로 쏟아지는 관심 속, 8년을 교육감으로 연임했던 김석준 전 교육감의 출마도 화두에 올랐다.
김 예비후보는 교육감 재임 시절 당시 ▲미래교육 전환 선도 ▲진로·진학 지원 강화 ▲교육공간 혁신 ▲무상교육 전면 실현 등 교육 분야서 주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특히, 중고교 학업성취도 평가 3위(2016), 청소년 역량지수 4년 연속 1위(2015-2018), 방과후학교 만족도 조사 1위(2020) 등의 지표를 달성함으로써 부산교육 위상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도 있다.
김 예비후보는 재선거를 앞두고 <뉴스투데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번 선거 당선 시 이전 재임시절과 어떤 차별점을 둘 것인지, 그리고 최근 여야간 정쟁이 치닫고 있는 AI교과서 도입 등에 대한 입장을 전했다. 이어서 공약 발표서 언급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교육과정에 대해서도 추가로 설명했다.
다음은 김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
Q. 김 예비후보님 안녕하십니까.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와 인사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십니까, 부산광역시교육감 재선거 예비후보 김석준입니다.
지금 부산교육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소통 부족과 일방적인 행정으로 많은 문제들이 발생했고, 선거 부정에 의한 교육감 공백 상태까지 이어졌습니다.
저는 이 위기를 해결하고 부산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 다시 나섰습니다. 이번 선거 당선자는 1년 남짓 짧은 임기를 수행하게 됩니다. 인수위원회를 운영할 시간도 없습니다. 즉시 업무에 투입되어 능수능란하게 공백을 메울 수 있는 검증된 경험과 능력이 필수입니다.
저는 교육감으로서의 경험과 시민 여러분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 역할을 완수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부산교육을 바로 세우고, 아이들에게 희망찬 미래를 선물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따뜻한 응원과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Q. 재출마를 결심하시면서 새로운 각오를 다지셨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 당선된다면, 이전 재임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차별점을 두고 교육정책을 이끌어갈 계획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A. 먼저, 우리 아이들이 당당한 K-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바른 교육’을 실천하겠습니다.
작금의 혼란스러운 사회를 보며, 올바른 민주시민교육과 역사교육의 중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민주주의의 이념과 운영 원리, 체험 중심의 역사교육을 통해 선조들이 이룩한 독립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가슴에 새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실질적인 교육행정 개혁으로 학교 현장을 바꾸겠습니다.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전시행정은 과감히 없애고, 학교 현장의 업무 부담을 줄여 교육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무상교육을 넘어 계층별 맞춤 복지 정책도 강화하고,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교육 현장을 조성하려 합니다.
셋째, 지역소멸 위기에 맞서는 교육정책을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인구절벽과 지역소멸 문제는 이제 교육청도 외면할 수 없는 큰 과제입니다. 폐교는 지역 재생의 거점으로 바꾸고, 아이들에게 다양한 경험과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시설을 확충하겠습니다. 청년이 부산에 머물며 안정적으로 일하고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협력해 교육으로 부산의 미래를 일으켜 세우겠습니다.
Q. 부산의 동서 간 교육격차는 고질적인 문제로 언급이 됩니다. 장기적으로 이를 해소하기 위해 교육정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특히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구체적인 접근법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동부산 지역과 서부산 지역 사이의 교육격차가 화두였습니다. 2014년부터 2022년까지 교육감으로 재임했던 8년 간 교육 균형 발전을 위해 기울였습니다. 그 결과 교육과정과 학교 시설 만족도, 학생 수업 태도, 학생과 교사 간 관계, 학교에 대한 소속감·행복감 등에서 균형 발전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음을 부산교육 종단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과제는 소득 격차에 따른 사교육비 지출 격차가 학업성취도 격차로 연결되는 현상입니다. 지역 간 교육격차의 상당 부분은 지역의 문제보다는 경제력의 문제입니다. 적어도 부산만큼은 ‘부모 찬스’가 아닌 ‘공교육 찬스’가 자부심이 되는 도시로 만들겠습니다.
Q. 최근 국회서 AI교과서 지위와 도입 시기를 두고 여야 입장 차가 극명한데요, 어떠한 입장이신지?
A. AI는 교육 분야에서도 큰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만 AI교과서의 지위와 도입 시기를 결정함에 있어서는 조금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160여 개국 대표들이 모인 세계 교육자 대회에서도 ‘AI교과서는 무리’라는 의견이 모아졌고, 실제 적지 않은 오류가 있음에도 AI교과서가 검정 기관의 본심사를 통과했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다행히 국회가 나서서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지위를 낮추는 법안을 통과시켰는데 대통령 권한대행이 재의요구권을 행사함으로써 학교 현장의 혼란과 갈등이 심화되지 않을지 걱정입니다.
야당뿐 아니라 시도교육감들도 일방적인 AI교과서 도입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도 올해는 원하는 학교만 자율 채택하게 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정부가 굳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까지 무리하게 교과서 지위를 확정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AI교과서 도입 ‘세계 최초’ 타이틀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학생 학부모 교사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교육자료로 사용하면서 효과성·신뢰성을 점검한 후에 도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법이라 생각합니다.
Q. 정책 방향으로 프롬프트 엔지니어링(Prompt Engineering) 과정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셨는데, 어떤 교육과정인지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교육의 목표는 AI리터러시(문해력) 역량 강화,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개발에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기본 메커니즘과 작동 원리 등 AI 기술 이해, 효과적인 프롬프트 설계 기술, 인문학적 맥락을 결합한 AI 활용 방법, 윤리적 AI 활용 원칙 등을 담을 것 같습니다.
AI, 특히 ‘거대 언어 모델’ (LLM: Large Language Model)로 구동되는 생성형 AI는 아직 걸음마 수준으로, 인간과의 소통도 매끄럽지 못한 상태입니다. 거대 언어 모델이 자연어의 의미를 이해하고 응답하는 방식은 사람과는 다른 방식입니다 그런 이유로 각 모델의 특수한 구조를 이해함과 동시에 유효한 프롬프트, 즉 적절한 질문과 힌트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고 합니다. 이에 대한 교육을 통해 인공지능의 구조적 이해는 물론 질문하는 힘을 키우게 돼 진정한 미래 교육이 실현될 것입니다.
질문하는 힘은 21세기가 요구하는 지식이자 역량입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교육을 통해 부산 학생들이 공학적 이해와 인문학적 상상력을 동시에 키워 대한민국 미래산업을 이끌어갈 인재로 자라나게 하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존경하는 부산 시민 여러분, 지난 2년 6개월 동안의 부산교육은 한마디로 비정상이었습니다. 권위적이고 일방적인 행정이 교육 현장을 힘들게 했습니다. 이제 부산교육이 다시 제자리를 찾아야 할 때입니다.
부산교육 정상화, 김석준이 다시 하겠습니다. “김석준이 없으니 그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겠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힘을 얻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 김석준은 더 풍요로운 교육, 더 깊이 있는 배움,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민주 시민 교육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첫 교육감 선거 때 했던 약속처럼, 아이들에게는 꿈을, 교육 가족들에게는 자긍심을, 학부모들에게는 희망을 드리는 교육을 반드시 실현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으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고 분명한 성과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따뜻한 응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끝)
한편, 김 예비후보는 2018년 전교조 교사 특별채용 관련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 ‘사법 리스크’ 인물로 거론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프레임 씌우기’라며 “사법 리스크가 있었다면 부산시민 전체에게 죄송한 일이기에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예비후보는 “2월에 1심 선고가 된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는 잘못됐다”며 “증인 심문이 많아 1심 결과가 연말에 나올지조차 불투명하고, 2심 3심까지 고려하면 최소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적어도 이번 선거에서 사법 리스크를 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직교사들은 적법한 절차를 밟아 다시 채용했으나 서울 교육감의 유죄 판결 이후 감사원이 재감사를 실시했다"며 "이미 공익감사에서 문제가 없다고 정리된 사항을 다시 조사한 것은 정치적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서울과 부산의 사례는 명백히 다르다"고 덧붙였다.
김 예비후보에 따르면, 작년 5월 시작된 1심 재판은 현재 세 차례 열렸으며, 네 번째 심리는 오는 2월 예정되어 있다. 재판은 부산지법 형사3단독 심재남 부장판사가 3개월 간격으로 진행 중으로, 이번 심리에는 세 번째 증인이 출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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